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깜짝 놀라서 방금 한 전투인데도 잘 생각이 나질 않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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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새벽
엉덩작의 트루퍼 수리 알바를 하던 나는 bp가 부족한 나머지 끊임없이 협력전을 돌리며 bp를 벌고 있었고
중급 협력전이나 고급협력전이나 팀원들끼리 힘을 모아 깨면 그다지 시간차가 나지 않는 것을 알고
고급 협력전을 통해 bp를 꾸준히 모으며 트루퍼를 정성스레 닦아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 협력전을 랜덤8인으로 꾸준히 돌린 캐의 경우에는 협력전을 돌리면 초반부터 압도적으로 이겨나가기 때문에
나는 협력전을 하면서 자발레타 - 한 템포 쉬고 - 프레스토를 허공에 지르는 자네트와
저격 5발을 적들에게 쏘면 2명만 맞는 무려 정확도 40%를 자랑하는 카인을 가지고 협력전 공방에 임하고 있었다.
(사실 이 때부터 선택을 잘못한 것이다)
그리고 고급 협력전에 들어가서 카인을 셀렉했다.
우리편은 나(카인), 틀비, 다무, 미아, 제이가 있었고 나와 미아만 셀렉이었다.
상대 컴퓨터들은 전성기라는 정말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나온 휴톤, 나이오비, 윌라드, 스텔라, 루이스였다.
그리고 전투는 시작되었다.
사실 고급협력전을 수월하게 깨기 위해서는 초반에 2번타워로 오는 컴을 확실히 몰살시키고 그걸 스노우볼로 굴려야한다.
그러나 우리는각 라인으로 뿔뿔히 흩어져 서로가 타워링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2-2립을 먹고 내 등뒤에 있는 드라그노프를 멋지게 꺼내 중앙싸움을 하고 있는 컴들을 향해 탄환을 천천히 쏘았으나
역시나 내 손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는지 2명만 다운되고 3방은 공포탄으로 허공을 향해 쏘아졌다.
그리고 나는 휴톤을 만났다.
중앙에서 열심히 주먹질을 하며 자신의 그뉵을 과시하던 휴톤은 나를 보더니 갑자기 바야바를 날려 나를 덮쳤다.
나는 그 당시 노셔 였으므로 재빨리 도망쳤지만 바야바를 맞고 후속타로 지옥구멍을 맞아 체력바가 빨간색이 되었다.
나는 황급히 내 주머니에 자리잡은 버거와 스프린터를 같이 빨면서 박스 뒤로 도망치면서 우지를 꺼냈고 휴톤은 우지를 맞더니 내 류탄까지 맞고 넘어지는 것이었다. 나는 휴톤의 체력바를 확인했으나 휴톤은 건재했다. 내 모든 스킬은 레이더와 잡기를 뺀 나머지가 빨간색이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고 나는 레이더를 휴톤의 앞에 꽂아 휴톤의 시선을 센트리에 돌리려했으나 휴톤은 내 마지막 구명수단인 잡기마저 맞잡기로 무시하며 핵펀치로 내가 새벽 전투로 피곤할까봐 잠시만 쉬라며 친히 전광창에 나를 보냈다.
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망해가기 시작했다. 내 우지는 스텔라에게 숫자가 '회피'라는 글자에 가려지게 되었으며 휴톤에게는 저격 4방을 꽂아넣어도 1700 정도밖에 데미지를 주지 못하였다. 우리팀 틀비와 제이는 적팀을 향해 성토와 욕을 날렸지만 그들은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우리를 전광판에 올려보내며 건물을 부술 뿐이었다.
어느덧 게임은 진행되고 우리는 1,2,3,5번 타워가 깨져있었고 컴들은 1번타워만 체력이 반 정도 빠져있을 뿐 나머지는 건재한 채로 우리에게 중급이나 더 하고 오라는 듯이 우리의 4번타워를 향해 진격을 하였다.
