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le width="100%" border="0"><tbody><tr><td> <div class="line874">비가 개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동시에 저 편 들판 건너 숲 뒤에는 둥그렇게 무지개가 뻗쳤다. 오묘하신 하느님의 재주를 자랑하 듯이, 칠색의 영롱한 무지개가 커다랗게 숲 이 편 끝에서 저 편 끝으로 걸치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마루에 걸터앉아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한 나절을 황홀히 그 무지개를 바라보고 있던 소년은 마음 속으로 커다란 결심을 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저 무지개를 가져다가 뜰 안에 갖다 놓으면 얼마나 훌륭하고 아름다운 것인가?'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소년은 방 안에 있는 어머니를 찾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머니!"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왜?"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어머니께서는 바느질하던 손을 멈추고, 사랑하는 아들의 얼굴을 보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머니, 저 무지개를 잡으러 가겠어요, 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머니께서는 일감을 놓았다. 그리고 뚫어질듯이 아들의 얼굴을 보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네?"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얘야, 무지개는 못 잡는단다. 멀리 하늘 끝 닿는 데 있어서 도저히 잡지 못한다."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아니에요. 저 들판 건너 숲 위에 걸려 있는데......"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아니다. 보기에는 그렇지만, 너의 이 어미도 오십 년 동안을 잡으려면서도 그것을 못 잡았구나."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그래도...... 난 잡아요. 네? 내 얼른 잡아 올께."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머니는 다시 일감을 드셨다. 그의 눈에는 수심이 가득 찼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네? 가요?"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찬란히 빛나는 무지개의 유혹은 소년에게는 무엇보다도 강한 것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머니의 사랑의품보다도, 따뜻한 가정보다도, 맛있는 국밥보다도, 무지개의 유혹만이 이 소년의 마음의 전체를 누르고 지배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네 번, 다섯 번, 소년은 어머니에게 간청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머니께서도 마침내 이 소년의 바람이 꺾을 수 없이 강한 것임을 알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정 그럴 것 같으면 가 보기는 해라. 그러나 벌 건너 저 숲까지 가 보고 거기서 잡지 못하거든 꼭 돌아와야 한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그런 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하여 든든히 차림을 차려 주어서 떠나보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머니! 그럼 내 얼른 가서 잡아 올게요. 꼭 기다려 주세요."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리고, 커다란 희망으로 떠나는 아들을 어머니는 눈물로서 보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걸음을 다하여 벌을 건너 갔다. 그리고 바라던 숲에까지 이르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거 이상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무지개는 벌써 그 곳에 있지 아니하였다. 찬란히 빛나는 무지개는 더 저편으로 썩 물러가서 그대로 소년을 이끄는 듯이 아름다운 자태를 커다랗게 벌리고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가깝기는 가까왔다. 그러나 좀더 가야겠구나!'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또 다시 무지개를 바라보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좀 몸이 피곤하였다. 동시에 마음도 피곤하여졌다. 그러나 눈앞에 찬란히 빛나는 무지개를 바라볼 때에, 소년은 용기가 다시 나서 무지개를 향하여 걸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얼마만큼 가서 이만하면 됐으려니 하고 눈을 들어서 보았다. 그러나 찬란히 빛나는 무지개는 역시 같은 거리에서 그를 오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높은 뫼도 어느덧 하나 넘었다. 그러나 무지개는 좀처럼 잡을 수가 없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러나 --- 그러나 그 무지개의 찬란한 광채는 여전히 끊임 없이 소년을 오라는 듯이 유혹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도 잡혀 주지 않는 그 무지개는 역시 소년에게는 커다란 유혹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용기를 내었다. 그리고 무지개를 향하여 또 달음박질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무지개를 잡으려는 오로지 안 조각의 붉은 마음으로 피곤도 잊고, 아픔도 잊고, 뛰어가던 소년은 어떤 산마루에까지 이르러 마침내 쓰러졌다. 이제는 한 걸음도 더 걸을 용기와 기운이 없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그 자리에 쓰러지면서 피곤한 잠에 잠기고 말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지럽고 사나운 꿈 -- 그 가운데에서도 소년의 눈에는 끊임없이 찬란한 무지개의 광채가 어른거렸다. 