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날 당시 와 참 못생긴 고양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데리고 오기로 했으니 데리고 왔죠.
당시 그냥 못생긴 아깽이 였을 뿐.ㅋㅋ
앞으로도 전에서도 못생긴 아깽이는 애가 유일합니다.
암튼 데리고 온 일주일만에 허피스에 걸리고 눈 긁어대다 두 눈을 적출하고 5살이 된 지금까지 잘 살고 있어요.
물론 3~4개월까지 본 보호소의 풍경과 처음 와서 본 어른 고양이들과 낯선 우리집 풍경이 기억 속의 풍경이 다인 아이겠지만 눈이 없어도 형들과 엄청 잘 놉니다.
제법 높은 곳에도 올라가고, 못 내려올 땐 수염과 발끝의 감각에 의지해 알아서 내려오고 우다다도 하고
문 열어 두면 바깥 바람이 좋아서 바람도 쐬고
뭐 여하튼 아주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하느라 큰 수술 받고 난 위 꼬멘 눈에 진물이 흘러도 제대로 케어해주지 못하고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자기 전에 한번, 퇴근 후 매일매일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밖에는 해준게 없는데 현재까지 아주 건강하게 잔병치레없이 잘 자랐어요.
>물론 치료할 때 힘들긴했지만 제 힘보단 살아남고자하는 의지가 강했던 막내 공이 제일 크죠
지금은 집사가 좋아서 집사 옆에 붙어있고 집사 무릎 좋아하고 형들과 시비터는 것도 좋아하는 막내지만 그때 당시엔 진짜 막막했죠.ㅋㅋㅋ
건강하다가 갑자기 두 눈을 적출한 이 장애고양이를 내가 잘 감당할 수있을까 하는 걱정과 이 게으른 성격이 치료 중인 저 아이를 잘 케어할 수있을까 하는 걱정과 한편으로는 안락사도 고려했던 못난 집사이지만 살려고 먹어대고, 수술했어도 장난치고, 호기심 많고 팔팔한 이 어린 고양이를 어떻게 포기하겠어요
찾아보니까 고양이는 눈이 안 보여도 20%만 심심하지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알고, 그냥 키우기로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런 결심한 나 자신에게 셀프 칭찬.ㅋㅋㅋ
장애 고양이를 데리고 있다는걸로 사람들이 안쓰럽게 생각하기도 하고 착하다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만...아뇨 전혀요
단지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서 이 아이를 데리고 왔고, 저랑 끝까지 갈 인연이었는지 3~4개월령 때 허피스 걸리면 치사량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살아 남은 이 아이가 강인하고 멋진거지 전 한게 없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만약 이 아이가 밥도 굶고 골골대면서 허피스를 이겨내지 못했다면서 지금의 아이도 없어요.
진지하게 당시 안락사도 심각하게 고렸는걸요 뭐...
결국 인연이 이렇게 닿아 햇수로 6년 가까이 한 집에서 부비고 싸우고 화도 내고 살고 있습니다만 녀석은 아랑곳하지않고 마이웨이로 잘 자라고 있어요. 눈이 없는 고양이는 불쌍한게 아니고 저 역시 집사로 훌륭한 사람이 아니에요.ㅎㅎㅎ
고양이는 고양이 일 뿐. 불쌍하지 않습니다.ㅋㅋ
그냥 인연이 닿았고 저 역시 이 아이가 사랑스럽기 때문에 눈이 없어도 그런것따위 신경도 안 쓰일 만큼 이뻐하고 좋아요. 물론 첫째, 둘째, 셋째도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이에요.
주저리 말이 길었지만 눈 있을 때 좀 더 많이 찍어두지 못한게 아쉽지만 눈 있을 당시 3~4개월때 사진 놓고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