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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comics_16360
    작성자 : loony
    추천 : 8
    조회수 : 279
    IP : 114.202.***.70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7/29 00:23:44
    http://todayhumor.com/?comics_16360 모바일
    왜 메갈이 사라져야만 하는가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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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유에 글쓰는건 정말 오랫만이네요. 술먹고 적당히 지껄여봤습니다.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하고 썼습니다. 졸문이라 부끄러우니 외부 유출은 자제를.;





    하나의 유령이 인터넷을 배회하고 있다. 메갈리아란 이름의 유령이.
    그들의 목소리가 온 사해에 쩌렁거리고. 그 뜻에는 공감한다는 자들도 무수히 많지만. 아무도 자신이 메갈이라 나서지 않는 신묘하기 짝이 없는 유령이다.

    이 유령을 둘러싼 성토와 논의는 이미 충분히 많다. 나는 이글에서 한가지를 짚어보려 한다. 
    저 유령이 천하의 보주처럼 보듬고, 천자의 옥새처럼 휘두르는 보물. 미러링이 왜 쓸데없는지. 그들이 왜 없어져야 하는지.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자들은 말한다.  
     - 남자인 니가 느끼지 못하는 차별이 극심하다.
     - 그것을 자각시키기 위해 우리의 목소리는 너무 작다.
     - 그래서 우리는 폭력으로라도 우리의 목소리를 듣게 해야 하고
     - 그 수단으로 너희의 가장 더러운 부분을 눈앞에 들이밀겠다!
     - 근데 우린 진짜 하진 않잖아. 나치라고 하지마.
     
    곤혹스럽게도 갑작스럽게 여성인권에 눈을 떴다는 일부 남성(이라 주장하는 자들)은 여기에 첨언하기도 한다.
     - 근데 그거 효과있더라. 나 정신들었음! 내가 여혐을 하고 있었어! 너희는 아직 모를 뿐이야.
     
    아니, 관심없다. 사실 너희의 '놀라운 자각'이 뭔지도 이미 안다.
    너희가 근래 당한 획기적 요법은 사실 골동품이다. 너희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다른 이름도 있다. 그중 가장 어여쁜 이름으로 소개하자면, 사랑의 매질이다. 폭력에 노출된 사람은 단기적으로 강한 각성효과를 보인다. 너희보다 나이 많은 언냐오빠들은 학교를 다니며 니들이 들으면 자지러질 몽둥이찜질을 당했다. 그냥 일상적으로. 공부하라고. 

    하지만 왜 체벌은 추방되었을까? 

    세상엔 페미니즘말고도 수많은 사상이 있다. 그들은 왜 저 미러링 같은 충격요법을 쓰지 않을까. 
    그들이 다 페미니즘보다 큰 목소리를 가져서? 덜 절박해서?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패착이니까.

    너희는 말한다. 자기들이 사람을 죽였냐 강간을 모의했냐고. 물론 게시판에서는 부동액도 먹였노라 지껄였지만 그건 다 미러링이었다고 숨는다. 한남충 수백명쯤 가스실로 보내기 전까지는 테러리스트나 나찌는 부당한 이름이라고 외쳐댄다. 그렇게 너희는 테러리즘의 잔혹성을 강조한다. 너희는 ISIL과 자신들을 참수를 해본적 있냐 없냐로 구분한다. 

    그럼 한남충들은 왜 너흴 테러리스트라 부르는 걸까. 너희 생각대로 여성 혐오와 기득권에 찌들어서?
    슬픈 사실 하나와 기쁜 사실 하나를 알려주마.
    한남충은 너희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고, 한남충은 너희 머릿속의 포악한 군주보다 아득히 어벙하고 외소한 존재다.

    너희를 테러리스트라 부르는 사람들이 당혹해하고, 화를 내는건 너희의 지적에 도덕적 위기감을 느껴서가 아니다. 자신을 타겟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물론 너희 페미전사들에게 모든 한남충은 똑같은 한남충일 뿐이겠지만. 다시 말하마. 사람들은 생각외로 너희에게 관심이 없다. 너희를 옹호한 남자들이 정말 페미니즘이 뭔지 메갈이 뭔지 워마드가 뭔지 다 알고서 신중하게 '좋아요'를 눌렀다고 생각하느냐? 그냥 관심있는 여자앞에서 폼좀 잡거나 진영논리에 빠진놈들, 자뻑에 취한 놈들이 훨씬 많을거라걸 너도 알고 나도 안다.

