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 좀 할게요.

그렇게 잊지 않겠다 외쳤던 몇만의 시민분들, 다 어디로 가셨나요?

청계광장을 꽉 채웠던, 시청광장을 꽉 채웠던 사람들,

다 어디로 가고 이젠 광화문, 그 작은 광장도 채 채우지 못하는 몇백만 남았네요.

냄비근성 버리자, 이번만큼은 달라야한다, 결심하셨던 분들, 다 어디로 가셨나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여론입니다.

사람들이 광장 한가득 모여서 다같이 특별법을,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바로 그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어느새 그 우렁찼던 소리가 모기소리로 변했습니다.

이제 정부는, 국회는, 저희들 눈에 모기같은 유가족을 마음대로 때려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힘들게 단식투쟁으로 얻어낸 여태까지의 특별법 합의도, 이제는 그냥 다 없던 일로 해버리고, 어쩌면 특별법 자체를 무효화 시킬수도 있습니다.

실종자 10명이 남았음에도, 실종자 가족분들이 제발 뼛조각 하나라도 좋으니 끝까지 수색해달라고, 그렇게 절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인양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수술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고 하는데도 자식이 나오면 병원을 가겠다 하시는 어머님도 계시고, 누나가 나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병원에 실려간 남동생도 있습니다.
수영 잘하는 남편이 어째서 아직까지 나오지 못하고 있을까, 슬퍼하는 아내가 있습니다.
인양하면, 이분들은 영원히 유가족이 아닌, 실종자 가족으로 남게 됩니다.
뼛조각 하나라도 찾고 싶대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진짜...
 

다들 잊으셨나요?

다들 4월 16일의 참담함을 잊으셨나요?

다들 팽목항의 그 추위를 잊으셨나요?
 
다들 그 꽃같던 아이들을, 찬란했던 인생들을 잊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