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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155179
    작성자 : 인큐버스
    추천 : 12
    조회수 : 623
    IP : 119.149.***.66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08/06/29 15:34:47
    http://todayhumor.com/?humorstory_155179 모바일
    "까칠한 그녀는 열여덟살 입니다."
    제게는

    참으로 까칠하기 그지 없는 열여덟살의 그녀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가 제일 사랑하는 아이입니다.



    요녀석

    어찌나 까칠한지 고딩이가 되고 나서부터 같이 외출한번 할라치면

    아침부터 절대로 기분을 건드리지 말고 기다려야 합니다.



    아이가

    제 볼일 다 볼때까지 기다리다 지쳐서 버럭~하고 소리를 지르는일이

    빈번하니 아이와 함께 외출하는건 한달에 한번도 어렵습니다.



    오늘 아침은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는 놀토입니다.



    다음주 부터 시험인지라 도서관에 가려고 그러는지 일찍 일어나서는

    물통에 미싯가루를 타고 있는 모습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 엄마가 타줄께... "

    " 나도 탈 줄 알아... 내가 모 애긴줄 알아 "



    남편이 거듭니다.

    " 그래...우리 외동이가 애긴줄 알아... "

    췟!



    아이는 남편을 참 좋아합니다.

    수학여행 가서도 남편에게 먼저 문자하고 전화를 해서 제 마음이

    쬐끔 삐졌던 적도 있습니다.



    남편은 딸아이를 달래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외동이..외동이 하며 살갖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주니 당연히

    아빠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저는 성격이 불같고 참을성 없는 엄마여서 그리 못한다고들

    부녀가 공격해 오면 할 말이 없습니다.

    인정하니까요. ^^



    그런데 이녀석 제가 탄 미싯가루를 먹어보더니...' 조금..싱겁네 '하며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 엄마가 다시 타줘? "

    " 그러던지. "

    답도 짧습니다.

    이 또래의 아이들이 다 그럴까요..싶을만큼 자기가 하고 싶은 대답만

    합니다.

    모 저도 아마 열여덟살때 이랬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싯가루를 타려고 싱크대앞에 서니 ....이런....

    온천지 가루를 날려서 도배를 해놨습니다.



    어이궁 내가 못살아...일거리가 두배가 됩니다.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남편과 나는 출근 준비를 아이는 도서관 갈 준비를

    마치고는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도서관 가면 휴지가 필요할 것 같아서 차에서 휴지를 챙겨 줬는데...

    필요없다고 우기는 요녀석.



    내린 후 그 자리를 돌아보니 끝까지 가져가지 않고 놔두고 갔네요.



    휴...



    까칠한 그녀와 저는 늘 이렇습니다.



    3.2kg으로 이 세상에 온 녀석이 이제는 엄마인 저보다 키도 훌쩍 크고

    손가락도 길죽하고 발도 더 큽니다.



    내겐 너무 까칠한 그녀지만 그녀가 있어서 삶이 유쾌합니다.



    퇴근후 도서관으로 그녀를 만나러 가볼까 합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출처: 다음 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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