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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9550
    작성자 : song
    추천 : 25
    조회수 : 2993
    IP : 211.221.***.89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8/11/11 13: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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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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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펌글
    저희 어머니께서는 전라남도 해남 출신으로 14살 때 서울에 올라오셨고 지금 53세이시니까 고향을 떠나신 지 40년 정도 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서울에 올라오실 적에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올라왔는데, 대부분의 어머니 고향 친구 분들도 서울이나 수도권에 살고 계십니다.

    그런데 A라는 친구 분은 어머니보다 먼저 고향을 떠나셨는데, 최근까지 아무도 A의 근황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만 A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만 소문처럼 무성할 뿐이었습니다. 소문이라 말한 이유는 아무도 그 분 장례에 다녀온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낮잠을 주무시다가 전화를 받으셨는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들 죽었다고 한 A에게서 전화가 온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는 40년만이라 반갑기도 하고 조금 낯설기도 하시며 통화를 하셨습니다.

    우선 어떻게 연락처를 알게 되었냐고 물었습니다. 40년만인데다가 저희 집이 연락처를 자주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핸드폰이 아닌 집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그러자 A는 다른 어머니의 친한 친구 B를 어제 만났다고 이야기 하더랍니다. B랑 술을 마시며 어머니의 연락처를 물어보았고 B씨가 술에 취한 A씨를 택시 태워서 보내주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B는 잘 사는 편이라 친구들의 택시비를 자주 내주곤 했었기에 어머니께서는 A씨의 말을 그대로 믿으셨습니다.

    이윽고 지난 이야기를 하시다가 어머니께서 우습지만 A가 죽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A는 어느 녀석이 그랬냐면서 자기는 젊은 시절에 집안의 불화로 형제가 고발을 하여 징역을 살다 나왔고, 그 후 집안이고 고향사람이고 연락을 끊고 살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A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이야기며 누나와 형들이 서울 어디에 산다는 이야기를 하시며, 자기가 지금 양천구 목동에 있는데 강동구 길동인 저희 집으로 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아주 친한 친구도 아닌 A가 동창회도 아닌, 단 둘이 만나려고 동네까지 온다는 것이 조금 불편하셔서 다른 약속이 있다고 말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A는 길동에 와서 저녁까지 기다릴 수 있으니 술이나 한잔 하자고 했고, 결국 어머니는 오늘은 좀 곤란하고 다음에 다른 친구들과 같이 보자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A는 굉장히 아쉽다는 듯이 전화를 끊으셨는데, 어머니께선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전화번호도 묻지 못하셨습니다. 핸드폰이었다면 기록이 남았겠지만 집 전화라서 전화번호를 알려면 전화국 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문득 어제 A가 B를 만났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바로 B에게 연락하여 A의 전화번호를 물어보기로 했는데, 뜻하지 않게 기묘한 경험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B는 A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제 다른 친구인 C와 만났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A는 죽지 않았냐며 반문하셨답니다. 어머니께선 평소 B가 자주 장난을 치는 편이라 혹시나 해서 C에게 전화를 걸으셨습니다.

    그러자 C는 B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다녀오지 않았지만, A의 누나와 연락하고 지내기 때문에 A가 죽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오히려 어머니보고 장난치지 말라고 하셨답니다.

    어머니께서 꿈이라고 믿고 싶으시지만, 어머니께서 A와 통화하실 때 제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못 들었지만, 전화를 받은 건 제가 알고 있습니다.

    더 기묘한 일은 40년 동안 A에 대한 소식을 전혀 알지 못하셨던 어머니인데, 지금 A의 가족이 실제로 목동에 살고 있고 A가 가족문제로 형을 살고 나온 것도 사실이라는 겁니다.

    어머니가 그 분을 오지 말라고 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투고] 이인섭님
    출처 http://thering.co.kr/1613?category=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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