그리고 그 무지개의 광채와 어울리는 아름다운 음악이 끊임없이 들리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많은 소년들과 소녀들이 꽃으로 온 몸을 장식하고, 손을 서로 맞잡고, 노래하며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년 소녀의 동그라미 속에는 칠색의 영롱한 무지개가 마치 주위에 있는 소년 소녀들를 애호하듯이 커다랗게 팔을 벌리고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62">행복은 <br><span style="width:1px;height:1px;float:right;"></span> <span class="anchor"></span>뉘것?<br><span class="anchor"></span>누릴자 <br><span class="anchor"></span>누구?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과 소녀들의 노래는 부드럽고 아름답게 울려 온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얼마를 이러한 꿈에 잠겨 있던 소년은 그 꿈에서 벌떡 깨면서 눈을 떴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조금 아래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무지개는 역시 오 소년이 오기를 기다리는 듯이 아름다운 공채를 내어, 팔을 벌리고 서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조금 더, 이제 한 걸음!'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후닥닥 일어섰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쏘는 다리, 저린 오금!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피곤으로 말미암아 소년은 하마터면 넘어질뻔 하였다. 소년은 다리에 힘을 주었다. 온몸에 있는 힘을 다 주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눈 아래서 황홀히 빛나는 무지개는 그로 하여금 없는 힘을 다시 내게 한 것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또 다시 그는 무지개를 향하여 달음박질을 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러나 산 중턱에 걸린 줄 알고 뛰어내려오던 소년은 중턱에서 무지개를 만나지 못하였다. 그리고 산 아래까지 그냥 내려왔지만 무지개는 역시 멀리 물러서서, 마치 소년의 어리석음을 비웃듯이 빛나고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아! 곤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맥이 빠져 덜썩 주저앉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뒤숭숭한 소리에 놀래어 깨었다. 그는 피곤함을 못이겨 어느덧 또 쓰러져서 잠이 들었던 것이었다. 깨어서 보니 그 근처에는 어느덧 많은 소년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다투고 있었다. 무엇을 다투는가 자세히 들으니, 그들은 무지개가 있는 방향이 서로 이 편이다, 저 편이다, 다투는 것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무지개는 이편 쪽에 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떤 소년은 동쪽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정신 없는 소리 말아라. 무지개는 저 쪽에 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다른 소년은 반대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너희들은 눈이 있냐 없냐? 저 쪽에 있지 않냐? 아직껏 너희들에게 속아서 따라 왔지만 무지개는 역시 내 생각대로 저 쪽에 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다른 소년은 또 다른 데를 가리켰다. 그러나 그 많은 소년들이 가리키는 곳이 한 곳도 정확한 곳이 없었다. 모두 뚱딴지 같은 곳만 가리키면서 서로 다투고 있는 것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우리의 소년은 마침내 일어났다. 그리고 점잖은 웃음으로 그들을 찾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여보세요! 당신네들도 무지개를 잡으러 떠난 분들이오?"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그렇소."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당신네의 말을 들으니까 무지개는 이 곳에 있다, 저 곳에 있다, 다투는 모양이지만 무지개는 바로 요 앞에 있지 않소?"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무지개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다른 사람들은 소년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그러나 무지개는 뵈지 않는 모양이었다. 역시 다툼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한참을 나투던 소년들의 의견은 모두 맞지 않아서 그 곳에서 제가 생각하는 곳으로 찾아서 아름다운 무지개를 잡으러 서로 손을 나누어 떠나기로 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것을 눈이 멀거니 바라보고 있던 우리의 소년도 마침내 일어섰다. 그리고 그는 자기가 무지개가 있다고 믿는 곳을 향하여 또한 피곤한 다리를 옮겼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무지개는 역시 소년의 눈 앞 몇 걸음 밖에서 찬란히 광채를 내고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이번에는 꼭......!'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눈 앞에 커다랗게 보이는 무지개에 소년의 용기는 백 배나 더하여졌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62">어떤 곳에서 소년은 또다른 많은 소년의 무리를 보았다. 그들은 모두 든든한 <a class="nonexistent" href="http://www.jikji.org/%EA%B8%B8%EC%8B%A0%EA%B0%80%EB%A6%AC" target="_blank">길신가리</a>를 차리고 있었다. 소년은 그들에게 가까이 가서 말을 붙여 보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노형들은 어디로 가시오?"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가는 게 아니라 갔다가 오는 길이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뭇 소년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을 하였다. 그들은 모두 끝 없이 피곤한 눈에는 정기가 없고 몸은 쇠약으로 말미암아 떨고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디를 갔다가 오시오?"