    갑자기 시대를 뒤덮은 증오의 생산자로 지목되 남혐의 죽창에 찔린 남자는 화들짝 놀란다. 위축도 될것이다. 잘하면 내가 뭘 잘못했던걸까 잠깐 반성도 할지 모르겠다. 너희는 이런 효과를 위해 미러링을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말이다. 이건 영화가 아니고 시간은 박수와 함께 여기서 멈추질 않는다. 부당한 모독을 당한 사람은 화를 낸다. 이게 현실이고. 니들말고 다른 누구도 충격과 증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다. 그 둘은, 진짜 나쁜놈에게 쓰면 효과가 없고("어쩌라고? ㅄ ㅋㅋㅋ"라고 하겠지). 결백한 놈에게 쓰면 역풍으로 돌아온다.

    너희 머릿속에선 한남충을 찔러 죽여도 죄책감 없을 수많은 수치들이 천상의 음악처럼 울려퍼지고 있으리라. 범죄율이니 강간율이니. 너희가 읊어대는 그 수치들이 어디서 날조되었는지는 관심없다. 날조란 말에 광분하는가? 하지만 통계학이란 본래 자기 편한대로 붙이기 더없이 좋은 학문이다. 못 믿겠다면 내가 널 평균수심 10cm의 호수에 익사시켜서 증명시켜 줄 수 있다. 

    내가 믿는건 대수(大數)다. 너희 메갈을 외쳐대는 것들과 같은 나이대의 한국남자들이 공통적으로 공유할 젠더 형평성이다. 너희의 모욕을 뒤집어쓴 한남충들 대다수가 느낄 감정이다. 통계가 아닌, 결과 그 자체다. 이 인터넷에 만연하는 좌-우를 떠난 커뮤니티 대 합작의 원인이다.

    그들은 여성들에게 군림한 기억이 없다. 여성을 강간한 기억을 가진건 새우깡의 새우 성분쯤 있으려나. 하지만 억울한 기억이라면 거의 누구나 한가득 있으리라. 결혼하려면 살인적인 가격의 집을 구해야 하는 현실에, 2년간 군대를 다녀왔더니 군가산점이 없어진 현실에, 소개팅 나가서 밥값 혼자 안내면 찌질하다고 눈치보이는 현실에. 

    아, 외칠 필요없다. 너희도 외칠 말들이 많다는건 알고 있다. 전 지구가 사다리꼴이 아닐까 의심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니, 미소시루인지 미소지니인지. 밤 10시에 편의점은 가지만 밤거리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던지. 나도 한남충치곤 열심히 읽었다.

    그런데 말이다. 누군가 공들여 날조하지 않고서야 거울처럼 매끌매끌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게 현실에 있기나 하냔 말이다. 현실은 드라마 세트장이 아니다. 여자라 억울한게 물론 있겠지. 왜 없겠냐. 하지만 남자라서 억울한것도 있다. 그리고 인간은 남의눈의 들보보다 제 손톱안 가시가 더 아픈법이라고 선조들이 누누히 말해줬잖는가. 옛말은 새겨들을 가치가 있는 법이다.

    믿거나 말거나. 니들과 비슷한 나이대의 절대 다수의 '한남충'들은 남녀 평등을 당연한 가치로 믿고. 여성을 존중하는걸 미덕으로 안다. 한국 남자가 외국 여자와 데이트했을때 어떤 평가를 받는지 동영상 한번 찾아봐라. 여성 후보가 대선에 나왔다고 미국 민주주의의 가장 큰 진보라고 자화자찬하는 클린턴의 연설을 들었는가? 이미 3년전 여성 대통령을 뽑은 나라 국민이 한남충이다. 독재자의 딸이라 되었다고? 맞다. '딸'이다. 믿거나 말거나 그 '딸'이란 단어를 극복하고 여자가 대통령이 되었다. 

    그런 젊은 남자들이. 듣는이의 입장은 눈곱만큼도 고려하지 않고, 자기 목소리만을 죽어라고 외쳐대는 사람을 존중할 이유는 대체 어디에 있어서 수긍 못하면 여혐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 

    한국 남자가 정말 고쳐야 할 명백한 병폐가 있다면. 아니면 제도적 불공평이 있다면. 어줍잖은 미러링이 아니라 정면으로 그걸 지적해라. 그게 약점이다. 너희도 사실 알면 그렇게 할거다. 기껏 까는게 날조된 꼬추 크기 아니면 인류가 유토피아에 가기 전에 해결하기나 할 수 있을까 싶은 강간추행, 아니면 너무 작아서 너도 모를 뭔가가 있긴 있다는 헛소리가 아니라 그 약점을 신나게 깠을거다. 

