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쳤다.
처음에는 빗물에 목을 축일 수 있어 기뻤지만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체온이 떨어짐을 느끼고 우연히 발견한 동굴 속에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동굴을 처음 발견했을 때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안에 곰이라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냥 기뻐할 순 없었다.
조심스럽게 동굴 안으로 들어갔고 역한 냄새에 구역질을 했다.
아마 예전에는 지금처럼 빈 동굴이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었으니 냄새에 익숙해지려 노력했다.
적어도 2시간을 지났을까 그제야 편히 숨을 쉴 수 있었고 동굴 안에 자리를 잡고 쉴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추위가 가시자 지금 상황에 대해 정리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이 숲에서는 계속 머무를 수는 없다.
이곳 환경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추적대가 언제 쫓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 여기서 비를 피하면 되겠군 "
그때 입구 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정신을 차리고 바라보니
동굴밖에 포니 두 마리의 형상이 보였다.
' 아니겠지 '
두 마리 포니는 금빛의 마갑을 입고 있었고
그리고... 그리고 그들은 빌어먹을 로열 가드였다.
놈들은 동굴 안으로 발을 들이자 연신 헛구역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 웩, 여기 말고 다른 곳은 안돼? "
잿빛 갈기를 가진 포니가 투덜거렸고
그에 이미 동굴 안으로 들어온 붉은 갈기 포니가 그를 타일렀다.
" 참아라 트리(tree) 빗줄기가 더 거세지고 있으니 어쩔 수 없어
게다가 다른 동굴을 발견한다고 해도 결국 똑같을 거다."
트리라고 불린 포니는 결국 동굴 안으로 들어왔고
나는 놈들에게 들키지 않으려 최대한 숨을 가늘게 쉬며
도망칠 방법을 생각했다.
" 와일드(wild) 저기 누가 있는데? "
' 젠장 빌어먹을 이봐 트리 양반! "
난 속으로 연신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재빨리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냥 숲에서 길을 잃은 선량한 시민 인척을 할까? 안된다
저들의 안장에 튀어나온 내 수배지가 보였다.
나는 내가 가져온 열매들을 으꺤다음 놈들의 주둥이를 향해 발을 뻗었다.
열매를 왜 가져왔냐고? 그건 나중에 따지기로 했다 나도 모르거든!
내 바로 옆까지 다가온 트리 놈의 주둥이에 열매즙을 처넣어줬고
놈은 곧 비틀거리더니 뒤로 나자빠졌다.
' 이거 생각보다 끝내준다! '
내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동굴 밖으로 뛰어나가려는 순간
창하나가 내 날개를 꽤 뚫고 동굴 벽에 틀어박혔다.
' 이런 미친 '
" 무슨 짓을 한 거냐! "
와일드가 창을 집어던진 것이다.
어떻게 발굽으로 창을 집어던질 수 있는 거지?
날개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느끼며 간신히 창을 뽑아들었고
앞을 바라봤을 때는 와일드가 내게 달려들고 있었다.
그 후에는...
동굴 밖으로 나와 날개의 통증을 애써 잊으려 하며 빗속을 걸어갔고
어느 정도 멀어졌다 싶었을 때 그대로 쓰러져 버렸고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잡혀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조용히 어릴 적 들은 자장가를 머릿속으로 흥얼거렸다.
힘든 하루 지나갔고 이제는 잠들 시간이란다
네가 흘린 눈물은 내가 닦아줄 테니
그러니 이제는 편히 쉬렴
어둠을 두려워않아도 된단다
내가 곁에 있어줄 테니까
잘 자렴 아이야
아침은 곧 찾아올 테니
' 난...나는 '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창을 세워 위협을 하려고 했을 뿐이고
놈은 자기가 달려오는 속도를 주체를 못 했을 뿐이다.
말꼬치가 하나가 완성됐지 그건 정당방위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