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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14958
    작성자 : 튀김소보루
    추천 : 1
    조회수 : 721
    IP : 180.134.***.24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08/16 16:21:42
    http://todayhumor.com/?readers_14958 모바일
    고골의 외투와 예수의 속옷
      방금 고골의 단편을 읽던 중 뭔가 잡히는 것이 있어 기록한 내용입니다. 신학을 전공한 저에게 이런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은 참 재미있는 작업이에요. 참조한 책은 뻬쩨부르크 이야기 중 외투(민음사)이며, 사탄의 체제와 예수의 비폭력(한국기독교연구소)입니다. 쓴 글이 아까워 올리는 것이니 부담없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 '외투'에는 마태복음 5장 40절의 "겉옷까지도 벗어주어라!"라는 예수의 설교와 아주 희미하게나마 교차되는 지점이 엿보인다. 나는 이렇게 문학과 성서의 교차점을 찾아낼 때 즐거움과 어떤 만족감을 느끼곤하는데, 특히나 그것이 비폭력 대응 혹은 모방 경쟁같은, 성서의 중심주제임이 자명하지만 쉽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들의 냄새가 나는 부류들에 한해서는 더욱 그렇다. 맹목적인 시각을 가진 그리스도인들과의 대화에서, 앞서 말한 비폭력이나 모방 경쟁과 같은 주제들을 대화의 소재로 삼기란 불편한 점이 많다. 이들은 마치 이런 인문학적 요소들이 성서의 본질 중 하나라는 것에 어떤 불쾌함이나 공포심 등을 느끼고 있는듯 한데, 이는 예수의 죄사함과 하나님의 예정에서 벗어나면 성서의 모든 부분이 무너진다는 그릇된 오해에서 빚어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위에서 말한 만족 혹은 즐거움이라는 감정또한 맹목적인 시각의 파괴에서 발생할 기대심리임을 인정하기에 그리 선한 의도에서 나온 것은 아님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1. 외투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우리가 가장 먼저 살펴볼 부분은 외투의 주인공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라는 이름이다. 고골은 도시의 소외된 인간 군상을 그려낸 작가로 유명한데, 특별히 이 작품의 주인공을 통해서는 소외된 자의 전형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아까끼'라는 단어가 성자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과, 유아어로 '응가' 혹은 '똥'을 의미하는 '까까 kaka'에서 유래했다는 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가지 모두 '소외된 인간'을 나타내기에는 더없이 좋은 것들이다. 실제로 이 이야기의 구성원은 성자와 같이 아무런 죄도 없는 아까끼 아까끼예비치와 그를 더러운 똥처럼 취급하는 주변인들로 이루어져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다. 하급관리로 가난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는 가정도 친구도 없는 50대 남성이다. 그는 어리숙한 외모와 순진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싸개"라고 불리는 외투를 입고 다녔기에 주변인들의 놀림감이 되곤 한다. 그를 두려워하거나 존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심지어 그에게 무언가 부탁을 할 때도 공손하게 하는 법이 없다. 그의 특기라면 누군가 베란다에서 쓰레기를 투기할 때 딱맞춰 그 아래로 지나가게 되는 불운과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만족한다는 점이다. 특히 후자는 아주 눈여겨 볼만한 부분인데,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글자가 나오면 그 글자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몇번이고 소리내어 불러본 후에 정서(글자를 쓰는 일)를 하곤 했다. 그는 서류를 예쁜 글씨로 다시 기록하는 일을 맡아했는데, 그 일은 그의 집에서도 이어졌다. 남은 잔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그가 그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이런 아까끼예비치에게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그가 정서 작업을 하는 중에 동료들은 그의 머리 위에 종이를 뿌리거나 하숙집 노파와 언제 결혼 하느냐고 농담을 던지곤 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장난은 언제나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누군가 그의 팔을 건드리며 방해를 할 때에는 아까끼도 한 마디 하곤한다. "날 좀 내버려둬요, 왜 이렇게 못살게 구는 거요?" 바로 이 때 남들을 따라 아까끼를 조롱하던 한 젊은 관리는 꼼짝할 수 없었다. 아까끼의 말에서, '나도 당신들의 형제요'라는 또다른 메시지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 이후 이 젊은이는 동료들과 멀어지게 되었고, 인간의 잔혹성과 무례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아까끼의 그 이름, 성자임과 동시에 똥처럼 다뤄지는 그 모순을 목격했기 때문일 것이다. 고골은 이 부분을 아주 소중하게 기록한 것 같은데, 거대한 도시는 자신에게 복수할 수 없는 희생물을 언제나 필요로 한다는 것과 따지고 보면 그 희생양은 마치 성자처럼 아무런 죄도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듯하다.   
