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감기에 걸려 힘들어 하니 목캔디와 약을 사다 주었다.</div> <div><br></div> <div>기침이 나아지지를 않으니 병원에 대신 가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받아 왔다.</div> <div><br></div> <div>겨울 밤에 춥다고 하니 집에서 입을 만한 옷가지들을 사다 주었다.</div> <div><br></div> <div>기침이 너무 심하자 생강차를 사다 주었다.</div> <div><br></div> <div>나와 닮았다고 어디선가 돼지 인형을 하나 사들고 나타났다.</div> <div><br></div> <div>우산이 망가진걸 보고서는 새 우산을 사다 주었다.</div> <div><br></div> <div>오래된 가방을 메고 다니는 것을 보고는 생일 선물로 새 가방을 주었다.</div> <div><br></div> <div>모자가 없다는 걸 알고는 모자를 하나 사주었다.</div> <div><br></div> <div>생일 날 케이크와 초를 가지고 왔다.</div> <div><br></div> <div>일때문에 바빠도 꼬박꼬박 답장을 해주었다.</div> <div><br></div> <div>퇴근 길에 항상 내게 전화를 걸었다.</div> <div><br></div> <div>차가 없는 나를 위해 집으로 오거나 버스 정류장에 데려다 주는 경우가 많았다.</div> <div><br></div> <div>지리와 정보에 어두운 나 대신에 가 볼만한 곳이나 식당들을 항상 본인이 정했다.</div> <div><br></div> <div>나와의 여행을 취소하고 친구들과 놀러간게 미안하다면 와인을 한병 사다주었다.</div> <div><br></div> <div>동생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나를 동생과의 식사에 초대했다.</div> <div><br></div> <div>마약에 취한 사람을 만나니 나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div> <div><br></div> <div>내 주머니 사정을 알고는 항상 비싼 선물을 바라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밥값을 내도 항상 공평하게 분담했다.</div> <div><br></div> <div>내가 처음으로 삐지자 울면서 집에 찾아왔다.</div> <div><br></div> <div>식성이 좋은 나를 위해 자기의 음식을 덜어 줬다.</div> <div><br></div> <div>내가 클럽에 가도, 다른 여자 사람 친구를 만나도 질투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나와의 이별을 고하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떨어졌다.</div> <div><br></div> <div>울먹이며 한국말로 또박 또박 미안해, 진짜 미안해...라는 말을 했다.</div> <div><br></div> <div>3개월 후 미안했다며 친구로라도 지내고 싶다고 울먹이며 연락이 왔다.</div> <div><br></div> <div>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앞에서 말 그대로 엉엉엉, 펑펑펑 가슴을 치며 울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녀는 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는 여자였다.</div> <div><br></div> <div>내 생일 케이크를 앞에두고 전남자친구때문에 우울하다며 위로를 바라는 친구였다.</div> <div><br></div> <div>처음 스킨쉽을 하는 날 그녀는 내게 전 남자친구에게 미안하다고 헤어지자고 했던 사람이다.</div> <div><br></div> <div>아직도 전 남자친구 sns를 염탐한다면서 미안하다고 헤어지자고 하던 여자였다.</div> <div><br></div> <div>한국인과 사귀는 것을 좋은 기회처럼 여기는 친구였다.</div> <div><br></div> <div>곧 귀국할 예정이던 그녀의 미래에는 내가 존재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그녀와 함께할 수 있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나는 그녀와의 여행을 계획했지만</div> <div><br></div> <div>그녀는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는 친구들과의 여행을 선택했다.</div> <div><br></div> <div>클럽에 갔을 때는 다음 날 오후까지 연락이 없었다.</div> <div><br></div> <div>나쁜 짓을 했을리는 없지만 그녀에게 내가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따듯한 눈길을 바랐지만 쳐다보는 것은 항상 내쪽이었다.</div> <div><br></div> <div>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내 손조차 건들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오죽하면 그녀가 웃으며 다른 남정네 어깨를 때리는데 그게 그렇게 부러웠을까.</div> <div><br></div> <div>그녀는 내게서 편안함을 느끼고 기댈 수 있었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언제든지 헤어질 준비가 되어있는 그녀에게 나는 아무것도 말 할 수 없었고 항상 속앓이만 했다.</div> <div><br></div> <div> <div>그녀의 부모님은 그녀가 나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div> <div><br></div> <div>같이 사는 고모에게는 항상 친구만나러 간다며 거짓말을 하고 나왔다.</div></div> <div><br></div> <div>그녀는 결코 내 사진을 그녀의 SNS에 올리는 법이 없었다.</div> <div><br></div> <div>곧 헤어질 예정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아니면 전남자친구나 지인들에게 그녀에게 새 남자친구가 생긴걸 알리고 싶지 않아서였을까.