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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283770
    작성자 : 세혀니즘
    추천 : 1
    조회수 : 230
    IP : 211.37.***.221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08/02/03 15:19:49
    http://todayhumor.com/?freeboard_283770 모바일
    장난삼아 쓴 소설
    거지와 왕자 이야기.



      "아아─이건 고문이야! 가혹행위라고! 젠장 감히 왕족인 나를 감금해? 다 죽여버릴까?"
      리촤드 왕자님은 언제나 성안에만 갇혀있는 것처럼 살아가는 자신의 삶이 너무나도 지겹게 느껴졌어요. 그런 생활에 염증을 느낄대로 느낀 리촤드 왕자는 간단한 쪽지를 남기고 성을 탈출했어요. 단순히 시커먼 로브를 걸치고 나왔을 뿐인데 병사들은 별다른 제제를 가하지 않았어요. 왕자는 너무나도 허술한 궁성방위 체제에 어이없음을 느끼면서 궁성을 벗어났습니다.
      왕자는 여행에 앞서 자신의 스펙을 정비했어요. 리촤드가 가진 것은 몇푼 안되는 금화와, 로브, 나이프, 화약술이 발달한 동양에서 사 온 권총하나가 전부였습니다. 여행이 얼마나 길어질 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이따위밖에 챙겨오질 않은 것을 보면, 리촤드는 역시 어쩔 수 없는 철부지 도련님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촤드는 그딴 것에 아무런 문제도 느끼지 못했어요. 그냥 잠시동안의 자유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걱정을 덮어누르고 있었으니까요.
      리촤드는 먼저 시내를 유유자적하게 걸어갔어요.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만큼 백성들에게 어필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앞으로 인기관리 좀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주변을 돌아보다가, 자신이 점심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왕자는 뭔가 사먹을 만한 가치가 있는 가게를 둘러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서민들이 먹는 음식따위는 리차드에게는 개먹이로서의 가치도 갖지 못했어요. 정말 쓰레기 같아 보였으니까요. 그래도 일단은 배가 고팠기 때문에 근처의 빵가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어요.
      빵가게를 향해 걸어가는 도중에 리차드는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저딴 서민들이 내가 가진 금화를 거슬러 줄 수 있을까?' 금화 한두푼 던져준다고 파산할 왕자는 아니었지만, 지금 당장은 가진 금화가 몇개 없었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리고는 곧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로브를 입고 있으니까 얼굴도 안 보이겠지? 일단은 자유를 즐기기 위해 온 거니까...도둑질이나 한번 해봐야겠다.' 유추가 끝나는 순간, 리차드는 손을 뻗어 크로와상을 양손에 쥐고 미친듯이 달려갔습니다.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듯한 기척과 욕소리가 들렸으나 리차드는 뒤도 안돌아보고 계속해서 달렸어요. 물론 일직선 거리로 달리지는 않았습니다. 좁은 골목길 몇개와 대로를 왕복해서 가게주인을 따돌리고, 안전해보이는 골목 안으로 숨어들었어요. 도중에 로브가 벗겨져서 얼굴이 발가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아서 그는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크로와상을 먹으려고 그 빵의 상태를 살펴보니, 뭉개진 꼬라지가 리차드의 마음에 몹시 들지 않았어요. 커피와 함께 우아하게 먹던 그 크로와상이 음식물쓰레기와 비슷한 꼬라지로 변모했기 때문이었죠.
      왕자는 가벼운 짜증을 느꼈지만 '자유, 자유.'라는 단어를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크로와상을 억지로 한 입 베어 물었습니다. 볼품없는 모양의 그 크로와상은 맛도 형편없었습니다. 왕자는 마음속으로 '자유, 자유, 자유자ㅠ자유자유자유자ㅠ아자유!'를 천번쯤 되뇌이고는 억지로 한개를 다 먹어 치웠어요.
      하지만 남은 하나는 도저히 먹을 자신이 서지 않았어요. 리차드는 태어나서 이딴 쓰레기같은 음식은 처음 먹어봤기 때문이죠. 남은 한 개의 크로와상은 바닥에 내팽개쳐져 굴러갔습니다. 그것만으로 분노가 삭지 않은 왕자는 그 크로와상을 밟으려고 앞으로 천천히 걸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때, 갑자기 웬 커다란 걸레덩어리가 리차드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뭐, 뭐야?!"
      리차드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며 그 넝마주이에게 외쳤어요. 분명 사람의 형상을 하고는 있었지만 도저히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저, 저거 안 먹을 거면. 제, 제가 먹어도 되겠습니까?"
      "하아?"
      
    세혀니즘의 꼬릿말입니다
    은 훼이크고 본격적으로 쓰려다가 귀찮아서 때려침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08/02/03 17:30:25  121.134.***.17  개념의정석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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