      사건은 겨울에 시작되었다. 뻬쩨부르크의 겨울은 아까끼예비치의 '싸개'로 견디기에는 너무나 혹독했다. 더이상 옷감을 덧댈만한 약간의 견고함마저도 잃은 그의 외투는 초겨울 바람에 만신창이가 된다. 그는 재봉사 뻬뜨로비치에게 외투를 기워달라고 사정을 하지만, 새로 맞추는 방법 외에는 더 이상 손 쓸 수 없다는 말에 절망하게 된다. 아까끼예비치는 150루블의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도의 절약을 하며, 불행 중 다행으로 그해 보너스로 60루블을 받아 결국 외투를 맞추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아까끼예비치에게 고통은 커녕 새로운 활력이 된다. 그는 돈을 모으고, 재봉사와 옷감을 고르며, 외투의 완성된 모습을 상상하는 것에서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어떤 희열을 맛본다. 아마도 이 감정은 더이상 자신이 '싸개'가 아닌 '외투'를 가질 수 있다는 기대에서 비롯된 것 같다. 이는 아까끼예비치에게 어떤 변화가 발생했음을 내포한다. 외투라는 옷이 지닌 기능 이외의 그 무엇을 아까끼예비치도 감지한 것이다. 그는 외투가, 다시말해 유행이라는 사회적 신분에 어떤 권력이 있음을 느끼고 이것이 자신을 아까끼(똥)로 불리게 했음을, 나아가 더이상 자신은 유행에 뒤쳐진 희생양이 아니게 됨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가 새 외투를 입고 출근하는 날 그의 기분은 마치 새로 태어난 날 같다고 했다. 주변인들의 휘둥그래진 눈과 반응은 이런 아까끼예비치의 기분을 한층 더 들뜨게 했다. 그날 부서의 계장은 아까끼예비치의 새 외투를 축하하기위해 자신의 집에서 파티를 열자고 말한다. 물론 이런 사교 모임에 낯선 아까끼예비치는 그것을 거절하지만, 그의 동료들은 이런 그의 거절을 거절한다. 아까끼예비치는 저녁 무렵까지 새 외투를 입을 생각에 기분이 들떴다. 그는 집에 돌아와 새 외투와 싸개를 '비교'해보며 감정이 증폭됨을 느낀다. 너무나 초라한 헌 외투였기에 오히려 그의 기분을 더 좋게 만들었다.    
      파티에 도착하자 동료들은 그의 외투를 대화의 주제로 삼는다. 아까끼예비치의 등장에 환호하고 그의 외투를 보기위해 몰려들자 아까끼예비치는 마치 자신도 이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 사회란 외투 하나만 가지고는 그 권력의 주인이 될 수 없다. 곧 그는 술, 요리, 카드 게임에 함께 어울리지 못했고, 나아가 자신이 잘 시간이 훨씬 지났다는 것을 알고는 집으로 향한다. 물론 그의 외투가 누군가에 의해 이미 바닥에 뒹굴고 있음은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까끼예비치는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강도에게 외투를 빼앗긴다. 그리고 다시 싸개를 입고 다녀야한다는 절망감에 휩싸인채 그는 도둑맞은 외투를 찾으려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그가 생각해낸 방법은 고위 관리에게 찾아가 경찰로 하여금 그의 외투를 찾도록 지시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불쌍한 젊은이는 시기와 인물을 잘못 찾아갔으니, 그 인물이란 얼마전 장관이 되어 계율과 자신의 권위를 맘껏 뽐내고 있던 사람이었고, 그 시기란 마침 그가 그의 고향 친구 앞에서 자신의 권력을 자랑하고 있는 자리라는 것이다. 아까끼예비치는 고위 관리 앞에서 사시나무 떨듯이 떨며 꾸중을 듣지만, 아까끼라는 이름이 그렇듯이 이는 그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기 이전에, 그 장관이 친구에게까지 공포를 느끼게 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심한 꾸중을 들은 아까끼예비치는 온몸이 퉁퉁 부어오른 채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자신의 침대에서 죽고만다.    
      모두가 그를 권력 게임의 가장 낮은 패로 사용했다. 동료들은 그를 조롱했고, 관리들은 그를 무시했으며, 결국 그는 욕망의 희생양이 되어 죽었다. 그러나 고골은 아까끼예비치에게 복수의 시간을 선사한다. 죽은 그가 뻬쩨부르크를 공포로 몰아넣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죽은 하급 관리의 유령이 나타나 시민들의 외투를 빼앗아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람들은 그가 바로 아까끼예비치라는 것을 직감한다. 그는 한순간에 권력 게임의 차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게임을 제안하는 것이다. 아무리 강한 완력을 가진 사람도, 권력을 지닌 장관도, 혹은 사교 모임을 이끄는 멋쟁이도 이 새로운 게임 앞에서는 자신의 권력을 내세우지 못한다. 그는 유령이며, 그를 잡을 수도, 죽일 수도, 모욕을 할 수도, 혹은 희생양으로 삼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외투로 대변하던 인간 사회의 모든 권력들은 이 외투를 탐하는 유령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자신들의 게임 패가 힘을 잃었으니 모두가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아까끼를 호되게 꾸짖었던 장관까지 외투를 빼앗기고나서야 아까끼의 유령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아마도 고골의 메시지는 이럴 것이다. 아까끼(성자)예비치는 아무런 죄가 없다. 다만 아까끼(똥)예비치만이 죄가 있을 뿐이다. 그의 본성이나 행실에 죄가 있는 것이 아닌 그를 죄인으로 몰아세우는 사회에 죄가 있는 것이라고.   
