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랑 제가 정치 이야기 하면 어머니는 그냥 가만히 듣고 계시죠.
무주택 저소득층 임대아파트인 휴먼시아에 사는 우리가족은
당연히 중산층이 아닌 사회적 약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민주당을 지지할 줄 알았습니다만
"박스줍고 다니면서도 조실부모한 박근혜가 불쌍하다"라고 하는 새누리당 지지자들 처럼
우리 아버지가 바로 이런 지지자였습니다. (실제 트럭몰고 다니면서 박스나 고철 줍는 일을 하심..)
어머니는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분이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대하며 봉사활동도 하시던 분입니다.
대가 차진 못하지만 정도가 아닌 길은 절대 쳐다도 안 보는 분이죠. (근데도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걸 보면 경상도 여론조작의 피해자임..)
오늘은 저녁에 어머니의 말 한마디로부터 시작되어 밥상머리에서 정치 이야기가 거론 되었습니다.
어머니: 나는 공무원 했으면 진짜 참 청렴한 공무원이 됐을 거 같다.. 불의 같은 거 보면 못참고 그란다이가.
아버지: 공무원이 청렴할 수 있나?? 그 조직이 어데 그런대가?? 그런데서 입바른 소리 하다가는 욕먹지.
나: 아버지 말씀이 맞지.. 공무원 조직에서 입바른 소리하면 모난다는 말 듣죠.
근데, 지금은 그렇지만 점점 세상을 바꿔 나가야 안되겠어요?
아버지: 그라믄 2번 찍어주라. 근데 2번 찍어봤자 안 된다.
안철수가 탈당하고 야당의원들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내년 총선에선 새누리가 이길끼라..
나: 두고 봐야 알죠. 내년 총선 지나고 보면 알겠죠.
아버지: 문재인이 지가 당 대표 내려놓고 물러나면 되는데 그래 고집부리다가 저래 된거 아이가. 총선 가볼 것도 없다마.
나: 문재인이 무슨 욕심이 있는데요?
아버지: 기득권을 뜩~ 잡고 앉아가 안 놓칠라고 한다이가. 이게 문젠기라.
나: 문재인 주변사람들이 총선 불출마 선언도 하고..
국민경선제 하자고 하면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하는 마당에 기득권이 어딨습니까??
인자 운동권 출신의 의원들이 문재인을 중심으로 똘똘뭉쳐있으니깐 호남이랑 비주류가 당권 잡아보겠다고 그러는 거죠.
아버지: 당대표 계속 하면서 지가 나중에 대통령 할라고 그러는 것도 욕심 아이가.
나: 며칠전에 박지원이 방송에서 "문대표는 당대표에서 물러나고 대권을 향해 가시라"라고 하던데
야당에서는 이미 문재인이 공식적인 대선 후보에요.
아버지: 근데 이번 총선은 분열되서 몬이긴다.
나: 정치는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기 때문에 총선 앞두고 통합할 수 있죠.
아버지: 아이다. 요 앞에 김근태 추도식에서 문재인이가 같이 하자고 했는데 안철수는 못 하겠다 했다. 절대 몬 합친다.
나: 그러면 분열의 원인이 누군지 확실하네요.
안철수가 문대표보고 같이 하자고 했을 때 문대표가 "안철수 점마하고는 못하겠습니다." 이랬으면 문대표가 분열의 책임이 있을 건데..
반대로 됐으니깐 안철수 한테 분열의 책임이 있네요.
아버지: 글쎄다
전 사실 안철수가 탈당할 때 엄청 욕했습니다.
야당 분열의 씨앗이라고..
또, 문재인 대표가 왜 강력하게 저런 분열종자들을 쳐내지 못할까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오늘 아버지랑 대화를 나누다보니 느낀 게 있습니다.
여당 지지자들은 이런 분열을 부추기고 있고..분열의 원인이 문재인 대표라며 욕을 합니다.
근데 사실 알고보면 문재인 대표는 계속 함께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탈당한 사람들은 문재인 대표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이게 저는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표가 탈당한 인사들, 당내 비주류들과 계속 함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지지자들이 문대표를 중심으로 똘똘뭉치되 안철수와의 통합의 끈을 놓지 않아야
여당 지지자들의 모사에 넘어가지 않고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말이죠.
더민주당이 여기서 대다수의 야당 지지자의 말대로 분열종자들을 내치면 그땐 종편들의 엄청난 화력을 견디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문대표보단 못 하지만 안철수가 야당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거물임에는 틀림 없는 사실이죠.
문대표는 지금 잘 하고 계십니다.
반드시 정권교체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