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눈팅만 하다가 어려움에 봉착해 능력자 분들의 도움을 구하고자 이렇게 용기 내어 글을 씁니다.
영화를 찾습니다.
아무리 구글링을 해 보아도 찾지 못해 이렇게 여러분들의 도움을 얻고자 합니다.
97~8년 쯤에 텔레비전에서 더빙판으로 소개된 중국 영화 입니다.
정말 우연히 보았다가 가슴에 남아 잊혀지지 않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배경으로 삼는 정확한 시대는 알 수 없습니다.
등장하는 이들 모두 중공시절의 국민복을 입고 있지만 도시로 나아가 돈을 벌고 귀향한 이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등소평의 집권 이후를 배경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암튼 각설하고
기억하고 있는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하얗게 입김이 서리는 겨울, 중국의 한 시골 마을
애인인 햄릿에 의해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광경을 보고 미쳐버린 오필리아가 자신의 몸을 냇가에 던져 자살한 듯
한 처녀의 시체가 개천을 따라 흘러오는 장면을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합니다.
도시로 나가 큰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온 옆 동네의 청년이 이 마을의 처녀와 결혼을 합니다.
그러나 새 신랑은 첫날밤 신부에게서 피가 나오지 않았으니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며 파혼을 선언합니다.
분명 새 신랑이 자신의 아내 될 사람에게 보여준 행동은 후안무치하며 무지한 것이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신부가 처신을 잘못했다고 되려 그녀를 손가락질 합니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신부의 가족, 그 중에서도 두 오빠는
평소 동생이 마을의 소학교 선생님과 친하게 지냈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 선생님이 동생과 관계를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퍼런 낫을 들고 그 선생님을 죽이겠다고 동네방데 떠들고 다닙니다.
마침, 마을 어귀에서 중국인들이 아침 식사로 즐겨먹는 튀긴 빵 - 요우타오와 콩물 - 또우장을 파는 아줌마가 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미 이성을 잃은 두 형제의 모습을 보고 큰일이 나겠다고 생각한 아줌마는 빵과 콩물을 제공하며 그들이 평정심을 되찾게 설득합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합니다.
이후 영화는 진짜 소학교 선생님이 그들의 동생과 관계를 맺었는지 진실을 알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마을 사람들을 추적합니다.
그 힘든 노력 끝에 결국 소학교 선생님과 여동생이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없었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게 되지만
이미 한번 뽑은 칼을 집어 넣기엔 동네방네 소문이 퍼져 버린 터라 이대로 물러선다면 놀림감이 될 뿐이라고 생각한 두 형제는
자신들과 가족의 자존심을 더 중요시 여기며 진실의 여부와 상관없이 소학교 선생님을 낫으로 베어 죽이고 맙니다.
이 충격으로 여동생은 냇가에 몸을 던져 자살을 하고...
영화의 엔딩은 시작에서 처럼 그녀의 시체가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이렇듯 영화는 중국 시골 마을의 전근대적인 야만성과 비이성적인 행태를 추적하며 그곳에서 속절없이 희생되는 개개인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이렇듯 자세히 기억하는 영화지만 도무지 제목을 찾을 수 없습니다.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짤막한 소개를 영화 시작 전에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정확하다고 할 순 없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북경 5대학에서 첸 카이거, 장예모와 같은 신진 감독 대열에 드는 인물로 보이지만
도무지 작품과 감독을 추적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중입니다.
혹시 작품 제목을 아시는 분은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다들 좋은 하루 되십시요.
p.s
아래의 이미지는 영화에서 인상적으로 남았던 중국인들의 아침식사 요우타오와 또우장입니다.
소학교 선생을 죽이겠다고 낫을 들고 설쳐대던 두 형제가 아줌마의 손에 이끌려 이것을 먹는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