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자게에라도 반성문을 올려보려고 합니다.</div> <div>시사게에 올리고싶으면서도 무서워서 새로 아이디를 팠더니 올릴수가 없군요.</div> <div> </div> <div>이 이야기는 어찌보면 저희 가족사이기도 합니다.</div> <div>안녕들하십니까라는 물음에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div> <div>아무도 읽지 않으셔도 그냥... 스스로 마음을 잡기위해 써보고 싶었습니다.</div> <div> </div> <div>저희 부모님은 좋은 분들입니다.</div> <div>콘크리트층 부모님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정말 부러워할만한 부모님입니다.</div> <div> </div> <div>아버지는 가난하게 사시다가 치료비가 없어 부러진 다리를 치료하지 못하고 그대로 지내셔서 아직까지 다리를 저십니다.</div> <div>그러면서도 그 시골에서 아득바득 공부하셔서 대학을 들어가셨습니다.</div> <div>시골 7남매 가난한 조부모님께 더이상 폐가 되지 않기위하여 명문대라 불리우는 대학들을 포기하시고 장학금을 받고 지거국을 다니셨습니다.</div> <div> </div> <div>저희 아버지는 운동권 출신이십니다.</div> <div>다리를 저시고, 지금 기준으로는 정말 작은 체구로 어두운 시대에 똑바로 맞서 싸우셨습니다.</div> <div> </div> <div>저희 어머니역시 대학을 나오셨습니다.</div> <div>그시절 여자가 대학가기 힘들기 때문에 저희 어머니는 가출을 해서 스스로 돈을 벌어 공부를 하시고, 역시 여자에게는 (2남 1녀중 둘째셔서 더욱더) 등록금을 대줄수 없다는 외할머니의 주장에 역시 장학금을 위해 지거국으로 오셨습니다.</div> <div> </div> <div>저희 어머니는 직접 운동을 나가신 분은 아니지만 여러면에서 동조하고 도우신거로 알고있습니다.</div> <div>그로 인한 많은 불이익으로 어머니의 미래는 어두워 지고 말았습니다.</div> <div>여자의 몸으로 홀로 자수성가하셨던 어머니는 대학을 힘들게 졸업하신뒤 바로 전업주부가 될수밖에 없었습니다.</div> <div> </div> <div>저희 아버지에게는 빨간줄이 있었습니다.</div> <div>아마 운동권 출신이시라면 대부분 있는 그 줄입니다.</div> <div>잘 기억은 안나지만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빨간줄을 지워주겠다 하였고 저희 아버지는 그걸 거부하려고 했습니다.</div> <div>당당하시기에 거리낄게 없다 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그러나 저와 제동생얼굴을 보고 몇날며칠을 고민하시던 끝에</div> <div>자식들을 위해 빨간줄을 지우셨습니다.</div> <div> </div> <div>호된 과거가 보상을 받는건지, 가루가 되어 그냥 잊혀져 버리는건지 모르겠다며 씁쓸히 웃으시는 아버지의 미소가 조금 슬퍼보였었습니다.</div> <div>저는 아버지에게 빨간줄이 있었다는 것도 그걸 지우셨다는 것도 대학을 다니면서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div> <div>그래서 언제인지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합니다. 쓰다보니 역시 많이 부끄럽네요</div> <div>모든건 아버지가 술에 취해서 드문드문 주정을 부리시는걸 몇년에 걸쳐 조합한 끝에 알게 되었습니다.</div> <div> </div> <div>어머니는 아직도 전화 소리에 깜짝깜작 놀라십니다.</div> <div>예기치 못한 방문도 두려워 하십니다.(택배의 활성화로 이점은 많이 나아지셨지만요 ㅋㅋ)</div> <div>그 이유는 아버지때문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저를 임신하고있던중에도 꾸준히 싸우셨던 아버지는 항상 경찰에 쫓기셨고</div> <div>신혼집에 귀가를 할때 제대로 현관을 통해 들어오신적이 손에 꼽는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저희 아버지는 참 인덕이 많으셨습니다.</div> <div>그래서 많은 후배들이 저희 집을 피난처로 썼다고 하십니다.</div> <div>형사들에게 폭언을 듣고, 사람들을 피신시켜주고, 책들을 숨기고,</div> <div>어머니는 임신한 상태로 그 모든것을 마주하면서 많이 지치셨습니다.</div> <div> </div> <div>그런 부모님 밑에서 저는 어릴때부터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div> <div> 어린나이에 아버지어머니를 따라 그냥 막연히 어떤 당을 싫어했습니다.</div> <div>조금 크면서 주위의 다른 몇몇 어른들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 부모님은 나쁜사람이었습니다. 