그리고 그 때 즘에 우리편 다이무스와 우리편 미아가 나가고 우리편도 다이무스와 미아가 봇으로 나왔다. 이 때부터 점점 앞이 흐려지며 머리속에는 아 고급협력전 2번째로 지겠구나 하는 생각만 가득 차있었다.
그 때 첫번째 기적이 일어났다.
틀비가 혼자서 1번 타워를 깨오고 우리는 봇들과 함께 저 레벨이 빵빵한 적팀들을 4번 타워와의 협공으로 4전광을 달성하였고, 이 기세를 몰아 2번 타워를 부수려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때 마침 트루퍼가 나왔기에 우리는 트루퍼를 잡아 버프나 전지를 얻을 것을 계획했고 나와 제이는 트루퍼를 잡으러, 틀비와 다이무스 봇, 미아 봇은 2번 타워를 공격하고 있었다. 우리는 다행히 2번타워와 트루퍼를 동시에 얻어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것은 고급협력전이었고, 레벨이 높더라도 적들은 리스폰 속도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간과했고, 트루퍼를 먹어 전지를 가지고 나와 제이는 2번 타워 전투 현장으로 향했지만, 2번 타워는 부서진 채 우리팀 3명은 이미 전광판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적팀은 4명 정도가 남아있었지만 나와 전지들은 그들을 피한 채 3번 타워를 향했는데, 이미 이렇게 된 이상 수성보다는 공세로 전환하여 최대한 건물을 빨리 부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적팀의 3번타워와 우리의 4번타워를 맞교환 하게 되었고 사랑스러운 전지는 그들의 고용 시간이 다한 채 사라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이가 나가고 컴제이가 우리팀으로 합류했다. 그리고 한타 후에는 또다시 전광판 신세를 졌다. 최대한 무한 수비와 닥테 막기와 더불어 결국엔 우리팀은 수호타워 하나가 반피, 다른 하나는 멀쩡히 살아있고 호자가 남은 채로 존재했고, 적들은 수호타워와 호자가 모두 건재한 체 4번과 5번타워라는 커다란 버팀목이 자리잡고 있었다. 마침내 틀비가 나가게 되고 나 혼자서 컴 4명과 같이 전성기 컴5명을 상대로 이겨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솔직히 이 때 나도 나갈까라는 고민이 이미 대뇌로 전달되어 내 왼손으로 하여금 ESC를 누르게 하고 내 오른손으로 하여금 클릭을 하게 하려 하였으나 갑자기 생겨난 오기가 이를 막아 계속 게임을 진행하였다.
다행히 이 컴퓨터들도 점점 레벨이 오르는지라 오히려 나보다 레벨이 높아져서는 한 전투를 이기게 되었고 적팀의 5번 타워를 부시게 되었다. 그 때 적팀의 전성기 루이스는 영웅이란 칭호 답게 혼자서 수호타워를 부시러 왔고 이에 대해 우리의 호자가 맞상대를 하고 있었다.
나는 탭키를 눌러 트루퍼를 찍음으로써 우리 컴퓨터들이 트루퍼를 쳤으면 했지만 컴퓨터들은 한결같이 적 5번 타워 위치에서 우리 수호타워가 있는 곳까지 냉큼 달려가 루이스를 처단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트루퍼를 먹으러 왔기에 약 22~23분을 남기고 전지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 본진으로 컴퓨터들이 막 쳐들어 오는 것이 아닌가.. 휴톤과 스텔라를 필두로 하여 우리 본진으로 들어온 적들은 루이스를 멈추게 한 전적이 있는 호자를 상대로 엄청난 딜링을 퍼붓고 있었다. 당연히 우리팀의 컴퓨터 4명은 본진을 수호하러갔고 미니맵으로 본 우리 본진은 아수라장이 되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나는 적들을 무시하고 계속 공격을 퍼붓기로 했었고 바로 상대편 호자를 노리러 가게 되었다.
