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8).
이제는 날이 꽤나 쌀쌀해졌다. 회색밖에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서울에도 가을빛이 완연해졌고, 하나 둘 떨어지는 낙엽을 볼 때마다 나는 이따금씩 그 벚꽃을 떠올린다. 너무나도 일찍 져버렸기에, 지금도 눈 앞에서 잊혀지지 않는 그 분홍빛이.
평소에 잠을 불규칙적으로 잤던 탓이겠지만, 오늘은 유난히도 잠이 오지 않는다. 아니, 사실을 말하자면 눈을 꾹 감고 숨을 고르게 쉬면 어떻게든 잠들 수 있겠지만, 오늘은 조금이라도 더 많이 눈을 뜨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짖궂게도, 사람은 퍽이나 무뎌지기 쉬운 마음을 가졌기에, 나는 이제 너희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조금씩 가물가물해진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매일매일 쓰던 글도 내가 그토록 우려했던 관성에 잠겨버린 듯하고, 나는 아름답고 빛난다는 표현 이외의 말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가을은, 어찌도 이렇게 빨리 오는지.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야 할까? 나는 이제껏 글만을 내 자랑거리라 여기고 살아왔지만, 정작 중요한 곳에 다다라서 펜이나 키보드 끝을 놀리는 건 아직도 힘든 것 같다. 소중한 것들은 함부로 이야기를 꺼낼 수 없는 거니까. 변명일까. 나 자신에 대한 신용이 없다는 게 더 맞는 말이겠지. 하지만 아무리 내가 나 자신을 못 믿는다더라도, 눈으로 보이는 일만큼은 언제까지고 계속할 테니까.
오늘도, 내일도, 다음 주도, 다음 가을도, 그 다음도...나는 너희들을 되새기고, 또 표현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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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다가, 한 일주일 전쯤에야 깨달은 사실인데, 하필 200일인 오늘이 제 생일이더군요. 참...감회가 새롭더라구요. 살짝, 나와 뮤즈와의 연관성, 같은 걸 찾고 싶어지기도 하구요 ㅋㅋ...이 글은, 제가 제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생각해야겠네요. 나중에 보면서 마음껏 쪽팔려하게. 오늘은 특별히 본삭금도 걸었습니다. 수정도 못 해요....!
최근에 전해드렸지만, 스쿠페스 내에서도 스토리가 끝나고...점점 뮤즈의 입지가 좁아지는 게 느껴지는 나날입니다. 아무래도 '성우가 필요한 컨텐츠'를 하나하나 쳐내가는 느낌이 없잖아 드네요. SID나 공식 코믹스는 아직도 건재하지만, 그쪽은 목소리가 필요한 컨텐츠는 아니니까요...안 그래도 가을인데, 여러모로 복잡해지는 심정입니다.
μ'sic forever!
예전에도 썼었던 기억이 나지만,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언제까지고 뮤즈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잊지 말아주세요. 언제까지고, 끝나지 않는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忘れないで//君と僕の足跡
잊지 말아줘//우리가 함께한 발자취를
-ミはμ’sicのミ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