</div> <div><br></div> <div>묻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어쨌든 난 그녀의 인생에서 밝힐 수 없는 존재였다.</div> <div><br></div> <div>한번은 결국 내가 삐진 적이 있다. 그런데 너는 항상 내게 따듯한 사람이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차갑냐며 무섭다고 헤어지자고 했지.</div> <div><br></div> <div>고작 하루 단답형 문자 보내고 오늘은 만나기 싫다고 처음으로 말한게...이별의 사유가 될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자기랑 헤어지고 나서라도 우울해하지 말고 잘 살라는 당부를 거듭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래, 너랑 헤어지고 나서 쭉쭉빵빵한 서양여자들이랑 클럽에서 놀거야. 하니까 뭔 생각으로 그렇게 깔깔 웃는지 난 이해를 못하겠더라.</div> <div><br></div> <div>나를 향한 기본적인 질투도 소유욕도 없는 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나는 모르겠더라.</div> <div><br></div> <div>이별 이후 나와 함께하기로 했던 버킷리스트를 다른 한국남자와 했을 때 가슴이 많이 아팠다.</div> <div><br></div> <div>너는 역시 기회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구나 싶었다.</div> <div><br></div> <div>이별 후에 잘도 다른 한국 남자를 찾아서 여행까지 가다니.</div> <div><br></div> <div>나와 헤어지고나서 몇 달 후 너는 귀국하는 것을 취소하고 정착하기로 마음 먹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다시 내게 연락이 왔다 친구로 지내고 싶다고.</div> <div><br></div> <div>그리고는 하루종일..치아 교정이 마음대로 안되서, 귀국할지 정착할지 고민이 너무 많아서, 회계사 시험을 준비할지 말지 머리가 복잡하다며</div> <div><br></div> <div>하루 종일 너의 힘든 일상을 내게 토로했다. </div> <div><br></div> <div>3개월만에 다시 연락해서 만나는 나에게.</div> <div><br></div> <div>너의 말들 속에서 나와의 이별은 너의 그 고민들보다 못하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div> <div><br></div> <div>이별의 거부하고 미래를 함께하고 싶었다.</div> <div><br></div> <div>노가다를 뛰어서 영주권을 따서 네 곁에 있겠다고 말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녀는 그건 나를 위한 길이 아니라고 했다.</div> <div><br></div> <div>한국으로 돌아가서 좋은 직장에 다니라고 했다.<br><br></div> <div>하지만 나는 그녀가 정말 나를 그렇게 위했는지 잘 모르겠다.</div> <div><br></div> <div>외국인 노동자라는 나의 신분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밝히기 싫었던 건 아닐까.</div> <div><br></div> <div>그녀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div> <div><br></div> <div>본인은 이제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라고. 부모님이 납득할 수 없는 사람과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고.</div> <div><br></div> <div>외국인은 절대 받아 들이지 않을 거라고.</div> <div><br></div> <div>내가 아무리 그들처럼 불교신자가 되고, 한국에서 제법 괜찮은 대학을 나왔어도</div> <div><br></div> <div>그들은 납득하지 못할거라고.</div> <div><br></div> <div>부모님이 무섭고, 그걸 이겨내기에 자기는 너무 여리다고.</div> <div><br></div> <div>이후로 나는 부족한 나를 스스로 참 많이 탓했다. </div> <div><br></div> <div>자책으로 일년의 시간을 보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몇 일전 나는 그녀의 SNS에서 사진 한장을 보았다.</div> <div><br></div> <div>외국인 남자친구와 다정하게 어깨동무하고 있는 사진이 올라온 것을.</div> <div><br></div> <div><br></div> <div>그녀에게 나는 사랑이었을까...아니면 다른 무언가였을까.</div> <div><br></div> <div>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누구는 그녀는 절대 널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이별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고. 그저 죄책감뿐이었다고. 말했다.</div> <div><br></div> <div>누구는 그녀는 그 어렵고 제한이 많은 상황에서도 결국 나와 만났던 거라고, 그만큼 너를 사랑했던 거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녀의 마음을 끝내 못열었지만, 그런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라다가도</div> <div><br></div> <div>내가 퍼부어주었던 사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내가 상처를 주었듯이 본인도 당해보라는...그런 나쁜 심보가 생기기도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모든 것들을 지우고 차단했다.</div> <div><br></div> <div>이제 아파할만큼 했으니..나도 이제 내 삶을 살아야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