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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1688318
    작성자 : 첫눈이내려와
    추천 : 0
    조회수 : 620
    IP : 182.161.***.107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7/02/11 18:11:21
    http://todayhumor.com/?gomin_1688318 모바일
    전역 후가 걱정입니다.
    전역이 10일정도 남은 현역 군인입니다.  <div><span style="font-size:9pt;">제 군대 동기들은 전역 후에 '여행도 가야지, 콘서트도 가야지, 여친도 사귀어야지' 하면서 되게 기대에 차 있는 것 같아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근데 저는 전역이 다가오니 별로 기쁘지가 않습니다. 물론 전역일을 하루하루 새기는 합니다만, 입대 초기당시에 예상했던 기분은 전혀 아니네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왜 이런 기분이 들까 생각도 많이 해봤습니다.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첫째로, 부대 내가 솔직히 밖보다 편합니다. 밖에서 해야하는 자잘한 걱정도 안해도 되고 (인간관계, 옷, 음식 등),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해라는 것만 하면 되고,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고 </span><span style="font-size:9pt;">밥도 삼시세끼 적절히 먹고 운동, 독서까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또 저희 집이 좋은 집은 아니라서 (화장실이 너무 추워요 흑흑) 시설도 부대 내가 더 좋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또 사실 저는 부대 내에선 정말 바른생활 사나이입니다. 그런데 휴가만 오면 비교가 되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참 쓰레기같이 지내네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바르게 살고싶은 의욕이 생기지도 않고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핸드폰 없이 몇 달도 잘 살다가 휴가만 오면 연락 올 사람도 별로 없는데도 하루종일 붙잡고 있습니다. 놓지를 못하겠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또한 할게 없으니 쓸데없는 예능프로그램이나, </span><span style="font-size:9pt;">컴퓨터게임이나 주구장창 하구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또</span><span style="font-size:9pt;"> 이런거 하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니 수면리듬도 바뀌고, 낮과 밤도 바뀌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물론 지금까지는 다시 부대로 복귀하면 정상적인 리듬과 생활로 돌아가니까 걱정이 없었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젠 전역을 하고 대학교에 복학을 할텐데 계속 휴가 때처럼의 생활을 하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제가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사람이라 군대처럼 제어장치가 필요한데, </span><span style="font-size:9pt;">전역을 하게되면 그런게 없으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둘째로, 부대 내에서 간부들의 생활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돈에 대한 욕망이 커졌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는 병사로 한달에 20만원밖에 못 받아 옷 몇 벌을 사는것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데 간부들은 수백만원을 벌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똑같은 조기출근, 당직을 서도 </span><span style="font-size:9pt;">저는 헛고생인데 비해 그이들은 돈을 더 받으니까.. (아싸리 장교로 갈 걸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span></div> <div>얼른 취직을 해서 돈을 벌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div> <div>복학을 해서 대학생이 다시 된다면 또 돈걱정을 하면서 찌질하게 살걸 생각하니 슬프네요. </div> <div>학자금대출이니, 교통비니, 의복, 식비, 휴대폰요금이니 하면서.. </div> <div>고등학교만 졸업하신 부사관분들도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잘살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학을 <span style="font-size:9pt;">계속 다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span></div> <div>청춘이니 입에발린 소리를 해도 결국 돈을 더 벌려고 대학에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요즘 고졸이나 대졸이나 무슨 큰 차이가 있나 싶기도 하고..</div> <div><br></div> <div>셋째로, 2년간 고민을 했지만 제가 뭘 좋아하는지 정말 정말 모르겠습니다. </div> <div>제 학과는 공대쪽인데 저는 수학,물리를 정말 못합니다. 대신 국어같은 것은 꽤나 특출나다 싶을 정도로 잘합니다. 과목 전교 1등도 몇번 해봤었고요.</div> <div>그래서 부대 내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책도 많이 읽으면서 (국어, 사회쪽을 좋아해 인문도서로 약간 편향되게 읽긴 했지만)</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자신있는 과(국문과)로 전과를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꽤나 확실하게 스스로 결정을 했다고 자부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출사표라고도 할수있는 장문의 편지를 부모님께 보내고, 답장을 기다렸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답장에는 모든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 '그래도 니 밥그릇 하나는 챙겨놓고 니가 하고싶은것을 해야하지 않겠느냐. 국문과가서 뭐하냐'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가 적혀 있었습니다. 웃기게도 </span><span style="font-size:9pt;">또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약해지더라고요. '내가 정말 국문과에 간절히 가고 싶은 걸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니면 단지 수학, 물리가 없는 하나의 도피처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잡생각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2년의 고민의 끝은 결국 똑같은 과, 똑같은 학교에 복학하는 것이었습니다. </span><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2년을 고민했는데 결국 저 자신이 선택해서 바뀐것은 아무것도 없고 제자리니, 더이상 '고민'이라는 단어 자체에 정나미가 떨어집니다.</span><span style="font-size:9pt;"> </span><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마지막으로, 요즘 모든것이 의미없게 느껴집니다. </span></div> <div>여행을 갈까? 가봤자 뭐할거야. 블로그에 얼마나 자세히 나와있냐. 그리고 저건 다 과장된 SNS용 행복일 뿐이고 실제는 별거 없을거야. </div> <div>예쁜 옷을 살까? 사봤자 뭐할거야. 보여줄 여자친구나 있냐. 그리고 예쁜 옷을 입든 오래된 옷을 입든 사람들은 너한테 관심도 없어.</div> <div>영화를 볼까? 봐봤자 뭐할거야. 너 저번에 봤던 많은 영화들 중에 내용 기억나는 거 있냐? 다 잊어먹었잖아. </div> <div>운동을 할까? 운동 좋지. 근데 너 군대에서 그렇게 살도 많이 빼고 몸도 좋아졌는데, 뭐 니 인생이 달라지는거 있었어? <span style="font-size:9pt;">똑같이 TV보고 컴퓨터하고. </span></div> <div>맛있는 음식을 먹을까? 그만좀 처먹어. 그맛이 그맛이야. </div> <div>여자친구를 사귈까? 여자 사귀고 싶은 목적이 뭐야? 결국 섹스하고 싶은거 아니야? 야동을 봐 변태새끼 </div> <div>돈이나 모으자! 그깟 몇십만원 푼돈 모아서 뭐할건데? 사고싶은 것도 없잖아. 또 솔직히 사는게 필요해서 사는게 있기냐 있냐? 다 돈낭비지</div> <div>같은.... 에휴</div> <div><br></div> <div>복학해서 또 다른 사람들과 의미없는 눈치보기, 관계형성, 감정소모를 해야하는게 걱정이기도 하고...</div> <div>잘 모르겠습니다. 마루야마 겐지라는 작가는 이렇게 삶이 의미없게 느껴지면 자살을 하라고 했던거 같은데 하하</div> <div>살아있다는 느낌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풍경처럼 느껴집니다.</div> <div>아직 살 날은 많이 남았는데 저는 왜이렇게 무미건조하게 사는 걸까요. 전 뭘해야 할까요?</div> <div><br></div> <div>글에 두서가 없네요.   </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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