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베오베. 성공적. 네번째로 적어보는 초특급 주관적인 영화추천글.
여덟개 국가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영화들로 모아봤어요. 한번 시작해 볼테야?
Los colores de la montaña
The Colors of the Mountain (2010, Colombia)
나름 라틴 아메리카 영화 많이 봤다면 본 글쓴이의 생애 첫 콜롬비아 영화에요.
정부군과 게릴라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콜롬비아의 한 작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콜롬비아뿐만 아니라 남미의 많은 나라들이 겪어왔고, 아직도 겪고있는 사회적 분쟁들을
마을에 사는 한 초등학생 소년의 시선을 빌려 그려낸 작품이랍니다.
그런만큼 영화를 통해 직접적인 비판적 태도나 정치적 견해들을 어필하기 보다는
정말 순수하게 사건들을 보여주는 편이에요. 왜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는지, 왜 선생님은 떠나야 하는지..
모든것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오히려 더 많은것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던것 같아요.
울창하고 거친 콜롬비아 산골마을의 이국적인 풍경은 보너스.
Miele
Honey (2013, Italy)
이탈리아의 유명 여배우 발레리아 골리노의 감독 데뷔작품이라고 해요.
불치병 환자들의 조력 자살을 돕는 한 여자를 주인공으로 세운 꽤 독특한 소재의 영화.
당당히 내세울 직업은 아니지만 자신의 일에 강한 신념을 가졌던 주인공 '미엘' 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한 노인의 의뢰를 받게 되면서 시작되는 딜레마를 그렸어요.
섬세한 연출, 주연배우의 연기, 그래도 따뜻하게 웃을수있었던 결말까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영화.
사랑하는 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봐야 하는 의뢰인들의 가족들을 볼때마다 눈물샘 폭발.
"안락사" 라는 소재자체가 논쟁의 여지가 많은 만큼 영화가 끝나고도 생각해볼 부분들을 많이 남긴것 같아요.
도덕적인 부분이라던지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같은 것들이요.
덧붙여 주인공 언니가 완전 매력있어요. 진짜 소년스러운데 예쁨.. 걸크러쉬.. (발그레)
Как я провёл этим летом
How I Ended This Summer (2010, Russia)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일단 두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평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일단 연출적인 부분! 정말 좋아요. 극지방의 외딴 섬이라는 독특한 배경설정도 잘 살려냈고,
특유의 황량한 영상미와 적절한 음악과 카메라 워크를 이용한 심리묘사도 참 좋아요.
그리고 호불호가 갈리게 되는 부분이 바로 스토리 부분인데요..
"고립된 섬에서 일을 하는 두 남자의 갈등과 심리적 대립" 이 사실 내용이라고 말할수 있는 전부거든요.
주인공의 행동에 조금은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도 있었고 난해하게 느껴진 부분들도 있었지만
극중 인물이 놓여있는 극단적인 환경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기도 하더라구요.
아트하우스 필름에서, 특히 유럽권 영화에서 흔히 볼수있는 느린 페이스의 불친절한 영화.
개인적으로는 이런 탐구가 필요한(?) 영화를 좋아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네요.
עלטה
Out in the Dark (2012, Israel)
일단 퀴어영화랍니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한편 넣어봤어요. 다양성을 존중하는 글쓴이..♡
영화 Out in the Dark 는 무려 이스라엘 남자와 팔레스타인 남자, 두사람의 사랑이야기랍니다.
벌써 이것만 들어도 찌통작렬 힘든 사랑이 될것같은 느낌이 오지않나요?
너무나도 다른 두 주인공이 함께하기 위해 부딪혀야 하는 수없이 많은,
그리고 이겨내기에는 너무 버거운 문제들을 영화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로미오와 줄리엣' 보다 더욱 현실적이고 비극적인 로맨스가 아닐까 싶기도.
정말 힘들게 사랑하는 두사람을 보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도 좋아지길 바랐었는데
어째 그 이후로 더 나빠지기만 했던듯. 역시 현실은 영화보다 씁쓸한것 같아요.
The Babadook (2014, Australia)
네번째 글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등장한 호러장르 영화. 제가 무서운 영화를 자주보는 편이 아니거든요..
또 '호러' 라는 카테고리에 넣을수 있는 서브장르가 어마어마하다 보니 공포영화 추천은 참 어렵게 느껴지더라구요.
일단 이 독특한 제목의 영화는 심리적으로 조여오는 미스테리한 분위기의 호러를 선호하시는 분들을 위한 영화에요.
뭔가가 팍팍 튀어나오고, 잔혹한 살육이 펼쳐지고, 전개가 미친듯이 빠른 공포영화를 좋아하신다면 No.
남편을 잃은뒤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있는 여자와 조금은 유별난 그녀의 아들의 이야기로
영화 내내 감도는 기분나쁜 긴장감, 그 공포에 시시각각 달라져가는 주인공까지
배우들의 미친것같은 연기와 감독의 탁월한 분위기 조성 능력이 빛을 발한 영화같아요.
부분부분 "엑소시스트" 와 "샤이닝" 이 겹쳐보이는건 기분탓일까요?
Oslo, 31. August (2011, Norway)
약물중독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한 남자가 Rehab을 떠나 오슬로에서 보낸 하루를 담은 영화.
평범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는것도 어렵기만 한 주인공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냈어요.
특별하게 큰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가 없이 담담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작품인만큼
어찌보면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영화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런게 북유럽영화의 매력이잖아요? (뻔뻔)
후회, 갈등, 원망. 잔잔하지만 강렬하게 감정들을 전하는 주연배우의 연기,
그의 하루를 잔잔히 그려내는, 때론 추억처럼 따뜻하고 때론 현실처럼 차가운 감성적인 영상.