상대편 호자는 크나큰 덩치로 인해 나의 저격 4발을 맞고도 남다른 포스로 나를 향해 다가왔으나 나의 전지들의 우지는 호자마저 그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있게 하였으며 계속되는 우지와 류탄의 세례에 호자의 체력은 1/6도 남지 않게 되었다. 어느새 전지는 사라졌다. 그리고 분노한 호자와 그 앞에서 벌벌 떠는 한 중년 군인만이 존재할 뿐이었는데, 이 때 두번째 기적이 일어났다. 어느새 본진을 정리한 우리 컴퓨터들이 4번 타워를 때리고 있었기에 컴퓨터들은 그곳을 보호하느라, 또한 전성기 나비와 전성기 휴톤은 전지가 사라지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새로 나타난 트루퍼를 때리기 위해 자리를 비워두고 있어서 나와 호자의 1대 1구도가 성립되었던 것이다. 호자와 같이 둥글게 둥글게와 강강수월래, 서로 네가 때리면 나도 때려주는 좋은 자세를 통해 끝내 호자를 잡게 되었고 나는 4번 타워를 부수고 왼쪽 수호타워에 진입해 싸우고 있는 우리 팀 컴퓨터들을 구하기 위해 중앙을 거쳐 멀찍이 이동하고 있었다. 적팀 Y존에는 전성기 휴톤과 나비가 트룹을 때리고 있었다.
트루퍼가 잡힐 위기에 처해있다는 신호가 떴다.
나는 그 때 왼쪽 2-2립 지역에 있었다. 나의 친우 스프린터를 빨고 트루퍼를 어떻게든 스틸하고자 다가갔을 때 나이오비는 본진 안으로 들어가있었고 트루퍼가 따라가고 그 뒤에서 휴톤이 트루퍼를 잡기 위해 따라오고 있었다. 바로 우지를 쏘아 트루퍼에 에임을 맞췄을 때, 마지막 세번째 기적이 일어났다.
남은 시간은 19분. 공성지원부대가 떴다.
그러나 공지가 생성되는 곳에 오류가 있어 공지가 바로 좌,중,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2-2립 쪽에서 살짝 버벅대는 것이 아닌가..
그 당시 나의 팀원인 컴퓨터 4인방은 이미 전광판 신세였고 언제 리스폰되는 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아까 정리된 우리 본진은 수훈감인 호자는 이미 사라지고 수호타워 하나도 깨끗이 철거된 채 무주공산으로 놓여있었다. 나는 역시나 수비보다는 공격이지 하고 재빨리 샛길로 숨어 적들의 시선을 피했고, 나의 시야와 공지의 시야, 센트리 등을 확인해봤을 때, 적팀 컴퓨터들은 전부 우리 본진을 부수러 간 것이 틀림없다라고 판단하고 나의 크고 아름다운 공지들과 적팀의 수호타워를 계속 때렸다. 아직 우리 본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수호타워 2개를 모두 부신 나는 공지와 함께 HQ를 부수려 했다. 아직 공지 3명 중 2명의 초스가 남아있었기에 나는 충분히 부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적팀의 루이스가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루이스는 공지보다는 나를 우선적으로 잡으려는 듯 아이스버그를 펼쳤고 나는 재빠르게 무빙으로 피하며 최대한 나와 공지가 같이 맞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HQ로부터 자리를 멀리하였다. 그러자 루이스는 내쪽으로 다가가 영구동토를 시전하였고 나는 긴회를 통해 중년이라도 충분한 유연성이 있음을 증명하려 하였으나 그만 얼음이 보이는 곳에 걸려 얼려지고 만다. 얼려진 상태에서 내가 가장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나에게 다가온 적팀 나이오비였고, 나이오비의 불놀이와 성채, 적팀 루이스의 평타에 나는 그만 전광판으로 소환되고 만다.
그러나 나는 눈을 감으면서 웃고 있었는데, 내가 전광판으로 빛을 발하기 전에 본 적팀 HQ의 체력바는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전광판으로 별이 된지 3초 후, 나는 끝내 승리자가 되었다.
결과 레포트를 받으면서 다시는 고급 협력에서 카인같은 캐릭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