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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enbung_18064
    작성자 : 리조또
    추천 : 3
    조회수 : 1000
    IP : 39.119.***.13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1/20 19:18:55
    http://todayhumor.com/?menbung_18064 모바일
    베오베의 사랑니 게시물을 보고 치과에 갔다왔어요
    멘탈이 나가서 없으므로 음슴체...
    * 주의 : 치아 엑스레이 사진을 못본다 싶은 사람은 주의해주세요! 혹은 뒤로 가기!








    <발단>
    때는 바야흐로 어젯밤.
    잠들기 전에 늘 그랬던 것처럼 베오베 게시물을 보고 있었는데... 문득 사랑니 게시글에 베오베에 올라와 있지 않겠음?
    어째서인지 나는 홀린듯 그 게시글을 눌렀고 한 사진을 보게 되었음.


    d81e0_wisdom_tooth_extraction_bleeding_wisdom-teeth-infecti.jpg


    저런 밉살스런 사랑니를 보았나! 하며 분개하던 찰나, 문득 위턱, 그 중에서도 오른쪽의 맨 안쪽 어금니에 무언가 낀 듯한 이물감을 느꼈음...
    며칠 전부터 느껴지기는 했는데 신경 안쓰면 별 느낌도 안나서 내버려 두고 있던 그것을...
    저 글을 보고 혹시나 싶어서 만져봄.

    그러자...

    562912231_485a72ec_117207377819801.jpg


    '분명히 어금니는 아닌데 딱딱한 무언가'가 잇몸을 뚫고 나온게 느껴짐!
    이건 사랑니라는 확신이 섰는데 마침 베오베의 그 글 말고도 사랑니 발치하면 무지무지무지무지 아프다는 글을 본 차였음.
    사랑니니까 빨리 빼야해! vs 괜찮아 사랑니가 아닐지도 몰라 내버려도 아무렇지도 않아! 라는 자아 분열이 일어남...

    결국 친구와 상담 끝에 병원으로 가기로 했음.



    <전개>
    오늘 아침.
    사랑니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부질없는 희망을 가지면서도,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싶어서 사랑니 안 아프게 뽑는다는 치과를 찾아감.
    사람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하얀 대기실을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치과 안은 편안했음.
    대충 '내 사랑니가 어떻게 생겼는지 엑스레이를 찍으러 왔소'라는 내용의 차트를 작성하고 대기함.
    잉여 시간에는 늘 그랬듯 오유를 보다가, 이름이 불려서 올라가니 하얀 기계가 있었음. 물론 엑스레이 기계.
    간호사 지시대로 앞의 ㄱ자로 꺾인 막대기? 같은 것을 물고 촬영을 기다리는데...

    "장비를 정지합니다촬영을 중단합니다."

    기계에서 저런 낭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옴.
    영문도 모르고 ??? 하고 있는데 간호사가 당황한 표정으로 들어와서 기계를 잠깐 점검해본다고 함.

    여기서부터 무언가 불안함을 느낌...
    내 앞 사람은 잘 하더니 왜 내 순서에서...

    내가 그런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간호사는 다시 촬영을 재개했고 이번에는 무사히 촬영이 되었음.
    그리고 본격적인 검사를 위해 진료실로 이동.



    <위기>
    진료실은 매우매우 널찍했음. 너끈히 3인용은 될거 같았는데 1인용이라니! 그래도 넓으니까 좀 편하기는 했음.
    간호사가 시키는 대로 긴- 의자에 편하게 담요를 두르고 누움.
    간호사 가라사대, "어느 쪽 사랑니 발치하려고 오셨어요?"

    Aㅏ... 라는 심정이었음.
    역시 당첨이었구나.
    속으로 한숨을 쉬며 오른쪽 위 사랑니라고 말함.
    간호사가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사진이 전송될테니 기다리라고 하심.

    간호사 말대로 금방 사진이 전송 되었고, 화면을 보니...

    지저스.
    매복 사랑니 당첨이었던 거임... 그것도 아래쪽 두개는 어금니를 미는 형태로 누워있었음.
    절망 그 자체였음.

    하지만 난 아직 진정한 공포를 모르고 있었음...



    <절정>
    이윽고 앞 사람 진료를 마침 원장님이 들어오심.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오묘한, 이모티콘으로 표현하자면 ^^;;;;;;;; 같은 미소를 짓고 계셨음(물론 이유는 명백함).
    사랑니가 맞다고 또다시 확인사살 시켜주심. 그래도 많이 진행된 상태는 아니고 이제 막 나오기 시작했다고 함.
    그리고 사진을 설명해주시는데...

    원장님 : 음... 보시는대로 매복 사랑니인데...
    나 : 네.
    원장님 : 위치가 애매해요.
    나 : 네?
    원장님 : 아래쪽 실 같은거 보이시죠? 그게 뺨 움직이는 신경인데... 아래턱 왼쪽 사랑니가 거기에 붙었어요. 잘 안나왔는데 오른쪽도 마찬가지고요.
    나 : 네???
    원장님 : 그리고 위턱 여기 보시면... 사랑니가 뼈에 들어갔어요. 이건 정말 힘들어요. 발치하려면 깎아내고 드러내고... 그리고 여기가 말씀하신 오른쪽 사랑니인데... 이건 뼈에 묻히진 않은데, 어금니에 붙은거 보이시죠? 뺄 때 어금니에 막혀서 안나올수도 있어요. 쪼개서 빼야할지도 몰라요.
    나 : ?!?!?!?!?!?!?
    원장님 : 지금 빼자면 시간도 오래걸리고 붓기도 엄청 부으니까, 우선 약 먹으시고 다음에 넉넉히 시간을 잡아서 빼죠.
    나 : ㅇㅁㅇ...(혼이 빠짐)

    대체로 이런 내용이었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난 인페르노급 난이도였던 거임...



    <결말>
    결국 오늘은 스케일링만 받고, 다음주에 다시 찾아가서 빼기로 했음.
    그새 소문이 났는지(...) 처방전 받으려고 접수대 찾아가니 간호사가 "네 군데 모두 어려운 곳에 있으세요."라고 함...
    그나마 내가 이번에 빼려고 찾아간 위턱 오른쪽 사랑니가 제일 양호한 형태라는게 유머..ㅠㅠ

    문제의 치아 사진은 이러함...

    20150120_113436.jpg


    다른 사람들은 누워서 난다는데 왜 나는 이 모양임..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전생에 왜구였나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살려주소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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