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 조조로 곡성을 보고나서 줄 곧 장면들을 곱씹고 생각해보며 지냈네요. <div>많은 분들이 곡성을 수작으로 생각하고 평론들도 좋아서</div> <div>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다른 분들은 제대로 보시는 것인지 많이 고민했네요.</div> <div><br></div> <div>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곡성을 좋은 영화로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div> <div>지극히 제 주관적인 의견이니까요 곡성을 보시고 좋아하셨던 분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없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1. 어이없다 못해 유치한 유머 요소들</b></div> <div><br></div> <div>이 부분에 대해선 정말 할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div> <div>진지한 영화들에도 유머러스한 장면을 삽입하여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부분이 많은데요.</div> <div>이건 어디까지나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지는 부분이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곡성은 심하다 못해 보는 이로하여금 분노까지 치밀어 오르는 유머를 구사하더군요.</div> <div>살인 현장에서의 종구의 알 수 없는 몸개그들, 물론 종구의 어리버리한 성격을 표현하기 위한</div> <div>장치로 생각되었지만 그것이 궂이 모든 사건의 시작인 살인 현장에서까지 그래야만 했을까?</div> <div>하고 의문이 듭니다.</div> <div><br></div> <div>살인 사건이 났음에도 집에서 아침을 먹고가는 모습, 가족과의 일을 처리하다 출근에 늦어 매일</div> <div>소장에게 잔소리를 듣는 모습등, 종구의 성격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많았습니다.</div> <div><br></div> <div>헌데 왜 가장 진지하고 심각했어야 할 살인 사건 현장에서 유머러스한 부분을 넣어 관객의 집중을</div> <div>흐리게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네요.</div> <div><br></div> <div>더해서 가장 어이없고 화가났던 부분은 산속에서 목격자와 몸싸움 이후 목격자가 번개에 맞는 씬입니다.</div> <div>아직도 대사가 기억나네요. </div> <div>'너희들 다 번개나 맞아 버려라' 라는 뉘앙스의 대사를 말한 직 후 정통으로 번개를 맞더군요.</div> <div>허 참 기가 찹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병원으로 신이 옮겨진 뒤 부인의 '뱀이다 뭐다 좋은 것들 많이 먹어서 안 죽었다'<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의 대사,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2층에서의 피의자 사망씬으로 이어지는 장면전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뭐죠? 왜 이런식으로 장면을 전환한거죠?</span></div> <div>웃음으로 관객의 긴장감을 풀어준 후 가장 잔인하고 끔찍한 신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격을 받도록 유도한 것인가?</div> <div>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저는 이 장면에서 영화 전체의 긴장감과 진중함이 모두 희석되는 것을 느꼈습니다.</div> <div><br></div> <div>어느정도 사건이 진행되고 두루뭉실 했던 존재와의 접촉을 눈앞에 둔 긴장감 흐르는 이야기 진행 상황에서</div> <div>영구와 ~~ 시리즈에서나 나올 법한 90년대 스타일 개그를 보여주다니...</div> <div><br></div> <div>곡성에서 가장 실망감이 컷던 장면 중 하나였네요.</div> <div><br></div> <div><b>2. 종구와 부인의 성교신</b></div> <div><br></div> <div>이건 정말 왜 있어야 했는지 상상조차 못 하겠습니다.</div> <div><br></div> <div>아빠와 엄마의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를 목격한 딸을 아빠가 진정 시키기 위해 강가로 화면이 전환되죠.</div> <div>문방구에서 얻어낸 여러 용품을 한가득 안고 딸과 아빠가 대화합니다.</div> <div>이 부분에서 딸의 어른스러우면서도 이해심 넓은 성격을 드러내더군요.</div> <div>덤으로 강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외지인까지 보여줬지요.</div> <div><br></div> <div>근데요... 왜 강가로 화면을 전환하고 딸의 캐릭터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종구와 부인의 성교신을 사용한거죠?</div> <div>어떻게 보면 이 부분도 유머의 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왜 그렇게까지 장면장면을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지 이해가 안됩니다.</div> <div>좀 더 딸과 종구의 유대관계를 진지하게 보여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어째서 어이없는 장면으로 딸과의 유대관계를 풀어 후반에 있을 종구의 사투를 관객으로 하여금 좀 더 감정이입 하도록</div> <div>만들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div> <div><br></div> <div><b>3. 우물에서의 싸움씬</b></div> <div><b><br></b></div> <div>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div> <div>회회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그냥 놓고 본다면 제가 봤던 영화 중 가장 최악의 장면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좀비? 혹은 무언가 알 수 없는 존재와 분노에 찬 마을 주민들간의 다툼씬을 보여줍니다.</div> <div>장면에 나오는 알 수 없는 무언가는 아무리 봐도 조잡합니다.</div> <div>분장, 행동, 소리까지 이 것은 진지하게 봐야하는 오브제인가 아니면 무언가를 희화화한 것인가 구분할 수 없습니다.</div> <div><br></div> <div>심지어 서로 뒤엉켜 싸우는 부분까지 우스꽝스럽습니다.</div> <div>물론 마을 사람들의 싸움이 뭐 얼마나 멋있을까 싶지만 머리에 박힌 농기구를 뽑아내는 부분이나</div> <div>농기구에 맞고도 눈을 떡하니 뜨고 사람을 바라보는 장면은 미국 B급 좀비 영화에서도 나오지 않을 법한 연출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심하게 말하면 이 장면은 우뢰매 급이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아... 우뢰매를 폄하하는 건 아닙니다, 그 시절엔 그러한 기법과 연출이 일반적 이었으니까요.</div> <div>하지만 요즘은... 아니죠.</div> <div><br></div> <div><br></div> <div>분명 곡성은 재밌는 영화 같았습니다.</div> <div>일광과 외지인, 딸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굿신은 손에 땀을 쥐게할 만큼 긴장되고 화려한 장면이었습니다.</div> <div>화려한 카메라 워크와 아슬아슬한 장면 없이도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해줬죠.</div> <div>아리송한 인물들 간의 관계와 신비한 현상들은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걸러내야 하는지</div> <div>끊임 없이 의구심을 들게해줬죠.</div> <div>거기에 모든 배우들의 연기, 영상미는 정말 훌륭하다 못해 박수 갈채를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위의 세가지 요소 때문에 전 곡성을 잘 만든 영화라고는 생각지 못 하겠습니다.</div> <div>물론 모든 장면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div> <div>다만, 흐름을 흩트리는 장면이 너무 많았던 것이 문제였죠.</div> <div><br></div> <div>여튼 지금까지 제가 생각해본 곡성의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div> <div>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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