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저는 원래 막 나서고 분위기 만들고 그런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였어요.</div> <div>초등학교 때도 아침 일찍 학교가서 책 읽고있는 그런 조용한 애였죠.</div> <div>다 그렇진 않지만 대부분 선생님들은 시끄럽고 사고치는 애들보단 의젓하고 조용한 애들을 좋아하셔서, 더 조용히 지내려고 노력했는지도 몰라요.</div> <div>물론 중고등학교 들어서 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었단걸 절실히 깨닫고 적당히 놀면서 여유를 가지고 살고있어요 ㅋㅋㅋ</div> <div>하여튼 제가 초등학교 일학년때 담임선생님이 엄청 착하시고 인자하신 쌤으로 교내랑 엄마들 사이에 꽤 인기있는 분이셨어요.</div> <div>반 애들 모두 선생님을 잘따르고 그랬죠.</div> <div>제가 첫째고 부모님 모두 맞벌이를 하셔서 그랬는지 엄마가 공부에서 뒤쳐지 않도록 많이 노력하셨어요.</div> <div>초등학교 공부가 어려워 밨자잖아요? 그래서 저도 낮에 엄마가 일하러 가셨을때는 쉬엄쉬엄 놀면서 노벨과개미를 풀고 엄마가 오셔서 저녁 먹고나서는 받아쓰기 연습하고, 그러고 학교갈 준비하고 잠에들고 그랬죠.</div> <div>맨날 엄마가 받아쓰기 연습을 시키니까 딴건 몰라도 받아쓰기는 항상 백점을 맞았어요.</div> <div>근데 어느날 받아쓰기 시험을 봤는데 글쎄 한개를 틀려서 구십점을 받은거에요.</div> <div>저는 속으로 살짝 실망을 했죠. 또 처음이라 엄마한테 어떻게 말하지? 하고 고민하기도 하구요.</div> <div>그래서 조금 꿍해 있었는데, 알림장 쓰는 시간에 갑자기 선생님이 웃으시면서 저보고 일어나 보라고 하시는거에요.</div> <div>아무것도 모르고 전 일어났죠. 왜 일어나라고 하시는거지? 하고 궁금해 하면서요.</div> <div>좀 뻘쭘하게 서있었는데 쌤이 갑자기 "여러분~ 00이가 항상 받아쓰기 백점을 받다가 오늘 하나를 틀렸네요?? 어떻게 틀렸는지 알겠어요?? 글쎄  재미 있었다에서 재를 지읒에다가 어이를 쓴거있죠??! 정~말~ 못말려요 하하하하하하하" 이러시는거에요 ㅋㅋㅋㅋㅋㅋ</div> <div>그러고 그걸 들은 친구들도 다 하하하하 웃고, 저는 혼자 멍하니 서있는데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고 얼굴에 열이 나면서 어떡해야 될지 모르겠는거에요.</div> <div>순간적으로 그 선생님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선한 이미지가 와장창 깨지면서 배신감 같은게 밀려오는거에요. 그리고 막 어이도 없구요. 여태까지 잘하다가 한번 틀렸는데 그사소한걸 가지고 그렇게 창피를 주다니! 하구요.</div> <div>그후로 맞춤법에 트라우마가 생긴건 아니지만 다른 아주 사소한거에 신경을 쏟는 피곤한 습관을 가지게 됬어요.</div> <div>이 일은 엄마에겐 말하지 않았는데, 일학년이 끝나고 엄마가 종업식날 선생님이랑 상담을 하고나서 선생님이 "00이는 똑부러지고 꼼꼼하니까 어디서든 잘할거에요 어머님" 이라고 말씀하셨단걸 듣고, 어이없어서 엉엉 울었죠.</div> <div>그때 그일이 있던후에 저는 담임쌤같은 선생님이 돼야지 하는 꿈을 접었죠.</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