어리석은 바보였습니다.</div> <div> </div> <div>특히 저희 아버지는 경상북도 출신이시기에 그런 어른들이 더 많았습니다.</div> <div>제가 아버지께 그 어떤당에 대하여 왜 아버지는 그 당을 무조건 미워하냐 라는 어리석은 물음을 던졌던 기억이 있습니다.</div> <div>아버지는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div> <div> </div> <div>네가 직접 찾고 네가 직접 생각한뒤 결정하여라. 나를 따를 필요는 없다. 네가 그 당을 지지한다고 하면 나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하면 되는 거다.</div> <div>라고 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지금 생각하면... 저희 아버지가 보살같이 느껴지는 말이네요.</div> <div> </div> <div>아직 정치에 관심만 가지며 이도저도 모를때 아버지께 많이 끌려다녔습니다.</div> <div>노무현 캠프에 계시던 아버지를 따라 여러 의원들도 뵙고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님과 악수도 해보고...</div> <div>제 남동생을 직접 안아들고 이야기를 나눈 사진이 아직도 저희집에 있어요.</div> <div>노무현 대통령님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습니다만, 인간적으로는 많이 존경합니다.</div> <div>역대 대통령들 중에서는 가장 존경하는 분이기도 합니다.</div> <div> </div> <div>저도 제대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공부하며 이제 겨우 제 정치관을 갖게될 무렵 김진태 의원에 관한 기사를 읽고 조금 놀랐습니다.</div> <div>솔직히 저한테는 그냥 멀리살면서도 아버지를 찾는 아버지의 친한친구,인 아저씨였던 분이 저런 대단한 분이었다는거에 상당히 많이 놀랐었습니다.</div> <div>안타깝게도 그 기사는 김진태 의원께서 세상을 떠나셨다는 기사였고, 후회로 가슴을 쳤었습니다.</div> <div> </div> <div>아버지가 항상 그분을 뵈러 간다며 저에게 같이 가겠느냐고 물었을때 저는 귀찮음에 그냥 거절하고는 했었거든요.</div> <div>과거로 돌아가면 저 자신에게 꿀밤한대 때려주고 싶네요.</div> <div> </div> <div>각설하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많은 촛불 시위가 일어났습니다.</div> <div> </div> <div>뉴스로 소식을 접하신 어머니께서 귀가한 저의 손을 붙잡자마자 한 첫마디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div> <div>넌 저런데 나서지마라.</div> <div> </div> <div>의외죠?</div> <div> </div> <div>어머니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저를 잡고 대답을 요구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절대 저런데 나서지마라.</div> <div>너는 나서지마라.</div> <div> </div> <div>아버지는 일이 바쁜와중에도 시위에 나가셨습니다. 아직 어린 제 동생들의 손을 붙잡고요.</div> <div>하지만 어머니는 제 손을 붙잡고 우셨습니다.</div> <div> </div> <div>많이 걱정되셨겠지요.</div> <div>그러겠노라 답할수밖에 없었습니다.</div> <div>아버지도 몇번 나가시고는 그냥 묵묵히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는 그 뒤로 나가지 않으셨습니다.</div> <div> </div> <div>제가 타향살이를 하는동안에도 전화해서 절대 나가지 말라며 말리셨습니다.</div> <div> </div> <div>저희 가족은 마치 정치를 잊은냥 그렇게 이명박정부를 지냈습니다.</div> <div>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무말 하지 않으셨습니다.</div> <div> </div> <div>이번 대선기간에 고향집에 내려갈일이 생겼습니다. 마침 딱 대선날이었죠. 투표를 하고 아버지와밥을 먹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리고 아버지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div> <div>모두 민주화 운동을 하셨던 분들입니다.</div> <div> </div> <div>집에서는 항상 허허웃으며 사람좋고, 사회에서는 친구들에게 돈뜯기고 사기당하는 사람좋은 아버지가</div> <div>그분들께는 영웅이었고 존경할만한 친우였습니다.</div> <div> </div> <div>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div> <div> </div> <div>그분들중 한분이 말했습니다.