    그럼 너희는 왜 그리 울부짖는걸까. 왜 <남충>이 아니라 <한>남충을 욕하는가. <한국> 남자의 성의식이 진짜 절박하게 저열해서? 명예법을 어기면 여자 목을 베는게 미덕인 진짜 인권 후진국보다? 세계 꼴지급 남녀평등이란 날조 통계를 진짜 믿어서?  

    그럴리가.
    그냥 감정이니까. 
    일상에서 당한 분노를 배출하면 통쾌하니까다. 그래서 한국 남자여야 한다. 외국 남자따위 까 봤자 공감이 안된다. 

    너희가 주장하는 미러링이 진실이라면. 미러링은 설득의 수단이어야 한다. 
    즉 미러링의 핵심은 거울에 비친 똥을 상대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너도알고 나도 알듯. 너희가 혼신을 다해 몰두하는건 원래 있던 똥보다 더 큰 똥을 신나게 입털며 싸는 부분이다. 싸는것만으로 만족한다. 보고 각성하는건 너희가 경멸해 마지않는 한남충의 몫이다. 이 과분한 신뢰에 몸둘바를 모르겠다.
    물어보자. 너희는 한남충들이 너희의 미러링을 알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왜 좀더 우린 이러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나? 나는 로린이가 먹고 싶다는 외침을 누구나 알도록 쳤어야 더 많은 한남충들을 거울 앞으로 떠밀수 있지 않았을까?

    아니다. 너희의 절대다수는 다른이가 지어준 미명의 그늘아래로.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메갈리아에 모여들었다.

    너희는 그저 통쾌하니까 똥을 싸질렀고. 크던 작던 남자에게 억울한 일을 당한 여성이라면 조금이라도 거기 통쾌함을 느끼게 된다. 그 은밀한 쾌락은 너희에 대한 동조로 이어진다. 이게 너희 지지층의 실체다.

    너희는 그저 통쾌하니까 똥을 싸질렀고. 갑자기 똥을 얻어맞은 남자들은 어리둥절해하다 화를 낸다. 이게 너희가 말하는 한국에 만연하는 여혐의 실체다. 



    그래서 너희는 실패했다. 

    너희가 내세우는 최소한의 대의명분인 미러링은, 그 도덕적 옳고 그름을 떠나 그저 결과면에서 파멸적인 악수다. 간디는 호구라서 무저항 주의를 고른게 아니다. 안중근을 일제도 테러리스트라고 쉽사리 못하는건 그가 무고한 희생자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희보다 아득히 열악한 상황의 흑인들이 riot is the language of the unheard라는 명언하에 폭동질을 안하는건 50년간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빈 라덴이 비행기를 처박은건, 그놈은 진짜로 상대를 다 죽여도 좋았기 때문이다. 
    미러링은. 상대에게 증오를 던져 설득한다는 행위는. 그토록 어렵다. 그토록 어리석다. 이상의 문제가 아니다. 그저 효과면에서 어리석다.

    마지막으로 물어보자. 

    너희는 한남충이 전부 죽거나. 전부 굴종한. 아름다운 아마조네스 코리아를 세우고 싶었는가? 그렇다면 여혐이란 단어는 꺼내지도 마라. 한남충에게도 저항권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당당히 작은 꼬추들과 전쟁을 벌여라. 뭘 적군을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투정인가?

    아니면 너희는 정말 미러링이라는 허깨비를 믿으며. 한남충을 계몽하기 위해 온몸을 뒤틀며 광대를 연기했다고 끝까지 주장할텐가? 그렇다면 축하한다. 너희는 실패했다. 논리로 상대를 설득하는건 힘들지만 감정으로 상대를 틀어지게 만드는건 쉽고, 효과는 강하다. 얻어 맞은자는 그 기억을 잊지 않는다. 실패를 껴안고 반성하고, 침묵해라. 그리고 이 난장판에서 너희를 반대한 여성들에게 고개를 숙여라. 그들이 너희와 페미니즘을 구원해줄 것이다.

    물론 나는 전지하지 않으니. 한국 남자들이 갑자기 자신들의 (남자로 태어났다는)원죄를 깨우치고 여성에게 화해의 손을 내미는 미래가 있을수도 있다는걸 부정하진 않겠다. 그런데 거기 하나 필요한게 있다. 아마 너도 봤을 거다.
    뭐긴. 다크나이트 영화 마지막 장면이지.
    더 큰 정의를 위해서라도 규칙을 파괴한 배트맨은 새로운 질서를 위해 사라져야 한다. 빛에 남은 이들은 비록 그가 옳았다고 알더라고 그를 추적해야만 한다. 그래야 과거와 결별할 수 있으니까. 

    어느쪽이건. 너희는 없어져야 한다. 
    그게 메갈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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