      아까끼예비치의 이야기가 이렇게 끝이 났으니, 이제는 예수의 속옷에 대해 살펴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 속에 가여운 아까끼예비치를 자주 불러들여 그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2. 속옷까지 벗어주라! - 너를 걸어 고소하여 네 속옷을 가지려는 사람에게는, 겉옷까지도 내주어라. (마5:40)    
      우리는 마태복음 5장 40절의 이 구절을, 한계없는 친절이라는 입장에서 바라보곤한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을 조금 이해하고나면 이 부분이 단순히 친절을 베풀라는 의미에 머무르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예수 주위에 모인 청중들은 이 메시지에서 어떤 혁명성을 감지했을 것이며, 더불어 상대를 희화화하여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리는 풍자의 냄새를 맡고 폭소했을 것이다. 나아가 내가 제시한 고골의 외투와의 교차점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전개를 위해 나는 월터 윙크의 해석을 빌려올 참이다.   
      당시에는 채무자가 겉옷을 담보잡히는 일이 많았다. 예수가 말하고 있는 이 상황은 주로 법정에서 일어나는 일로, 히브리 사회에서는 최고 빈민층만이 겉옷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 그러나 율법은 매일 저녁 해가 지고 나면 그 겉옷을 되돌려주도록 엄격히 요구했는데(출 22:25-27, 신 24:10-13/17, 암 2:7-8, 겔 18:5-9), 율법은 채무자의 권한은 보호했으나, 채권자가 매일 아침 옷을 가져가 채무자를 괴롭히는 것은 허락했다. 예수가 말하는 상황은 그의 청중들에게 친숙한 것이었으며, 채무자는 점점 가난 속으로 빠져들어 빚을 갚지 못하게 되고, 채권자는 그를 법정에 세워 법의 수단을 빌어 빚을 받아냈다.    
      그러나 당시 채무자가 되는 것은 개인의 나태함이나 불성실과는 거리가 있었다. 빚을 지는 일은 1세기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풍토병이나 다름없었다. 예수의 비유에 등장하는 채무자들은 곳곳에 가득하였으며, 이는 로마제국이 가져온 직접적인 결과였다. 황제는 전쟁을 치르기 위해 부자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매겼고, 부자들은 자신들의 부를 보호할 안전한 투자를 찾고 있었다. 이에 땅은 가장 좋은 대상이었으나, 대를 이어 유산으로 상속되었고, 어느 농부도 자진하여 땅을 양도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터무니없이 과도한 이자를 부과하여 토지 소유주들을 점점 더 빚더미에 올라 앉게 할 수는 있었다. 로마에 조공을 바치고차 헤롯 안티파스가 부과한 무거운 세금과 함께, 이런 빚이 경제적인 지렛대가 되어 갈릴리 농사꾼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땅을 잃게 만들었다.    
      그런데 예수의 말에는 당시의 상황과는 어울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당시 주로 담보 잡혔던 물건은 예수가 말한 속옷이 아닌 겉옷이었다. 속옷이란 율법에서 부정한 곳을 가리는 최후의 의복이기에, 이것을 가져가는 일이란 율법도 금지했으며, 나아가 겉옷을 담보로 잡은 후에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속옷이 담보로 잡히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해도, 속옷을 담보로 잡은 후 겉옷을 벗어주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의도된 아이러니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겉옷을 빼앗는 반율법적인 채권자와 이보다 더 악랄한 속옷까지 가져가는 가상의 채권자(로마) 모두를 그 대상으로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당시 제도를 염두한 후 예수의 아이러니를 제거한 설교 의미는 이렇다. "네 겉옷을 가지려는 사람에게는 속옷까지 벗어주라!"       
      청중들은 땅과 재산과 마침내는 겉옷까지 모두 빼앗아버림으로써 자기들을 수치스럽게 만들어버린 제도에 대하여 마음에 사무친 증오를 품고 있었다. 이에 속옷까지 벗어주라고한 예수의 권고는 채무자로 하여금 나체로 법정에 서라는 말이 된다. 가난한 채무자의 겉옷과 속옷을 들고 창피한 모습으로 서있는 채권자의 모습은, 법적으로 이길수는 없을 지 언정 가난한 사람을 모욕하려는 상대의 의도를 초월하게 한다.    