</div> <div> </div> <div>절대 누가 대통령이 되면 안돼. 그럼 우리의 그 세월은 뭐야.</div> <div>말이 안돼. 그렇게 되면 우리는 뭘까?</div> <div>될리가 없어. 우리의 많은걸 바쳤잖아.</div> <div> </div> <div>그날 결과를 보고 아버지는 말이 없으셨습니다.</div> <div>저를 먼저 집에 보내고 술에 취해 늦게 들어오셨습니다.</div> <div>어머니도 집에서 술을 드시고 계셨습니다.</div> <div> </div> <div>솔직히 저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div> <div>그날 두분이서 거실에서 같이 술을 드시던날 저의 손을 잡고 아버지가 사과하셨습니다.</div> <div>자신이 모자라 너에게 힘든짐을 지워줄것같다고</div> <div>몇번을 사과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저는</div> <div>바뀔거라고 생각했습니다.</div> <div> </div> <div>이명박 정부때</div> <div>모두가 나가 요구하는 그때</div> <div>무언가가 바뀔거라 생각했습니다.</div> <div> </div> <div>제가 나가지 않아도,</div> <div>어머니의 눈물어린 부탁을 들어드려도</div> <div>바뀔거라고 생각했습니다.</div> <div> </div> <div>저는</div> <div>개념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div> <div> </div> <div>행동하지 않아도,</div> <div>시위에 직접 나서지 않아도</div> <div> </div> <div>그들을 지지하는 글 몇자를 적고,</div> <div>관심을 가지고</div> <div>투표를 하고</div> <div>진보적인 성향의 신문을 읽으면,</div> <div>그러면 저는 된거라고</div> <div>충분히 개념있는 사람인거라고 생각했습니다.</div> <div> </div> <div>대자보를 읽었습니다.</div> <div>많이 부끄럽습니다.</div> <div>지금도 제가 이 짧은 글을 적는동안에도</div> <div>행동하는 분들이 고생하고 계시겠지요.</div> <div> </div> <div>아마, 저희 아버지도 고생하고 계실지도 모릅니다.</div> <div>그러면서도 저는 나서지 않길 바라시겠지요.</div> <div>자신이 힘이 모자랐다고 생각하시며,</div> <div>제가 나서지 않길 바라시며 당신이 나가고 계시겠지요.</div> <div> </div> <div>이젠 안될것 같습니다.</div> <div>너무 많은게 뒤틀려버린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저도 나서야겠습니다.</div> <div>이제껏 너무나도 안이했습니다.</div> <div>편하게 안주하고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div> <div> </div> <div>저는 이 나이 먹도록 부모님을 밟고, 힘을 빌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div> <div>이번에 어머니께 전화가 오면 어쩔수 없노라 대답하려고 합니다. 아니 제가 먼저 전화하려고 합니다.</div> <div>저도 어머니처럼, 아버지처럼 당당해지고 싶습니다. 바뀌지 않아도 행동하고 싶습니다.</div> <div>후에 제 자식들에게 사과라도 하고싶습니다.</div> <div>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그런 사과를 하고싶습니다.</div> <div> </div> <div>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던날 어머니가 우셨습니다.</div> <div>이것이 진짜 기적이라고 우셨습니다.</div> <div>그때는 몰랐지만 커서 당선되는 과정을 정리된 글을 보니 알겠더군요.</div> <div> </div> <div>시위에 절대 나가지말라며 저를 말리는 어머니를 한때는 이해할수 없었으나</div> <div>그것 역시 시대가 남긴 치유할수 없는 상처겠지요.</div> <div> </div> <div>저도 이제는 행동하려 합니다.</div> <div>조금 무섭습니다.</div> <div> </div> <div>아버지의 상처와 어머니의 상처를 보며 솔직히 용기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만,</div> <div>부모님의 용기를 닮고 싶습니다.</div> <div> </div> <div>아무생각없이 그냥 생각을끄집어 막 적다보니 두서없는 글이 되어버렸네요.</div> <div>그냥 저 자신에게 하는 다짐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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