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아버님 두분은 200일동안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옆 천막에서
찌는 듯한 더위와 살을 에는 바람과 매연, 먼지, 소음을 견디며 지내오셨습니다.

가끔 한탄조로 내가 어쩌다 이렇게 비굴하게 지내게 됐냐고도 하시고
주말 문화제를 정신없이 하고 나면 피곤할테니까 내일은 나오지 말고 쉬라고 하시다가도
계속 안나올까봐 불안해하시는게 보이고.

바빠서 주중에 못나가다가 금요일에 가서 나 금요일은 여기서 자는 날이잖아요, 당연히 와야지. 라고 말하면 슬그머니 웃고 좋아하시고. 안심하시고.
 
밤에 천막에 앉아서 이야기 나누다가도 한잔 한 아저씨들이 큰소리로 떠들면서 지나가는 소리에 긴장하셔서 천막밖을 몇번이고 확인하시고.

서북청년단 온다는 소리에 2명씩 당직 서야겠다고 하시면서 아버지들도 당직서겠다고 하시고.

갈수록 피부도 상하고 주름도 늘어나고 다리도 안좋으신데 동조 도보행진 하겠다고 하시고.

가끔 아이들 데리고 온 부모들이 있으면 멍하니 쳐다보기도 하시고.
예전엔 아들 이야기도 많이 하셨는데
요즘은 잘 안하시는게 안타깝기도 하고.

얼마전에 시청 직원이 사람도 별로 안오는데 천막 이제 몇개 철거하는게 어떻겠냐고 아버님들께 말했대요.

아직 광화문에 노란리본 가득이고 아버님들도 계시고 지나가다 서명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하루도 빠짐없이 리본만들고 서명받는 리본공작소랑 서명팀 자원봉사자들도 있고, 
약속지킴이 사랑방에서 광장을 찾아오는 분들을 위해 매일같이 손수 커피를 내리는 천막카페  분들도 계시고, 머리털 빠져라 문화제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더 찾아올수 있게 할수 있을지 여러 행동들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상황실 자원봉사자들도 있습니다.

들러주세요.
잊지 말아주시고,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