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무지개를 잡으러."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네? 그래, 잡았소?"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여보, 말도 마오. 그것에 속아서 공연히 좋은 세월을 헛되이 보냈소."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집을 떠난 것은 언제쯤이오?"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모르겠우, 감감하니까......"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그래, 인제 그만두겠오?"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그만두고 말고! 눈앞에 보이는 것 같기에 그것에 속아서 이제나 저제나 하고 이제껏 왔지만..."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인젠 무지개라는 요 앞에 있지 않소?"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하하하하......"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그들은 웃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러기에 말이오. 눈 앞에 몇 걸음 앞에 있는 것 같기에 그것에 속아서 아직껏 세월만 허송했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낙담하였다. 그리고 자기도 그만 돌아가 버릴까 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러나 이상하다. 그 때에 그 무지개는 쑤욱 더 소년에게 가까오 오며, 그 광채며, 빛깔이 더욱 영롱하여져서 단념하려는 소년으로 하여금 또 다시 단념하지 못하게 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아아, 아!"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커다른 한숨과 함께 다시 용기를 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여보! 조금만 더 가 봅시다그려, 조금만."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그들에게 동행을 청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러나 그들은 끝끝내 듣지 아니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몇 번을 권하여 본 뒤에 소년은 그들의 마음을 도저히 돌이키지 못할 것을 알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리고 그들과 작별한 뒤에 자기는 역시 그 찬란한 무지개를 향하여 길을 떠났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떤 곳에서 그는 두 소년을 만났다. 그 두 소년은 무엇이 기쁜지 몹시 만족한 듯이 웃고들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그들에게 가까이 갔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여보! 말 좀 물읍시다."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무슨 말이오?"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좀 이상한 말이나 당신네들 무지개를 못 보았소?"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사실 소년은 그 때에 무지개를 잃어버렸던 것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디로 갔나? 아직껏 눈앞에 찬란히 빛나던 그 무지개는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새었는지, 홀연히 그의 눈앞에서 그 아름다운 자태를 감추고 만 것이었다. 소년은 눈이 벌겋게 되어 찾았다. 그리고 종내 찾지 못하여 낙담하였을 때 그의 앞에 두 소년이 나타난 것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두 소년은 빙글빙글 웃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무지개 말이오? 무지개는 우리가 벌써 잡았소."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소년은 낙담하였다. 그리고 남담에서 절망으로, 절망에서 비분으로, 걷잡을 새 없이 소년의 마음이 꺽어져 나갈 때, 이상도 하다. 역시 그의 앞에 역시 칠색이 찬란하게 빛나는 무지개가 문득 나타났다. 그 광채는 아직까지의 무지개보다 더 찬란하였다. 그 아직까지의 무지개보다 더 훌륭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의 마음은 절망에서 단숨에 희망으로 뛰어올라 갔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여보! 봅시다, 봅시다." <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무에요?"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노형네가 잡았다는 그 무지개를!"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두 소년은 장한 듯이 품 안에서 자기네의 자랑감을 꺼내어 소년에게 보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그것을 보았다. 그리고 하마터면 웃을 뻔하였다. 그것은 평범하고 변변치 않은 기왓장에 지나지 못하였다. 두 소년은 하나씩 기왓장을 얻어가지고 가지고 기뻐하는 것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이게 무지개요? 이건 기왓장이구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두 소년은 각기 자기네의 보물을 다시금 살폈다. 그리고 한 소년은 부르짖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오, 무지개, 무지개! 나는 드디어 무지개를 잡았다. 이게 무지개가 아니고 무어란 말이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그러나 한 소년은 한참 정신 없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보다가 커다란 한숨과 함께 그 무지개를 높이 들었다. 절망의 부르짖음을 발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아니로구나, 아니야! 이것은 무지개가 아니야! 아직껏 무지개로 믿고 기뻐하던 것은 기왓장에 지나지 못하누나."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그리고 그는 그 기왓장을 던지고 우리의 소년에게 말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노형도 무지개를 잡으러 떠난 사람이오?"