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엄마가 평소 나에게 싸가지 음는 년이라고 구박했으므로 음슴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울 엄마는 원래 정치에 관심이 전혀 엄씀. </div> <div>뉴스도 안 봄.</div> <div>보시는 티비라고는 맨날 막장드라마 (요즘은 왜 임성한 안 나오냐고 자주 물어보심)랑 종편임.</div> <div>박정희 엄청 좋아함. 박근혜도 엄청 좋아함. 그러나 제일 좋아하는 건 육영수임.</div> <div>엄마 뿐만이 아니라 집안 어르신들도 박정희 엄청 좋아함. 박근혜도 엄청 좋아함. 그러나 역시 육영수를 제일 좋아함.</div> <div>엄마 집안에 육영수랑 친척이 있다고 했었나. 암튼 박근혜 일가를 당신의 일가 친척쯤으로 생각하심.</div> <div>이와 관련해서 대선 때 썰이 있음.</div> <div>엄마는 대선 후보로 박근혜가 나오자 들뜨고 신났음. 원래 뭐 숨기고 그런 거 안 되는 양반이라서 기뻐하는 게 눈에 훤히 보임.</div> <div>반면에 작성자는 문재인이 아니면 나라 망한다는 확신을 하고 있었음. 그러나 엄마에게 그런 얘기를 하면 괜히 집안 싸움날 거 같아서 말도 못하고 있었음. 뭐 원래부터 엄마랑은 정치얘기 안 했으므로 엄마에게 일절 문재인 홍보 안 하고 있는데 투표 전날에 엄마에게 전화가 옴.</div> <div><br></div> <div><br></div> <div>"작성자야. 엄마 누구 찍으면 돼?"</div> <div>"응? 엄마 박근혜 찍을 거 아녀? 엄마 박근혜 엄청 좋아하잖아"</div> <div>"<b style="background-color:#ffc000;">이 세상은 앞으로 니가 살잖아. 그럼 니들이 좋아하는 사람 찍어줘야지</b>"</div> <div><br></div> <div>그렇게 엄마는 문재인을 찍었음. 평소에 박근혜더러 불쌍하다, 나라만 생각하는 애국자다, 박근혜가 되야 나라가 산다던 양반이 결정적일 때 자식이 찍으란 대로 문재인 찍었음. 나중에 얘기들어보니 집안 어른들 중에 문재인 찍은 사람 울 엄마밖에 없었고, 울 엄마는 문재인 찍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가 어르신들에게 욕 먹었다고 함. 그때 엄마가 욕 먹으면서 한 말</div> <div><br></div> <div>"암만 박근혜가 좋아도 우리 자식들만큼 좋을 수가 있나"</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솔직히 감동이었음. 엄마는 자신의 정치소신을 쉽게 버렸음. 평소에 자식들이 살 세상이면 자식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봄. 결과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지만 나는 엄마를 다시 봄. </div> <div><br></div> <div>그 뒤로 엄마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하시면 얼마나 쫗겠냐만 여전히 종편과 막장 드라마에 빠져 정치를 잊고 지내심. 정치 관련 얘기만 나오면 무조건 빼애애애애애액! 정치인들 하여간 다 사기꾼! 그래도 쓸만한 정치인 몇 명은 박근혜 주변에 있겄지, 와 같은 복창터지는 주장을 종종 하심. 작성자는 다시 또 엄마와 정치 얘기를 안하고 지냄.</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사이 결혼해서 출가까지 한 나는 엄마를 자주 만나지 못했고 오늘 우연히 엄마와 만나 식당에서 밥을 먹음.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 밥 먹다가 갑자기 국정교과서 얘기가 나왔음.</div> <div>"엄마 국정교과서 얘기 알어?"</div> <div>"이년이..사위 앞에서 또 엄마 쪽을 줄라고..(울 엄마 원래 욕 잘함) 내가 언제 뉴스같은 거 보는 거 봤냐"</div> <div>"전혀 모르는 구만?"</div> <div>"모른다 왜!"</div> <div>"박근혜가 역사 교과서를 다시 쓴대. 지네 아빠가 잘못한 거 빼버리고, 친일파들이 잘못한 거 다 빼고 다시 쓴대"</div> <div><br></div> <div>갑자기 엄마가 불고기로 향하던 젓가락질을 멈추심. 그리고는 갑자기 버럭하시며 큰소리로 역정을 내심</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니 지가 뭔대? 지가 뭔데 역사를 바꿔?"</div> <div><br></div> <div>나는 주위를 살피며 조용히 말했음</div> <div><br></div> <div>"걔 그거 할라고 대통령된 거야"</div> <div><br></div> <div>그랬더니 엄마 속사포로 막 쏟아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background-color:#ffc000;"><b>그거 완전 미친년이구만, 지 애비처럼 총 맞아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나. 아니 뭐 총 맞는 게 별건 줄 알어? 지 주제도 모르도 계속 깝치다가 맞는 거여 총이라는 게..</b></span> 지가 건드릴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지. 어디 역사를 건들인다고.. 아하.. 지 애비처럼 맘대로 할라고 그러는 거구만. 보고 쳐 배운게 그 꼬라지라고.. <span style="background-color:#ffc000;"><b>그 때야 국민들이 암 것도 모르고 순허니께 박정희가 하라는대로 하고, 못 먹고 배고프니께 고무신 한 짝이라도 주믄 고맙습니다 하고 받으면서 시키는 대로 했지,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디 지 애비가 했던 짓을 하고 앉았는겨.</b></span> 그러라고 대통령시켜준 줄 아남. 아후 걔도 참 말년 볼만 허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순식간에 쏟아진 엄마의 랩이었음.</div> <div>나랑 남편은 입 떡 벌리고 듣고 있었음.</div> <div>분명 식사시간에 사이다는 시키지 않았지만 음식에 모두 사이다를 부은 느낌?</div> <div><br></div> <div><br></div> <div>뒤 늦에 사위 앞에서 이미지 관리하시려고 조신한 척 물잔을 입에 갖다 대셨지만 댓츠 노노, 이미 늦었음. 돌이킬 쑤 엄쒀. 엄마의 갈갈한 성격은 이미 사위에게 뽀 to the 록</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