      게다가 나체는 사회통념상 거부되는 것인데, 왜냐하면 옷으로 사회적 위치를 정할 수 있는 계급 구분의 제도를 구분하기 때문이다. 옷이 없으면 사회가 질서를 잡고 보호되는 경계가 무너진다. 나체가 된 것은 사람을 구별하는 계급 구조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는 고골의 외투에서도 동일하다. 뻬쩨부르크는 그 도시의 거대함과 화려함 속에, 인간을 계급으로 나누어 상위 계급에 복종하게 하는 구조를 숨겨두었다. 그 중 통성명을 하기도 전에 혹은 자신의 관직을 말하기도 전에 그의 계급을 드러내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외투'다. 이는 예수 당시의 이스라엘도 동일하다. 고골과 예수는 결국 인간을 소외시키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밝히려 애쓰고, 그리고 그것에 대한 거부를 말한다. 고골은 외투 때문에 죽음을 당한 외투를 빼앗는 유령의 등장으로, 예수는 차라리 나체로 권력자 앞에 나섬으로써 계급 구조에 대해 거부함을 표현한다.     
       나아가 이 상황을 좀 더 연장할 때 상상되는 것이 있다. 채무자가 나체로 법정에 서는 행동은 주변의 이목을 끄는 행동일 것이고, 그가 나체로 법정에 서는 이유를 이야기할 자리가 될 것이다. 채무자가 자신을 가난하게 만든 제도에 대하여 예언적인 항거를 할 때, 채무자들을 억압한 전체 제도는 그 가면을 벗게 되고, 그의 이웃들은 자신들을 속박하는 구조를 파악하게 되며, 채권자는 한 사회 계급 전체를 박탈하고, 굴욕적으로 만든 무리로 드러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채권자로서는 난생처음 그가 행한 것이 무엇을 야기시켰는가를 보고, 회개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고골의 단편에서도 나타나듯이, 당국자란 자신들의 체면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재치있는 풍자보다 더 신속하게 그들의 힘을 빼앗는 것은 없다. 그들의 힘에 대하여 두려워하기를 거절함으로써, 당장에 제도가 변화하지는 않을지라도, 힘이 없는 자들이 주도권을 쥐도록 대담해지는 것이다. 이 메시지는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능력을 부여하는 실제적이고 전략적인 대책으로서, 자신들의 역사를 자신들의 손에 붙잡을 준비가 된 전세계의 힘없는 사람들에 의하여 오늘날에도 실현되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예수는 전체 체제의 본질적인 잔인성의 가면을 벗기고, 정의의 구실을 희화화함으로써, 전체 체제에 대결하는 방법의 한 힌트를 주고 있다.    

      3. 외투와 속옷    
      아까끼예비치의 유령은 예수의 설교에서도 울부짖고, 마찬가지로 예수의 대담한 메시지는 고골의 외투에서도 살아있다. 이 두 화자가 말하는 것이란, 인간을 소외시키는 그 제도에 대한 인식이며 소외된 자들의 각성이다. 평등이라는 가치를 몰아내고 그 힘을 빼앗는 것에 대항하는 법이란, 나체로 서는 것이며 유령이 되는 것이다. 즉, 그들이 제시하는 무기인 외투, 채무, 계급의 힘 앞에 굴복하는 것이 아닌, 그것이 지닌 유한성을 믿으며 대항하는 것이다.    
      아까끼예비치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다름아닌 외투이다. 자신의 노동을 사랑하고, 삶에 만족하며, 외투의 기능만을 생각했을 때, 그의 삶은 성자의 삶이었고, 그를 소외하는 것들은 진정한 힘을 내세울 수 없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까끼예비치가 그 권력 게임에 본의 아니게 참여하게 되었을 때, 즉 외투가 지닌 가상의 기능인 권력에 다가갔을 때 그의 삶은 망가지게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의 잘못이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뻬쩨부르크는 이 소시민 앞에 미끼를 흔들어대다가 그가 이것에 관심을 보이자 그의 목숨까지 낚아채갔다.    
      고골은 그에게 유령이라는 다른 차원의 힘을 부과함으로써, 주변인들이 감히 대항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준다. 그러나 예수는 이것을 현실에서 시도하라고 말한다. 앞서 본 것처럼, 당장에 그 제도가 변화하지 않더라도 소외된 자들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며, 이것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결국 예수가 말하는 속옷까지 벗어주라는 설교는 고골의 외투에서 완력, 계급, 유행이라는 힘으로 대항할 수 없었던 유령의 상태가 되기를, 지금 이 땅에서 시도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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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16 23:12:57  183.101.***.34  후추의언니  537186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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