더럽고 추잡한 이야기이므로
식사중이신 분들은 나중에 읽기를 권장드립니다
당시 중딩이던 오빠.
어느날 서럽게 울면서 집에 옴.
진짜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난 오빠가 무슨 일이라도 당했는줄 알았음
그런데 얘길 들어보니
오빠보다는 오빠 교복 바지가 서러울 이야기였음
오빠는 집이 아닌 곳에서 똥을 싸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 사내임
이게 얼마나 치명적이냐면
학교에서 급똥일때도 꼭 집에 가야함
시험시간 도중 급똥이 마려웠다함
시험지를 내야만 화장실에 보내주기 때문에
초인적인 스피드를 발휘해 시험을 다 풀었는데
선생님이 20분만 있으면 시험이 끝나니까 그냥 기다리라함
오빠는 화장실에 가려면 집에 가야하는데
격렬하게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싶어하는 아이들 때문에 애가 타기 시작함
(걸어서 15분 거리)
20분 뒤...
시험이 끝났지만,......
오빠는 자리에서 일어날수가 없었다고 함
결국 애들 집에 갈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에 가기로 했음
친구들이 "너 왜 안가?" 하는데
머리를 쥐어싸매고 우울한 목소리로
"아냐.. 너희들 먼저가.." 이러니까
시험 망쳐서 우울한줄 알고 친구들은 자꾸 집에 안가고 옆에 서서 위로를 함ㅋㅋㅋㅋㅋㅋ
그러다 한명이 "야 이 근처에서 똥냄새 안나냐?" 하는데
이 와중에 바깥세상 구경하려는 아이들이
더 꾸물꾸물 나오기 시작함
결국 오빠는 짜증과 서러움이 폭발함
착한 친구들에게 괜히 짜증내서
친구들이 그럼 너 이새끼 혼자 가든가! 하고 가버렸다함
집에 오는 길에 똥이 자꾸 바지 밑단까지 흘러서
눈물이 터짐ㅋㅋㅋㅋㅋㅋ
제목에 #1이 붙은 이유는 오빠의 똥 이야기가 이걸로 끝이 아니기 때문임
똥하고 무슨 원수라도 졌는지
똥이야기 생산공장임
오빠가 여동생 살찔까봐 걱정된다며
내가 아껴먹던 아이스크림을 간밤에 다 먹어치움
얼마나 여동생을 걱정해주는지...... 이렇게도 섬세하고 배려심이 넘치는 남자임!
나의 소중한 오빠가 내게 애정표현을 할때마다
오빠와의 추억 오유에 하나씩 풀어야지 다짐하며...
저는 이만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