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피방에서 솔플을 뛰던 중 옆자리에 내 동년배정도로 보이는 친구가 앉음
야간이라 자리도 많았는데 굳이 내옆으로 오더니 사퍼를 켬
보통 피방에서 사퍼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터라
아 사퍼하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한번 쳐다보고 걍 내 게임 할 거 함
근데 이 친구가 첨엔 힐끗힐끗 모니터를 쳐다보더니 나중엔 거의 의자를 반돌리고 본격적으로 관람하기 시작함
낯선 남정네가 은근히 쳐다보니
조금 설래고 얼굴이 달아오르고 그랬는데
남자끼리 남사스럽다 싶어 애써 외면 함
근데 이 친구가 갑작스레 지적을 하기 시작함
"그때는 선 뎀프로 들어가는게 좋았을거 같은데요"
"비행도 카운터되요
비행소리 들리면 카운터 치세요"
"회탱 안가시네요? 회탱 레베카 좋은데"
잘 생각은 안나는데 이런 말을 계속함
이 친구도 아무래도 나처럼 레베카 셀렉러였던 모양이었음
그나저나
계속해서 옆에서 대청마루에 앉은 훈장님마냥 훈수를 척척 두니
도저히 게임에 집중할 수가 없었음
처음 느낀 사랑의 감정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슬슬 짜증이 남
안그래도 조합이 대학로 사거리 전봇대 밑 토사물마냥 더럽고 얇팍하게 나와서 쭉쭉 밀리던 와중인데
옆자리 제갈공명은 자꾸 지적을 넣음
적군의 딜보다 얘가 넣는 딜이 더 아팠음
나중에는 자괴감에 우울증 증세까지 오는 느낌이 들어
지갑에 정신과 명함이 없나 뒤적일 정도였음
그렇게 게임은 터지고 결과창이 떴는데 얘가 조금 흠칫하는게 보임
그리고 딸깍딸깍 마우스를 몇 번 클릭하더니
자리를 옮김
N키를 눌러도 도저히 꺼지지않는 불멸자 제피같은 친구가
너무도 쉽게 사라져 의아하던 가운데
슬쩍 본 닉네임을 기억하고 있던터라
얼마나 잘하길래 싶어
랭킹을 검색해보니
실버3
헤헤
랭부심이나
랭킹낮으신 분들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에이스 찍고 실버한테 그런 지적들을 받으니 내가 못하는가 싶어 꿀꿀하고 그랬음
걔도 아마 내 티어를 확인하고 뻘쭘해서 자리를 옮긴것 같음
사게글 보다가
그냥 생각나서 써봤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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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05/29 22:04:25 175.223.***.252 ♥까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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