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쓴 글에서는 결말에 대하여 여러가지를 나눠서 생각을 했는데 곰곰히 되집어 보니 상당히 앞뒤가 들어맞는 해석이 떠올랐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황정민이 미끼를 꿀꺽삼켰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건 낚시의 대상이 효진이가 아니라 결국 곽도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효진이는 미끼를 문 물고기가 아니라 효진이 자체가 미끼인것이죠.
악마의 목표는 학살이 아닙니다. 뭐 부수적인 목표일 수는 있으나 진정한 목표는 학살보다는 영혼의 상실 또는 파괴인것 같습니다.
원래 악마의 1차적 목표는 곽도원으로 하여금 일가족을 몰살케하여 완벽하게 영혼을 파괴하는것일겁니다. 영화내에서 곽도원도 악마에 홀린것같다라는 복선이 많았습니다. 두드러기는 없으나 두번이나 악몽을 꾸고 악몽을 꾸면서 몸을 비트는데 효진이가 악몽을 꾸면서 몸을 비트는 것도 굉장히 유사합니다.
중간에 효진이 집이 아닌데 굿판에 세팅된 집에서 가족 몰살이 일어났는데 경찰들이 부부사진을 보며 이놈이냐고 뭐라고 하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그 남자는 벼락맞은 남자였습니다. 굿판을 벌인건 번개 맞아서 뭔가 잘못했구나 하고 굿을 벌인게 아닐까요? 그런데 황정민이 굿판을 벌여 번개 맞아서 움직이기도 힘든 남자가 굿때문에 일어나 가족을 몰살한거 같습니다. 어쨌든 번개맞은 남자가 악마와 접촉한 것은 고라니를 뜯어먹는 장면을 목격하고 빨간눈의 악마가 덮치는 방식이었는데 이는 곽도원이 악마와 최초로 접촉한 것과 동일한 방식입니다. 따라서 곽도원도 이미 악마에 홀린 상태라고 볼 수 있겠죠.
천우희가 곽도원을 붙잡으면서 하는 말이 "지금 가면 너희 가족 다 죽는다"라는 것인데 이걸 다르게 해석하면 최대한 늦게 가면(닭이 3번 울기까지) 적어도 곽도원과 효진이는 살수 있다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곽도원이 일찍 돌아갔다면 곽도원이 악마에 홀려 칼부림을 했을것이고 그랬다면 효진이마저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벽하게 영혼이 파괴될 수 있는 상황이죠.
그런데 천우희가 곽도원을 붙잡는 바람에 악마의 계획이 틀어져 차선책으로 미끼였던 효진이를 이용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랬다면 의문이 남습니다. 결국 닭이 세번 울기전에 집에 돌아갔으므로 저주가 풀리지 않은 곽도원이 왜 효진이를 살려둔걸까요?
그건 효진이에게 악마가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늦어 곽도원에게는 빙의가 될 수없었던 것입니다.
그럼 천우희가 설치했다는 덫은 뭘까요?
그건 악마가 최종목표 실패했을 경우에는 빙의가 풀리는데 그때 집에서 나오면 잡을 수 있는 덫인 겁니다.
그런데 닭이 3번 울기전 곽도원이 집에 들어가버려 그 덫을 깨버린겁니다.
만약 곽도원이 3번 울때까지 버텼다면 할머니와 엄마의 살해는 막을 수 없었겠지만 빙의가 풀려 효진은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악마는 덫에 걸려 움직일 수가 없고 결국 힘을 잃은 악마는 부제에게 살해(?)당해 곽도원 집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학살극을 지속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곽도원이 집에 돌아가는 바람에 전가족 몰살이라는 A급 목표는 실패했지만 B급 목표는 성공해 완벽한 영혼파괴가 아닌 대략 80%쯤 파괴에 성공하게됩니다. 이전에 악마에게 홀린사람들보면 정신이 완전히 파괴되어있는데 곽도원은 혼잣말로 "효진아 걱정마 아빠가 경찰이니깐 해결할수 있어"라고 중얼거리죠. 약간은 이성이 남은 상태인거죠.
마지막에 황정민이 집에 들어와 사진을 찍는데 찍는 대상은 효진이가 아니라 곽도원입니다. 즉 최종목표는 곽도원이라는 소리입니다. 사진을 찍는 행위를 영혼의 회수라고 해석들을 하시는데 그것보다는 단순한 컬렉션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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