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예."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우리의 소년은 대답하였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그럼 우리 같이 갑시다. 나는 무지개를 꼭 잡고야 말겠소."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여기서 서로 뜻이 맞은 두 소년은 만족해, 한 소년을 남기고 또한 찬란히 빛나는 무지개를 잡으러 길을 떠났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두 소년은 험한 산을 넘었다. 물결 센 물을 건넜다. 가시덤불을 헤쳤다. 자갈밭도 지났다. 그들은 오로지 무지개를 잡으려는 열정으로 온갖 난관을 참으면서 앞으로 갔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들은 가는 길에 그들은 수많은 소년들을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무지개를 잡으려다 잡지 못하고 낙망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변변치 않은 기왓장을 얻어 기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수요를 점령한 사람들은 무지개를 잡으려다 종내 잡지 못하고 심신이 피로하여 쓰러져서 괴로운 부르짖음만 발하는 것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아, 무지개! 그것은 마침내 사람의 손으로 잡지 못할 것인가!"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들은 목쉰 소리로 이렇게 부르짖으며 팔을 헤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낙망과 피곤의 끝에 벌써 저 세상으로 간 사람도 많이 섞여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이런 광경을 볼 때 두 소년은 용기가 꺾여졌다. 그러나 더욱 훌륭한 무지개가 그을을 오라는 듯이 두 팔을 벌리는 것이었다. 여기서 다시금 용기를 얻은 두 소년은 무지개를 향하여 험한 길을 앞으로 앞으로 가는 것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어떤 험한 산골짜기까지 이르러서 동행하던 소년은 마침내 쓰러졌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ul><li style="list-style-type:none;">"여보! 난 인제 더 못 가겠소. 무지개는 도저히 잡지 못할 것임을 이제야 깨달았소." <span class="anchor"></span></li></ul><div class="line874">동행하던 소년은 이렇게 한숨을 쉬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여보! 정신을 차려요. 여기까지 와서 이제 넘어진다니 웬 말이요?"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동행하던 친구를 흔들었다. 그러나 친구는 움직이지 않았다. 소년은 다시 흔들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여보! 정신을 차려요."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아, 그러나 그 때는 벌써 동행하던 소년은 차디찬 몸으로 변하여 버렸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소년은 거기서 통곡을 하였다. 그리고 자기도 그런 야망이 흔들거렸다. 무지개는 도저히 잡지 못할 것인가 하는 의심이 일어났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러나 --- 그러나 그 때에 그의 눈앞에 다시금 찬란히 빛나는 무지개가 마치 그의 마음 약한 것을 비웃 듯이 커다랗게 웃고 있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위태스러운 산길, 험한 골짜기, 가파로운 뫼며, 깊은 물, 온갖 고난은 또한 그를 괴롭혔다. 그러나 그는 더욱 희망과 용기를 내어 무지개로 무지개로 가까이 갔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러나, 얼마를 더 간 뒤에 소년도 마침내 인제 한 걸음도 더 걸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거기서 무지개는 도저히 잡지 못할 것임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는 몸을 커다랗게 땅에 내어 던졌다. 그리고 드높은 하늘을 쳐다보았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아아, 무지개란 기어이 사람의 손으로 잡지 못할 것인가?"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아직껏 그와 같은 길을 걸은 수많은 소년들의 부르짖는 그 부르짖음을 이 소년은 여기서 또한 부르짖지 않을 수 없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리고 그는 여기서 그 야망을 마침내 단념하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span class="anchor"></span><span class="anchor"></span> </div> <div class="line874">그 때에는 이상하다. 아직껏 검었던 머리는 갑자기 하얗게 되고, 그의 얼굴에는 전면에 수없이 주름살이 잡혔다. <br></div> <div class="line874"> </div> <div class="line874"> </div> <div class="line874"> </div> <div class="line874">이 글을 예전에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읽은건데</div> <div class="line874"> </div> <div class="line874">그땐 아무생각없이 "무지개를 쪼츠면 안되겟다~!" 하고 말았던거 같은데</div> <div class="line874"> </div> <div class="line874">우연히 다시 읽게 되니 몰입해서 정독했습니다..지금보니 굉장히 심오한 글이였네요 이거..<br></div> <div class="line874"> </div> <div class="line874">도저히 초등학생용 문학이라 볼 수 없는 글이고.. 더군다가 김동인 자체도 존경할만한 사람이 아닌데</div> <div class="line874"> </div> <div class="line874">이걸 초등학교 저학년한테 보여주네요 ㅋㅋㅋㅋㅋ 지금생각하니 어이가 없음 <br></div></td></tr></tbody></table>                                              <div class="wikiTag"></div> <div class="re_gall_box_2">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