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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는몽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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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17547
    작성자 : 꿈꾸는몽이
    추천 : 0
    조회수 : 362
    IP : 49.1.***.20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12/08 19:07:36
    http://todayhumor.com/?readers_17547 모바일
    [짧은 썸 습작]전생에 하마였던 그녀

    "그러니까 나의 전생은 하마였어요."


    현주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하마는 무슨, 그녀는 좀 '암사자'처럼 생겼다. 굳이 동물에 비유하자면은, 


    "으으~, 오빠도 못 믿네요. 역시.헤헤"


    그녀는 '암사자'가 마음을 푹 놓은채로 물을 마시듯 맥주를 마셨다. 발칵발칵발칵,


    약간 얼빠진 그녀의 표정이 조금 귀여웠다. 나도 그녀를 따라 맥주를 마셨다. 벌컥벌컥벌컥.


    그리고 몸이 따뜻해져 오는걸 느꼈다. 하마랑 같이 아프리카 어딘가의 강가에서 몸을 푹 담근 느낌, 나는 현주가 마음에 들었다.

     

    현주를 친구의 소개로 알게되었다.


    "너랑 좀 비슷한 구석이 많으니까. 뭐, 같이 잘 놀 수 있을꺼야.괜찮다면."


    비슷한 구석...


    암사자처럼 생긴 거와는 달리, 자꾸만 배시시 헤헤 웃는 현주.나보다 더 어리버리한 모습을 내보이는 현주. 


    어린 동물이 어실피 움직여대는 듯한 현주의 모습.이런 모습이 친구가 '여태' 나를 보아왔던 모습인걸까. 설마. 


    그런데 내가 ' 내 전생은 하마'라고 할 만큼 남들에게 허무맹랑한 소릴 했던가?

     

    나와 현주는 다들 그렇듯 시내의 한 카페에서 친구의 소개로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한시간도 안되어서 친구는 따로 어디론가 가 버렸다.(자, 그럼 오늘 하루 둘이 알아서 재밌게 보내.) 


    현주와 나는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았고, 낙엽들이 떨어져 가는 카페거리를 이곳 저곳 돌아 다니면서 이런 저런 얘기


    를 했으며,이것 저것 신기한 것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맘에 드는 술집이 보여 문을 열고 들어가 마른 땅콩과 생맥주를 시켰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조금씩 어색함과 서먹함에서 헤실대며 헤어 나올 수 있었다.

     

    이름은 박현주,나이는 나보다 1살 어렸다.


    좋아하는 건 드라마 시청하기. 드라마 중에 제일 좋았던 건 '아일랜드'


    "다들 잘 생겼구 예쁘기도 했지만요, 드라마 대사들이 예쁘게 다듬어진 시 같아서 더욱 좋았어요. 


    주인공들 사랑하는게 독특하면서두 저도 그런 사랑하고 싶기두 하구요."


    "서로에게 운명적인 사람을 사랑으로 만나는 이야기인데 서로 커플끼리 엇갈린 사랑이라 슬펐어.못 할 사랑 이야기였어"


    "끝이 슬퍼서 그리고 엇갈린 사랑이라 못 할 사랑일까요.. 


     울고불고 해도 모든 거 내려놓고 순수하게 사랑 할 수 있어서 웃을 수 있고 안을 수 있다면 


     전 아무래도 좋아요.아무리 못 할 사랑도 아무래도 사랑이니까."  


    맥주 한 모금 꿀떡 삼키면서 '사랑을 좋게 생각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 집 맥주가 참 쌉싸름 했다.


    현주와 나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그렇게 그녀는 자기의 전생이 하마라는 말 까지 한 것 이었다.

     

    맥주를 어지간히 마신 나였지만, 헌주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녀가 사는 아파트 입구까지 바래다 주었다.


    "바래다 주어서 고마워요.오빠. 연락할께요."


    현주는 90'로 허리 굽혀 내게 인사하고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폴짝폴짝 뛰어 갔다.


    "또 보자"


    뛰어가는 현주의 모습을 보면서도 내 머리가 울리고 지끈 거리는 걸 느꼈다


    엘리베이터를 탄 현주가 내게 바이바이라고 말하며 손을 흔들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 까지 나도 모르게  현주 따라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문이 닫히고 숫자표시판이 바뀌고 나니 하품이 절로 나왔다. 좋은 만남이었다.

     

    아파트 입구에서 나오는 길에 다시 그 순간을 상기해본다. 생맥주 통에 담겨진 맥주의 양의 3분의 2쯤 비워져 있을 때 였나.


    "자주 비슷한 꿈을 꾸는데요. 그 꿈이..충분히 몸을 담금 수 있을 만큼 깊이의 물 속에서요, 


     마냥 그곳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는 거예요. 떄로는 커다란 입으로 있는 힘껏 하품도 하면서요.어쩌면 하품 따뜻할 비명일지도 모르겠지만."


    입맞춤하고 싶어졌다. 오글거려 못 들어줄 말을 하는 행복에 절인 그윽한 그녀의 눈매가.하마의 눈매가 언뜻 보여서 이기도 했다.

    꿈꾸는몽이의 꼬릿말입니다
    생각해 보니 올해 핫햇던 단어가 썸이었군요.
    썸 끝이 좋으면 그리 달콤 할 수가 없었는데
    썸 끝이 안 좋으면 그리 쓰디 쓸 수가 없었지요.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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