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더운 여름날 토요일 오후였어요. <div><br></div> <div>내가 속해있던 단체에서 한달동안 생일이었던 사람들을 모아서 생일파티를 해주는 날이었는데, </div> <div><br></div> <div>제가 생일케잌을 담당하기로 했죠. </div> <div><br></div> <div>꽤 비쌌던 커다란 생크림 케잌을 사가지고 버스를 탔습니다. </div> <div><br></div> <div>버스에는 앉을 자리는 없었지만 사람은 그리 많지 않고 한산했습니다. </div> <div><br></div> <div>조심조심 버스를 타고 회수권(아 이거 모르는 사람도 있을 듯.. 버스카드라는 것이 등장하기 전에 중고등학생들이 쓰던 버스표에요)을</div> <div><br></div> <div>내고 중간쯤 위치에 손잡이를 들고 섰죠. </div> <div><br></div> <div>앞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div> <div><br></div> <div>"학생, 힘들어 보이네. 케잌 내가 들어줄께. " </div> <div><br></div> <div>"고맙습니다만 괜찮습니다. 별로 안 무거우니 제가 들고 갈께요. "</div> <div><br></div> <div>"그러지 말고 나한테 줘. 내가 들어준다니까."</div> <div><br></div> <div>"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저 멀리 안가요. "</div> <div><br></div> <div>"어른이 말씀하시는데 계속 그렇게 거절하고 그러는거 아냐. 내가 들어주면 학생도 편하고 좋잖아. 이리 줘."</div> <div><br></div> <div><br></div> <div>못미덥고 짜증나고 걱정되었지만, 저정도 까지 되니 버스안을 더 시끄럽게 만들기도 싫고 해서 </div> <div><br></div> <div>들고가던 케잌을 아주머니 무릎에 얹었는데, </div> <div><br></div> <div><br></div> <div>BGM - 한사람을 위한 마음 ; by 이승환 </div> <div><br></div> <div>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는건지.</div> <div><br></div> <div><br></div> <div>버스가 살짝 거칠게 우회전을 한다 싶더니만, </div> <div><br></div> <div>풝!</div> <div><br></div> <div>정확히 소리가 저랬어요. 풝! </div> <div><br></div> <div>그리고 제 눈에 들어온건 옆으로 서있는 케잌박스. </div> <div><br></div> <div>황급히 상자를 들었지만 이미 박스는 평형감을 완전히 잃고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있더라고요. </div> <div><br></div> <div>거기서 열어 볼 수도 없고 이미 뚜껑은 열릴대로 열렸고. </div> <div><br></div> <div>"아이고 학생 이거 미안해서 어떻게해. 그래도 먹을 수는 있을꺼야. 괜찮지?"</div> <div><br></div> <div>그리고는 앞뒤로 앉아있던 일행인 듯한 아줌마들과 함께 깔깔깔 웃는데, </div> <div><br></div> <div>하아.. 그날따라 유난히 버스 안이 덥게 느껴지더라고요. </div> <div><br></div> <div><br></div> <div>목적지에 도착해서 박스를 열어보니, </div> <div><br></div> <div>동그래야 할 케잌이 정확히 반달 모양이 되어있더라고요. 풝 찌그러져서. </div> <div><br></div> <div>그래도 어찌저찌 사정설명 하고 생일파티는 무사히 했지만 </div> <div><br></div> <div>그냥 케잌 무너진 김에 아줌마 얼굴에 발라버릴까 했던 그날의 분노는 잊혀지지 않네요.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