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스 스피치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2차대전 당시 영국국왕 조지 6세(엘리자베스 2세의 파파)는 어눌한 눌변 수준이 아닌 말 더듬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걸 극복하고 2차대전중 수십번의 라디오 연설로 연합국의 군인과 시민들에게 용기를 주었다라는 내용입니다. 

영화 말미에서 연설은 말더듬증을 고쳐서 명연설을 한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말더듬증이 호전된 정도에 불과하지 보통 사람과 비교해서는 굉장히 답답한 말투로 연설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연합국의 시민과 군인들은 그런 조지6세를 사랑하고 존경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죠. 왜냐하면 조지6세가 사는 버킹검궁은 당연 독일군의 최우선 요격목표임에도 런던과 버킹검궁을 떠나지 않고 바로 그 버킹검궁에서 BBC를 통해서 수십번의 라디오연설을 했기 때문입니다. 
즉 라디오 연설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영국국왕이 버킹검궁에 100%있다라는것을 인증한 셈이고 이는 전쟁말기 늑대굴에 처박힌 히틀러와는 완전히 다르다라는것을 보여주었죠. 
시민들과 함께 아니 오히려 최우선 요격지점에서 피하지 않고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연설에 연합국의 시민과 군인들은 그 진정성을 느꼈고 아무리 눌변이라도 참고 들으며 실제로 희망을 얻었던 것이죠.  

말을 잘하고 못하고는 정치인에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진정성입니다. 
이번 필리버스터에서 달변의 의원도 있고 눌변의 의원도 있지만 우리가 감동받고 경청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진정성을 확연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아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눌변으로 유명한 정치인은 파란집에 살고 있네요. 그런데 그런 눌변에 친근감을 느끼고 진정성을 느꼈다며 투표한 사람(뉴스에서 이렇게 대답한 시민이 있었음)들은 뭘보고 진정성을 느낀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