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오유 첫글을 땀내나는 군대글로 쓰게 됐네요!ㅎㅎ </div> <div> </div> <div>저번 주에 몸이 별로 안좋아서 누웠다가 잠이 막 들려는 차에</div> <div> </div> <div>문자가 와서 봤더니 화랑훈련 참가해달라더군요. 막 졸업한 </div> <div> </div> <div>취준생이라 문자 하나에 괜시리 긴장하게 되는데 이걸 보니 </div> <div> </div> <div>심한 분노에 휩싸였다가 그래도 널널한 동네 예비군가서 생각</div> <div> </div> <div>전환 좀 하면 좋겠다 싶어서 지원한다고 문자 해줬습니다. </div> <div> </div> <div>화랑훈련이 뭔지 몰라서 찾아봤는데 민 관 군 합동 작전 훈련</div> <div> </div> <div>이라고 하더군요. 현역들 입장에서는 정말 고되겠다만 5년차를</div> <div> </div> <div>넘긴 예비군들은 뭐.. 꿔다놓은 보릿자루니.. </div> <div> </div> <div>어쨌든 당일날 널널하게 동사무소가니 많이들 와 계시더군요. </div> <div> </div> <div>제가 15분 전에 도착했는대도 거의 마지막에 온 걸 보면 </div> <div> </div> <div>말은 예비군 싫다싫다해도 몸은 참 솔직한 대한의 아들들 다웠습니다. </div> <div> </div> <div>동대장 아저씨가 오셔서 간단히 훈련개요를 말해주셨는데 </div> <div> </div> <div>훈련 장소는 동네 롯X마트. 훈련의 목적은 적의 화학공격에 대비해</div> <div> </div> <div>인구 밀집 장소를 사수하는 것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맨날 빈둥거리다가 어머니께 혼나고 우유사러 심부름가는 마트가 </div> <div> </div> <div>전략적 요충지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ㅎㄷㄷ.. </div> <div> </div> <div>장구류는 박스에 담긴걸 뒤져서 최대한 깨끗한 걸 골랐습니다. </div> <div> </div> <div>요즘 동네 예비군은 신형 방탄헬멧도 있길래 너무 반가워서 </div> <div> </div> <div>A급을 쏙 빼왔습니다. 저도 입으로는 싫다싫다 무겁다 짜증난다</div> <div> </div> <div>하면서도 군사용품 은근히 좋아하는 츤데레거든요.. 발그레.. </div> <div> </div> <div>예비군답게 동네 버스정류장 앞에서 농땡이를 치다가 마트로 </div> <div> </div> <div>이동했습니다. 마트 실내에 침투해서 시민을 보호하는 꽤 간지나는</div> <div> </div> <div>훈련을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마트 정문 앞 찻길을 하염없이 쳐다보기만</div> <div> </div> <div>하면 되는 그런 훈련이었습니다.. 저는 자리를 잘못 잡아서 롯X시네마 </div> <div> </div> <div>와 마주보는 전봇대 옆에 섰었는데 영화보고 나오는 커플이 저를 계속</div> <div> </div> <div>힐끔힐끔 쳐다보고 막 웃고 ... 원래 예비군의 묘미는 한없이 해이한 </div> <div> </div> <div>군기에서 비롯되는 건데 시민이 지켜보는 훈련이 되다보니 각잡고 서있</div> <div> </div> <div>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옆에서 경계서는 아저씨들 보니 다들 우물쭈물 </div> <div> </div> <div>부끄부끄하더군요. 굉장히 귀여웠습니다. </div> <div> </div> <div>한참을 서있다보니 어떤 여자분께서 저를 한참 보시다가 가까이 오셔서는</div> <div> </div> <div>저기영.. 그 총 진짜에여??라고 눈 깜빡깜빡 하시면서 물어보시던데 </div> <div> </div> <div>뭐랄까 그 또한 대단히 귀여우셨습니다. 그래서 위장크림 떡칠한 얼굴로 </div> <div> </div> <div>배시시 웃으면서 예.. 진짭니다.. 라고 대답하니까 헐.. 하시면서 갈 길 가시</div> <div> </div> <div>더군요. 아무래도 생소한 훈련이고 마트 주위에 현역군인들이 시종일관 진지한</div> <div> </div> <div>자세로 임하다 보니 시민분들도 뭔가 다른 분위기에 호기심이 생기셨던 모양입니다. </div> <div> </div> <div>그리고 또 한참을 서있다보니 인자한 인상의 아주머니께서 종이컵과 큰 물통을 들고 </div> <div> </div> <div>오시더니 군인들이 참 수고가 많다고 하시면서 냉차를 한 잔씩 주셨습니다. </div> <div> </div> <div>위장크림바르고 방탄헬멧 눌러써서 그런지 제가 봐도 자신이 현역같더군요. 사실 그냥</div> <div> </div> <div>훈련있다길래 참석한 5년차 예비군일 뿐인데.. 아주머니께 정말 고마웠습니다. </div> <div> </div> <div>계속 서있다보니 시선이 지나가는 차를 쳐다보게 되더군요. 우리동네 운전하는 아가씨들은</div> <div> </div> <div>정말 미인들이 많다는걸 처음 느꼈습니다. 그러다 창문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하고.. </div> <div> </div> <div>3시간 쯤 서있으니 허리도 아프고 똥배 나온 비루한 몸으로 억지로 입은 바지는 숨쉬기 힘들게도 </div> <div> </div> <div>하고 현역때 8시간 이상을 써도 멀쩡하던 신형방탄도 이제는 30분만 써도 머리가 띵하고 목이 아프더</div> <div> </div> <div>군요. 못견딜 때 쯤 되니 훈련 종료한다고 해서 신나게 동사무소가서 6천원 받고 퇴소했습니다. </div> <div> </div> <div>원래 향방작계가 정말 지루함의 연속이었는데 화랑훈련은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다 보니 재미도 있었고</div> <div> </div> <div>느끼는게 많았습니다. 현역들도 여전히 고생많다는 것도 느꼈고.. </div> <div> </div> <div>재미없는 글 계속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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