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그저 남들 하는대로 초중고를 나오고 대학에 입학해서 군복무를 하고 졸업을 하고



여자친구를 사귀고 취업을 하고 일을 하고 집에 들어와 TV를 본다.



언제부턴가 TV에 남동생, 여동생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제 내 나이가 젊은건지, 먹을만큼 먹은건지 구분하기 힘든 나이



겨우 29, 그리고 벌써 29



"너는 지금 행복하니?"



"글쎄요"



"왜? 창창한 20대가 행복하지 않으면 어떡해?"



TV에 나오는 개그맨들이 배꼽빠지는 몸개그를 선보이면 한 30분쯤 행복하려나?



너구리를 샀는데 다시마가 2개 들어있으면 10초정도 행복하려나?



평생 어려운 환경속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사치스러울 수 있는 생각.



그래도 내가 행복을 못느끼는데 그런 비교가 무슨 소용..



인터넷을 해도 재미가 없고, TV를 봐도 재미가 없고, 여자친구를 만나도 재미가 없다.



그저 일종의 '의무'들.. 할 게 없어 하는 '행위'들..



염세적이라구? 난 그저 행복하지 않을 뿐인데..



꽃을 봐도, 단풍을 봐도..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으니 들어오질 않는다.



한참을 헤매고는, 이제는 좀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려고 일을 마치고는 집에서 2시까지 공부를 한다.



대기업에서 일에 치여 생활하면 잡생각이 없어질까 하고..



그러다보니 오히려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안정이 되니, 이게 행복한 건가 싶기도 하고..



공부를 안하고 밖에서 놀 일이 생겨도,



'아, 얼른 들어가서 공부해야하는데..' 싶고..



우습다. 정작 학생 때는 공부는 뒷전이고 놀고만 싶더니..



가을이라 그런가? 20대 마지막이라 우울해서 그런가?



그냥 넋두리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