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는 80이 다되가는 뇐네이십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지가 20년 가까이 되시고요.
울 엄빠 이야기는
엄마의 인생 이야기도 있지만 다른 이야기도 있네요.
근데 뭐냐 길게 쓰기 귀찮아서 걍 음슴체로 갈 거임
지금도 선을 보지만 옛날에는 연애결혼보다 선을 많이 봤고
당연히 우리 부모님도 선을 봤음
선 보기 전 날 울 엄마는 위에 속옷을 앞 뒤 거꾸로 입고 잤음
꿈에 남자가 나옴
그 모르는 남자를 따라 집으로 감
선을 보는데 꿈에서 나온 남자가 나옴
그 남자가 바로 울 아빠이심
결혼해서 집으로 가는데 꿈에서 나온 그 집
울 엄마가 나보고 소개팅할 때 속옷 거꾸로 입고 자라고 해서
시도해봤는데 개뿔 개꿈도 안 꿈
울 아빠는 세상에 둘도 없는 진짜 효자이심
주변에 효자라고 하는 남자들 대부분
자기는 안하고 부인한테 맡기고 처자식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울 아빠는 할머니한테도 극진하고
처자식한테도 잘하고 남들한테도 잘함
할머니 자리봐주는 거며 맛있는 것도 엄마 안 시키고
본인이 시장에 가서 직접 사오심
사실 할머니는 한동안 아빠를 키울 수 없었음
옛날 미신에 집에 임신한 아내가 있는 사람은 상가집에 가는 것이 아니라고 함
근데 할아버지랑 작은 할아버지가 임신한 부인 있는데도 상가집에 감
불행하게도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작은 할아버지 댁은 애가 유산 됨
할머니는 20대 젊은 나이에 두아들과 뱃속에 아이만 남겨짐
그래서 할머니 친정에서 애를 낳자마자 데리고 가서 다른 곳에 시집보내짐
그렇게 아빠 형제들은 작은 할아버지 댁에 크게 됨
할머니랑은 거의 20년 다 되어서 만남
사실 생각해보면 할머니가 어린 시절을 함께 한 것도 아니고
세살 어린 나이에 엄마랑 떨어져서 컸는데
할머니한테 원망 많이 할 것 같았는데 아빠는 그런 거 안하고 효도하심
반대로 큰아빠는 할머니를 안 좋아하셨음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함)
하지만 어쨌든 할머니를 많이 구박하고 괴롭히신 거는 좀 안 좋았음
울 큰 아빠는 좀 욕심이 많은 분이셨음
굳이 비교하자면 흥부놀부에서 놀부랑 비슷하고 울 아빠는 흥부스타일
뭐 흥부처럼 나중에 대박이 안나서 문제이긴 했지만...
욕심이 많은데 비해 좀 자기가 열심히 해서 사는 분이 아니었음
그것 때문에 아빠가 고생을 무지하게 했음
그 일화로
아빠는 돈을 벌기 위해 남의 집 머슴살이 1년을 계약하고 갔음
1년 머슴 살이 하면 쌀 몇 섬 받기로 했음 (거의 1년 양식?)
읭? 왜 머슴 살이 하겠지만 이게 6,70년 전 쯤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됨
당시엔 돈도 그렇지만 쌀도 화폐가치가 있었음
1년 머슴 힘들고 열심히 해서 쌀을 받았는데
이게 왠일? 쌀이 약조한것 보다 한참 적게 나오는 거임
열받아서 따지니까 주인이 자네 형이 다 받아갔다고 함
집에 와 보니 형이 자기 혼자 동생이 번 쌀로 흰 밥 지어먹고
또 쌀 일부는 팔아서 고기 사먹고 생선 사먹은데 쓰느라
남은 쌀이 없음 1년 먹을 양식을 한달도 안 되어서 없앰
다시 엄마이야기로 돌아와서
믿거나 말거나 엄마가 어릴 적에 용을 봤다고 함
그래서 용이 어떻게 생겼냐고 물으니
신성한 동물이라 쉽게 보여주지 않으려는지
구름에 싸여 있었다고 함. 다만 잉어 꼬랑지가 살랑살랑 거렸다고
엥? 왠 잉어했는데 전설을 찾아보니
원래 용은 이무기가 아니라 잉어가 천년수양해야 된다고 함
근데 용을 봤다고 주장하는 엄마처럼
외할머니도 어릴 적에 (100년 전 이야기임 ^^) 승천하려던 떨어진 이무기를 봤다고 함
이무기가 좀 사악한 동물이라 하늘에서 절대 승천하는 걸 허락 안하고
벼락을 내린다함 .
그니까 결론은 용은 잉어가 되는 거고
이무기는 천년 수양해봤자 용이 못된다고 함
아~ 근데 이야기가 길어서 끊겠음
진짜 마무리 어떻게 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