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하라 소름끼치도록 심각하게는 하지 마라
너무 진지하게도 하지 마라
그저 재미로 하라
사람을 미워하기 때문에는 혁명에 가담하지 마라
그저 원수들의 눈에 침이라도 한 번 뱉기 위해서 하라
돈을 쫓는 혁명은 하지 말고
돈을 깡그리 비웃는 혁명을 하라
획일을 추구하는 혁명은 하지 마라
혁명은 우리의 산술적 평균을 깨는 결단이어야 한다
사과 실린 수레를 뒤엎고 사과가 어느 방향으로
굴러가는가를 보는 짓이란 얼마나 가소로운가
노동자 계급을 위한 혁명도 하지 마라
우리 모두가 자력으로 괜찮은 귀족이 되는 그런 혁명을 하라
즐겁게 도망치는 당나귀들처럼 뒷발질이나 한 번 하라
어쨋든 세계 노동자를 위한 혁명은 하지 마라
노동은 우리가 이제껏 너무 많이 해온 것이 아닌가
우리 노동을 폐지하자, 우리가 일하는 것에 종지부를 찍자
일은 재미일 수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일하는 것을 즐길 수 있다
그러면 일은 노동이 아니다
우리 노동을 그렇게 하자, 우리 재미를 위한 혁명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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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유 시사게를 보면 때론 섬칫하리만큼 과격한 댓글들이 많던데
어깨에 힘들 풀죠 ㅋ
분노는 혁명을 위한 좋은 에너지원이지만, 재미가 없으면 사람은 모이지 않습니다
저는 아직 나꼼수가 우리나라에 불러일으킨 거대한 반향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엄숙주의를 타파하고 풍자와 해학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았죠
FTA 관련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연행되었던 어린 학생이 군중 앞에서 연설하면서 한 마디 외쳤죠
"쫄지 마, 시발!"
거기에 환호하는 시민들 사이에 가득했던건 분노와 울분이 아닌 가벼움과 유쾌함이었습니다
사람들을 연대하게 만드는건 분노보다 재미입니다
부정적인 정서로 일관하기엔 남은 3년이 너무 길잖아요, 그러다가 금세 고꾸라지고 포기와 체념으로 귀결되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하겠어요
우리 어깨에 힘을 풀고 즐겁게 혁명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