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div><br /></div> <div><div> “여러 가지 생각해 봤단다. 우선 네 거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구나. 고민하면서 찾아보다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돌연변이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단다.”</div> <div><br /></div> <div> 보라는 대부분 것들을 인지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전기로 움직이는 것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의 화면이 바뀌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컴퓨터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는 듯 보인다. 컴퓨터를 사용해 본 적도 없고, 이해할 수 없으니 인터넷이라는 세상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다.</div> <div><br /></div> <div> 시각과 청각을 이용하지 못하는 대신인지 알 수 없지만, 보라가 사용하는 감각은 꽤 멀리까지 느낄 수 있는 듯 보인다. 정확히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동네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이 모르는 소문이라니. 아마 소문이라는 말에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게 보였다. 보라가 당황하지 않도록 서둘러서 부과설명을 붙여줬다.</div> <div><br /></div> <div> “아…… 그 전에 이야기했던 컴퓨터라는 것 안에 인터넷이라는 세상이 있단다. 그곳에서 꽤 유명한 돌연변이란다.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정평이 난듯하단다. 혹시 그자에게 도움을 구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단다.”</div> <div><br /></div> <div> (그런 능력도 있을 수 있군요. 그게 사실이라면 엄청나게 편리하겠어요.)</div> <div><br /></div> <div> 보라는 이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서 생활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마을뿐만 아니라 이 종교 안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종교인이 돌연변이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말을 한다면 단번에 이단이라는 소리를 듣고도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돌연변이와 종교의 관계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보라는 의심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의 이런 생각을 타인과 나눠 본 적도 없었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를 할 수 있었다면 알 수 있는 상식도 전혀 알지 못했다. 다시 한번 이 아이를 사회에 내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이 찹찹했다.</div> <div><br /></div> <div> “또 하나는 전에 이야기했던 단체에 부탁을 해보는 방법이 있단다.”</div> <div><br /></div> <div> (그 단체는 전에 많이 축소돼서 의지하기 힘들다고 하지 않으셨어요?)</div> <div><br /></div> <div> 오늘 같은 일이 생길 거로 생각하고 미리 이곳을 알아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체는 규모가 작아졌다. 그들을 지지하는 세력보다 종교를 지지하는 세력이 더 컸다. 종교의 의사에 완전히 반대로 행동하는 그들을 종교도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았다. 그들을 지지하던 이들도 점점 빠져나가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작아졌다. 그 명맥만 간신히 이어가는 수준이 되자 이런 곳에 그녀를 맡길 수 없다고 여기고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div> <div><br /></div> <div> (저 한 명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그…… 제가 그렇게 많이 먹는 것도 아니니깐……)</div> <div><br /></div> <div> 아차 싶었던 걸까? 내가 다시 그곳에 의지해야 할 만큼 상황이 안 좋다고 느낀 걸까? 만약 그렇게 느꼈다면 그건 사실이다. 더는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여기던 곳에 의지해야 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div> <div><br /></div> <div>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면서 실상은 아무것도 준비되어있지 않았</div> <div>던 셈이다. 부끄러웠다. 보라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고 생각만 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았다.</div> <div><br /></div> <div> 보라는 자신이 먹는 것 때문에 상황이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범한 돌연변이였다면 이렇게까지 힘들게 거처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길 것이다. 그 생각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가슴이 아프다.</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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