한번쯤 아픔을 겪은적이 있다면 주인공의 모습에 조금씩 공감을 느끼실수 있을듯.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혼자 카페에 앉아 주변사람들의 대화를 듣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모두들 소소한 행복을 이야기할때 나는 텅빈곳에 홀로 남겨진 기분. 뭔지 잘 알아서 더 기억에 남는 장면.
Relatos salvajes
Wild Tales (2014, Argentina)
여섯편의 단편을 묶은 "메이드 인 아르헨티나" 앤솔로지 필름이랍니다.
전혀 다른 인물, 전혀 다른 배경, 전혀 다른 스토리의 이야기들이 차례로 등장하는데요,
전체적으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면 일종의 찜찜하고 통쾌한 복수극이라는 점?
영화를 본 제게 "역시 죄 짓고는 못살겠네.." 라는 커다란 교훈을 주었네요.
제법 현실적이고 어두운 소재들이지만 전반적으로 유머러스한 분위기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셔도 괜찮을것 같아요.
한시간 반 이상을 집중해야하는 긴 호흡의 영화가 부담스럽다면 한번쯤 도전해 볼만한 블랙 코미디.
글쓴이의 추천 에피소드는 마지막 여섯번째 segment. 궁금해서 직접 보라고 이유는 안 적어줄테야.
사이다인듯 사이다아닌 사이다같은 복수극.
The Guard (2011, Ireland)
아일랜드가 자랑하는 유명배우 중 한명인 브렌든 글리슨 주연의 코미디 영화에요.
아일랜드의 어느 조용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특이하고 괴팍한 중년의 경찰관이
마약 밀수건으로 이곳을 찾게된 FBI 요원과 함께 일을하게 되는 이야기.
파견된 FBI 요원 역으로는 아이언맨 시리즈로 익숙한 배우 돈 치들이 출연했고
밀수범 중 한명으로는 최근 킹스맨, 이미테이션 게임 등에 출연한 배우 마크 스트롱이 출연했답니다.
아일랜드에서 만든 영화를 많이 본건 아니지만 특유의 우중충하고 시니컬한 유머가 있는것같아요.
브렌든 글리슨의 아들 돔놀 글리슨이 활약한 최근작 "Frank" 를 생각하시면 될듯. 패스벤더쨔응..♡
아마도 지금까지 네편의 글을 쓰며 소개한 영화들 중 가장 맘편히 보기좋은 코미디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따, 딱히 오유인들의 심심한 주말을 달래주기 위해 소개하는건 아니야..!
Al midan
The Square (2013, Egypt)
몇해 전 중동을 물들였던 혁명의 물결, 그 중에서도 한 축을 담당한 이집트의 혁명을 소재로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에서 알수있듯 이집트 내 혁명의 중심지 역할을 한 타흐리르 광장을 배경으로 하고있어요.
혁명의 시작이었던 反독재, 反무바라크 운동을 시작으로 이후에 이어지는
군사정권과 이슬람주의자들을 향한 투쟁까지 당시의 열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
진정한 자유,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나이, 성별, 종교, 인종을 넘어 하나로 뭉친 이집트인들.
그 모습들이 워낙 필사적이고 처절해서 제가 이 영화의 완성도를 논한다는거 자체가 미안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모든 혁명이 그러했듯이 다소 충격적이고 가슴아픈 장면들도 많이 있어요.
각본으로 잘 짜여진 영화 대사보다도 좋은 말들이 훨씬 많이 나오는 작품이기도 하답니다.
보면서 많이 울기도 했고 웃기도 했고, 분명 뜨거운 울림을 가진 다큐멘터리인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한테 보여줘도 좋을듯. 특히 이런게 폭동이라고 우기는 애들한테.
"우리는 우리를 통치할 리더를 찾고있는게 아니에요. 이 광장으로 모인 우리들 모두가 리더이니까요."
Vi är bäst!
We Are the Best! (2013, Sweden)
1980년대 스톡홀름, "펑크는 죽었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반기를 든 개성파 세 소녀의 이야기.
조금은 괴짜스러운 세명의 아이들이 무작정 펑크밴드를 시작하며 겪는 일들을 담았는데요,
사실 음악영화라기 보다는 아이들의 우정에 좀더 포커스를 둔 성장영화 같아요.
소심한 펑크매니아 보보, 거침없는 입담의 클라라, 얌전한 크리스천에서 펑크뮤지션으로 변신한 큰언니 헤드비그.
캐릭터 확실한 주인공들로 무장한 나름 사랑스럽지만 어딘가 여전히 특이한 코미디 영화에요.
펑크 음악 세대를 산 분들이라면 지구반대편 영화에서 향수를 느끼실지도 모르겠네요!
스웨덴 영화가 생소할지 몰라도 분명 가벼운 마음으로 볼수있는 작품이에요.
앳된 얼굴로 다 싫어! 부숴버려! 를 외치는 펑크정신으로 무장한 아이들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그나저나 기타소녀 헤드비그 진짜 잘생김.. 언니가 많이 좋아해.. 2차 걸크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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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늘의 영화 열편 끝!
남미부터 유럽, 중동, 호주에 이르기까지 국가도 다양하고
장르도 다양하고 잘 고른듯. 잘했어. 예뻐. 오구오구.
아 잠깐만 때리지마봐;
글쓴이는 잊혀질만하면 죽지도 않고 또 돌아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