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엄마랑 늦게 통화하고 들어왔는데, 전화하다 문득 나온 말들이 오유에 올려도 괜찮겠다 싶어서 올려요!ㅋㅋㅋ <div>저희 엄마와 아빠를 간략히 설명하면 10살 차이를 자랑하는 부부!ㅋㅋㅋㅋㅋㅋ 나이차만큼 싸움이 엄청 잦아요 ㄷㄷㄷㄷ</div> <div>잡설은 이만 하고 썰을 좀 풀자면... (음슴체와 ~함체 혼용 주의)</div> <div><br></div> <div><br></div> <div>1. 우리 아빠는 어렸을 적 자칭 동네 짱이었음. 남자들 은근 나이로 형님 동생 경쟁 있는 것 같던데 우리 아빠는 늘 갑임. 왜냐면 1월 1일생이시라...ㅋㅋ</div> <div>게다가 꽤 넓은 땅을 가지고있던(엄청 큰 논 3곳에 밭도 두 곳이나 있고 그당시 좀 산다는 집의 표본인 TV도 있는 집이었음) 아빠는 밥도 잘 챙겨먹고 자라서 또래 친구들이 힘으로 이길 사람이 없었을 정도였음. 암튼 아빠는 성인이 되고 잠깐 직업군인이었다가 퇴직한 돈으로 당구장을 차렸는데, 같은 공장 동료들을 따라 잠깐 들린 엄마에게 한 눈에 빠졌고, 그때부터 엄마에게 작업을 걸기 시작했는데 이게 친구들이 아빠를 볼때마다 형님 형님거리고 그 앞에서 구애하고 그래서 엄마는 처음에 이 동네 주름잡는 건달인줄 알았다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 우리 할머니네는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쌀이며 고구마 상추 고추 다 스스로 해먹던 집이었음. 당연히 아빠네 집에도 먹다 남은 쌀 쟁여놓은 고구마가 잔뜩이었음. 엄마는 자꾸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편지 써서 보내고 싶다고 아니면 데이트나 한 번만 해달라고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따라다니는 아빠가 무섭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결국 회사 숙소 주소를 알려줬다고 함. 데이트는 죽어도 하기 싫었나봄...ㅋㅋㅋㅋ 그 뒤로 한동안 보이지도 않고 편지는 커녕 아무것도 없어서 엄마는 이 사람이 날 갖고 노나? 아니면 포기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엄마 앞으로 찾아온 아빠가 대뜸 화를 내며 왜 답을 안하냐고 엄마를 몰아붙였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아빠가 집주소를 잘못 외워서 바로 옆 집에 맨날 편지며 꽃이며 갖다 바치고 심지어 할머니께는 집 가난했던 어떤 친구 준다고 거짓말치고 고구마 감자를 바리바리 싸서 보냈던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 입장에선 엄마가 선물만 받은채 입 싹 닦고 연락이 없으니 열받을만 했을듯...ㅋㅋㅋㅋㅋㅋㅋ</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3. 고구마감자 사건 이후로 엄마는 아빠가 좀 순진하고 뭔가 맹한 사람이다 싶어서 마음에 들기 시작했음. 근데 아마 내가 사람 보는 눈 없는건 엄마 닮은듯...ㄸㄹㄹ 아빠는 엄마의 예상과 달리 아주 영악했음. 물론 고구마감자 사건은 아빠가 진짜 바보짓한거지만ㅋㅋㅋㅋㅋ 엄마의 호감을 산 아빠는 엄마랑 연애생활을 즐기고, 외할아버지께도 잘보이려 애를 무진장 썼는데 난관에 봉착했음. 엄마는 원래 극단에서 배우 준비했을만큼(집안반대에 부딪혔지만...) 미모에 몸매까지 출중했던 여자라, 그 당시 엄마한테 구애하던 또다른 남자가 있었던거임. 무려 외할아버지께 결혼 승낙을 받았던 남자였음. 게다가 10살 차이에 가진건 당구장 하나뿐인 아빠와 다르게 그 사람은 엄마랑 동갑에, 미남인데다 키도 아빠랑 다르게 훤칠하고(ㅋㅋㅋㅋㅋ) 유명 대학에서 그당시 체육과 조교하던 앞길이 탄탄했던 사람이었다고 함ㅋㅋㅋㅋㅋ 당연히 외할아버지는 절대 허락 못한다, 엄마에게 결혼 하면 집으로 못 돌아온다고 엄포를 놓았음. 그랬더니 아빠가 어떻게 했는지 암? 여행을 가자~ 섬으로 갈까? 어라 배편이 끊겼네? 방은 하나뿐이래. 그 다음 상상은 알아서...(부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근데 내 생각에 엄마도 아빠랑 결혼하고 싶어서 알면서도 간거같긴 함...ㅋㅋㅋㅋ 엄마 말하는게 들어보니까 그 수가 뻔히 보였다고 하는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엄마랑 아빠는 저 때 우리 언니를 가지게 되어서 외할아버지가 결국 결혼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음...ㅋㅋㅋㅋㅋㅋ 임신했는데도 외할아버지 고집이 어마어마하셔서 결국 결혼은 아이 낳고 난 뒤에야 할 수 있었지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 떠오르는건 이정도인데 솔직히 고구마감자사건은 저희 아빠 레전드 흑역사로 불리곸ㅋㅋㅋㅋㅋㅋㅋ 명절때마다 가족모임때마다 심심하면 나오는 단골멘트가 되었어요ㅋㅋㅋㅋ 아빠는 멋쩍은지 맨날 이 이야기 나올때마다 자리 피하심... 물론 결혼 뒤에 정말 악재가 뒤이어서 언니도 지금은 없고 두 분은 별거하시지만 그래도 이런 순간 순간의 추억은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ㅎㅎㅎ 엄마도 이 때 이야기는 행복하게 들으시니까...! 썰 듣고 저만 두 분 귀여웠던건 아니죠?ㅋㅋㅋㅋ</div>
-830813 Sebastian S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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