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66)의 비자금 조성 창구 역할자로 지목된 건축가 이창하씨(60·사진)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어이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이날 이씨를 상대로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과 로비 의혹에 대해 캐묻는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11일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9시25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청사에 도착한 이씨는 ‘남 전 사장에게 특혜받은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비자금 조성 의혹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어이가 없다”라고 했고, ‘남 전 사장과는 어떤 관계냐’는 질문에는 “아무관계 아니다. 회사의 동료였다”고 했다. ‘남 전 사장의 연임에 어떤 도움을 줬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일 없다”고 했다.
이씨는 남 전 사장의 재임시절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고, 그 대가로 모종의 역할을 했다고 특수단은 보고 있다. 특수단 관계자는 앞서 “남 전 사장과 이씨 관련 비리 의혹 수사에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남 전 사장이 측근인 이씨에게 재임 시절인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오만 선상호텔과 당산동 빌딩 사업 등에서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특혜를 제공했다며 지난해 9월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달 8일 대우조선해양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이씨가 운영하는 디에스온 사무실과 자택 등도 함께 압수수색한 바 있다.
한편 이씨는 대우조선건설 관리본부장으로 있던 지난 2009년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3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구속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건축가로 출연해 유명세를 탄 이씨는 2006부터 2009년까지 대우조선해양 계열사인 대우조선건설 관리본부장을 지냈다. 남상태 당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이씨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대우조선건설을 그만둔 이후에도 대우조선해양 사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한편 이씨는 대우조선건설 관리본부장으로 있던 지난 2009년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3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구속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