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뜻밖의 만남으로 잊고 지내던 지인을 만났습니다.
술자리에서 여러 이야기가 오갔고, 그 중 하나가 '꿈' 이야기입니다.
미래에 달성할 목표로서의 '꿈' 말이죠.
그 이야기가 나오니 그만 말문이 막히더군요.
분명 제가 보다 어린시절엔 여러가지 꿈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없거든요.
뭐, 지금 세상 사는데엔 큰 여러움은 없습니다.
직업도 있고, 저축을 꾸준히해서 부동산에 투자할 자원도 있구요.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저의 '꿈'이 사라졌다는 것은 명백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명 어린시절엔 여러가지 꿈이 있었죠.
우주비행사, 탐험가, 사진촬영가, 배우.... 기타등등...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없어요.
잘해봐야 이번 부동산 투자가 잘 되어서 보다 여유로운 직장에 재취업하면 충분한 삶의 안락함을 얻을 수 있겠다... 정도...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제가 어린시절의 야망을 상실했다는걸 느낄 수 있는데
집에와 보니 그 이상의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고향에 오신 어머님이 말씀하시더라구요.
고향 본당의 신부님이 환속을 하셨다고....
충격이었습니다.
그분(개인정보 노출을 할 수 없으니 밝힐수 없습니다. 양해를...)이 환속을 하셨다니...
그분은 젊은 시절에 여러가지 사회활동을 하여 높으신 분들에게 미움을 받았지만,
저에겐 영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여러가지 영감을 불어넣어준 분이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것은 그분이 환속하는 마당에도 어떠한 성적 스캔들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아는한 신부님이 환속하는 케이스엔 성적인 스캔들은 없었습니다.
나이들고 외로움이 강해지니 환속하는 분들이 제가 아는 환속케이스의 전부였죠.
하지만 그분이... 그토록 강인하고 활발한 그분이... 아무런 스캔들도 없는데도 환속을 했다는 것은 제겐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차라리 성적인 스캔들이 있었다면 전 납득을 했을겁니다... 성적인 욕망이라면 적어도 누구에게나 공통된 것이니까요.
하지만 나이들어서 외롭기 때문이다니...
이건... 정말... 납득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은... 인간은 나이들수록 나약해진다는 비극이 진리라는걸 보이는 것이잖습니까......
정말 뭐라고 할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뭐, 저도 뿌리부터 신자이니 그런 이야길 많이 들었죠.
신부님들도 사람이니 젊은 시절엔 젊은 혈기로 여러 고난을 이겨나갈 수 있겠지만 나이들면서도 그러긴 힘들다는 말...
예전같으면 전 단호히 그런 말을 부정했을 겁니다.
인간의 힘은 나이와 성별에 무관하게 존재한다고 믿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뜻밖의 만남으로 누구도 아닌, 저 자신이 얼마나 야망과 젊은 힘에서 멀리 떨어졌는지 알고나니...
뭐라 말하기 힘든 고통을 느꼈습니다.... 정말로요...
수많은 꿈을 안고, 정렬로 불타는 마음으로 사회에 발을 디뎠을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 과거를 돌이켜보니 제가 얼마나 그때에서 멀리 벗어났는지...
그리고 제가 본받을 영적인 스승조차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었다는 것을 알고나니...
정말이지 비참한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 세월앞에서 얼마나 나약해지는지 알아서 말입니다...
제발 누구든지 좋으니,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지, 그리고 세월따위에 침식하지 못할 경이가 얼마나 있는지 알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