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들과 술한잔하고 시장 구석에 있는 순대국밥집에서 해장을 하고 있었어요.
전면에 있는 tv에서 세월호 이야기가 나오길래
형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죠.
'아이들도 불쌍하고 에휴...'
말하고 있는데 옆테이블에서 어떤 여자분이 오시더니 묻는거예요?
"오빠들~ 여기 뭐가 맛있엉 ~?"
저희는 당황했어요...
하지만 밤에 술마시고 찜질방에서 방금 나온 후리후리한 모습을 보기 지역 단골 같으니 메뉴정도는 물어 볼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바로,
'특 순대국 맛있어요 ~ 드세요'
라고 말해 드렸죠.
곧 활짝 웃으며 돌아간 그분 소주 한병을 시키시더라구요.
속으로 '순대국밥에 소주가 어울리기는 하는데 오전 9시는 좀 이르지 않을까 했지만,
뭐 괜찮아요, 저도 가끔 혼자 시켜먹기도 하니 여자라고 다르게 볼 필요 없으니까요.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어요.
'까득!' 소주를 까더니, 다 들리는 혼잣말로
"여자가 혼자 술 마시고 있는데... 무슨 일인지 묻지도 않고... 너무하당 정마알~ "
저희는 당황했어요.
하지만 그냥 허허 웃고 넘겼어요,
하지만 문제는 계속 이어졌죠.
이모님에게 재떨이를 요구하더니,
"오빠들~ 담배 같이 피워요~ 제가 불도 붙여 드릴 수 있는데~"
저희는 (3남) 굉장히 당황했어요.
술 먹고 다음날 해장하러 순대국밥집 와서 세월호 이야기하는데
이 여자는 도대체 정체가 무엇일까.
약간 쫄것 같기도 해요.
제 위에 형님들 그냥 허허 웃고만 계시니까,
여자분
"오빠들! 진짜 너무한데 진짜 술한잔 안따라 줄꺼야앙~?"
계속 저럴것 같아서 그냥 제가 대표로 그자리에 가서 한잔 따라드렸어요.
여자분 헤실헤실 웃으면서
"오빠 어디살아?"
솔직히 저보다 4살은 많아 보였지만 대답해 드렸어요.
"오빠 나는 어디 살게 ~?"
이쯤 되니까 슬슬 지쳤어요.
"그 술 맛있게 드시고~ 밥 다 드시고 이야기 해요"
제가 말했어요.
그리고 그냥 밥 빨리 먹고 나왔어요.
나오는 길에 슬쩍 돌아보니 여자분 테이블만 보면서 소주 한잔 한잔 혼자 추가하며 드시더라구요.
뭔가 유머도 아닌, 당황했던 경험이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