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6시가 좀 넘은 시각
피곤에 찌들어서 회사 가려고 지하철을 탔어요.
한정거장 쯤 갔을때 갑자기 분홍 체그 무늬 옷 입은 털이 덥수룩한 슈나우저 강아지가 탔고

그 강아지는 지하철 여자 승객들 따라 다니며 막 누굴 찾더라구요. 앉아있는 제 앞으로 와서 앞발로 제 무릎에 발 얹고 막 쳐다보고 있길레 순간 누가 버렸거나 길 잃은 강아지인 걸 알았어요

출근 중이라 데리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로 두면 안될 것같아서 사진찍어서 강아지 잃어버린 분 계시냐고 큰 사이트에 올렸고, 지하철 고객센타에 신고해서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댓글들이 달리고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와중에 회사에 와서 전화해서 어디서 보호 중인지 상황을 물었죠
 
혹시나 주인이 나타나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줘야할 것같아서 리댓글 달면서 상황을 말해주고 결국 그날 강아지가 탄 역에서 내려 둘러보니 강아지 찾는 전단 없더라구요

강아지가 유기견 보호소로 가고 나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고 싶다는 분이 계셔서 공고 기간이 끝난 날에  그분이 강아지 데리고 가기로 했어요

오진때문에ㅡㅡ 많이들 힘들어하셨는데, 그곳의 봉사자분들과 임보하시는 분 등의 도움으로 결국 강아지는 수술 하고 건강해져서 좋은 분에게 입양됐다는 훈훈한 얘기

저도 고양이 키우고 그동안 많은 동물 키우며 안좋게 보낸 적도 있어서 길냥이나 이런 유기된 동물들 보면 못 지나치겠더라구요

그냥 과거의 죄책감때문인지 몰라도 무작정 게시글 올리고 했는데 많은 분들이 도움 주시고, 전 한 것도 없이 보호소 간 이후는 다른 분들이 더 고생하셨고 너무나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로선 작은 시작이었지만 이게 일이 커져 유기견이 이쁘게 미용까지 하고 건강해졌다는 지난 일로 작은 관심이 이렇게 큰 결과 가져오는구나로 절절하게 느꼈어요

어떻게 말을 맺지...복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