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예전 의경으로 복무할때 한달간 과속무인카메라 요원으로 근무한적이 있습니다.</div> <div>지금이야 번호판독부터 모든게 전산으로 된다고 하던데 예전에는 무인카메라로 찍어오면 하드디스크를 떼내어 데이터박스(?)같은데 저장한후 사진 일일이 프린트하고 차적조회를 해서 주소지에 보냈지요.</div> <div>그런데 경찰청 지침으로 조수석에 누가 타고 있으면 화면을 가려야 했습니다. 사생활침해 논란을 피할 목적으로 기억합니다. 방법은 컴퓨터 화면에서 조수석에 마우스를 대고 슥~ 그어서 흰색사각형을 만들어 프린트했습니다.</div> <div>하루 수백장씩 화면 가리다 보니 나중에는 그냥 거의 기계적으로 조수석을 가리다가 조수석에 사람이 없어도 실수로 가리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어느날 어떤 아저씨가 부인과 함께 경찰서에 찾아왔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40대 초반이었던것 같습니다.</div> <div>조수석을 가려서 보냈는데 그 아저씨는 난 혼자 탔는데 이렇게 가려서 집안이 분란이 났다, 억울하다 하면서 화를 내는 겁니다.</div> <div>사각형을 너무 크게 만들어 조수석에 사람이 탔는지 안탔는지 구별조차 불가능했습니다.</div> <div> </div> <div>처음에는 제가 욕을 먹다가 제가 의경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담당직원에게 화를 내더군요.</div> <div>말이 담당직원이지 실상 일은 제가 다했었죠.</div> <div>어이없어서 가만히 있다가 조용히 일어나 데이터박스(?)에 원본이 저장되어 있으니 찾아서 확인 시켜드리려 했지요. </div> <div>데이터 확인하러 가는데 담당 경찰관 직원이 따라와 제 옆구리를 콕콕 찌르면서 </div> <div>"죄송합니다라고 해라. 기계적으로 화면을 가리다보니 실수했습니다라고 말해라"라고 하더군요.</div> <div>군대에서 까라면 까야죠. </div> <div>그렇게 사과를 하고 원본 확인은 하지 않고 범칙금 스티커를 발부한 다음 보냈습니다.</div> <div>그런데 그 직원이 저에게 그거 원본 찾아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찾아봤습니다.</div> <div> </div> <div>BUTㅋㅋㅋㅋㅋㅋㅋ</div> <div>옆에 분명히!! 여성이 타고 있었습니다. </div> <div>당시카메라 성능때문인지 누군지 식별하기는 어려웠지만 여성이라는 것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div> <div>저는 순간 화나서 "김경장님 보십시요. 조수석에 사람있어요. 왜 그사람에게 욕먹어야 합니까? 억울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div> <div>그 직원이 하는말이 그 남자가 얼굴을 들이밀면서 눈을 맞추고 화를 내는데, 얼굴표정과 눈빛이 너무나도 간절했다고 합니다.</div> <div>그래서 그 눈빛을 보고 딱 감이 와서 그냥 사과하게 했다네요.</div> <div> </div> <div>만약 그때...원본을 확인해서 보여 줬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div> <div>================================================</div> <div>몇일전 무인카메라관련 글에 제가 직접 댓글로 쓴글입니다.</div> <div>반응이 나름 좋아서 따로 올립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