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제 글이 장문인데다 재미도 없겠지만 읽어 보시고 누구나 조언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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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구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평범남 입니다.(셀카를 찍어도 액정에 금이 가지 않으니 전 오징어는 아닌게 확실합니다!!) 그동안 효도 한
번 못하다가 이번 기회에 제대로 효도해보려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아버지께선 개를 엄청 좋아하세요. 그것도 아주 큰 사냥개요. 워낙 활동적이신 분이라 이것 저것 취미도 많으셨는데요. 제가 초등학교 무렵 부터는 주말
마다 개들을 데리고 사냥을 하시는게 인생의 낙이 되셨습니다. 그때가 막 학교에서 아나바다 운동도 가르쳐주고, 이사가는 친구들도 많아서 IMF때였던
걸 기억하네요. 힘든 시절이었지만 아버지께서 주말마다 꿩이나 멧돼지를 잡아오셔서 가족끼리 꿩 만두도 빚어먹고 멧돼지 고기에 김치를 곁들여 밥이
랑 먹으며 힘든 시절을 잘 이겨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어느날 유해조수퇴치 의뢰를 받으시고 사냥을 가셨다가 아끼는 개(이름이 백설이에요)가, 백설이가 멧돼지 송곳니에 맞아 고통스럽게 죽은 일이
있었어요. 아버진 그때부터 수렵견 보호복의 중요성을 깨달으시고 당시 중학생이었던 저를 닥달하여 아마존에서 해외 보호복을 구매토록 하셨습다. 한
달 뒤 배송이 왔는데 입혀보니까 뭔가 아니셨나봐요.. 그래서 또 어렵게 수소문하여 국내의 한 수렵인이 제작한 보호복을 구하게 되셨고 몇년 잘 쓰시다
가또 아끼던 개가 멧돼지의 송곳니에 죽게 되었습니다. 빠르게 달려오는 멧돼지의 송곳니가 보호복을 뚫은 것이었죠.
그래서 아버지는 보호복을 직접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보호복에 없던 주간 야간 식별띠는 물론 목과 앞다리를 보호해주는 보호구를 더하시고 원
가를 절감하기 위해 재질을 나일론 천?(방검천은 비싸서 어떤 천을 3장 중첩시켜 비슷한 성능을 내신 것 같습니다) 으로 바꾸는 등 연구를 많이 하셨죠.
공장으로 부터 '1호' 보호복을 받은 그날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원레 티비는 사랑을 싣고 같은 프로그램을 보실때 자주 눈물을 보이시긴 했는
데, 아버지가 기뻐서 흘리시는 눈물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보호복의 성능또한 만족할 만한 것이었나봐요. 보호복을 입고 처음 나간 사냥에서 마침 멧돼지 송곳니가 루비의 복부를 정확히 가격했지만 튕겨나갔던
루비가 다시 달려가 멧돼지의 목덜미를 잡고 제압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성공적으로 성능을 입증한 아버지는 보호복을 팔아보기로 결심하셨습니다. 지인분들께 나눠주시기도 하셨고, 자주 가는 다음의 모 싸이트에도
판매글을 꾸준히 올리셨죠.
한벌당 15만원, 적은 돈은 아니지만 몇 백만원을 호가하는 엽견의 몸값.. 그보다도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사냥 파트너를 멧으로 부터 안전하게 지키
기엔 아깝지 않은 금액이라 생각했던지 의외로 많은 분들이 구입해 주셨습니다. 그때가 2012년 10월. 제가 한참 군대에서 이등병으로 정신없을 때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