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내게는 영감 따윈 없고, 특히 무서운 일을 겪은 적도 없습니다.</div> <div><br></div> <div>이 이야기는 어머니한테 들은거구요.</div> <div><br></div> <div>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시집 오기 한참 전, 아직 두분 다 젊을 무렵 이야기랍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버지 친가는 O현 어느 해변에 있고, 주변에는 바다를 매립해 농업용지로 쓰고 있는 지대가 쫙 펼쳐져 있습니다.</div> <div><br></div> <div>바다를 매립하기 전까지는 완전 섬이었고, 있는 땅이래봐야 산이 고작이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산기슭, 얼마 안 되는 평지에 집들이 잔뜩 몰려지어져 있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전에는 어업을 하며 먹고 사는 집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무렵에는 어부를 그만두고 그냥 회사일이나 하는 집이 더 많았다고 하더라구요.</div> <div><br></div> <div>아버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고.</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어머니를 데리고 사촌 F씨네 집에 놀러갔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F씨 역시 그냥 회사원이었지만, 쓸데없이 출장을 다니는 일이 잦아 아버지도 가끔 만날 뿐이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어머니는 F씨와 만난 적이 없었구요.</div> <div><br></div> <div>목적지에 도착하니, F씨 어머니가 마중나왔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환영받으며 현관을 지나 집에 들어오자, 안에서 F씨가 나왔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얼굴을 보고, 어머니는 우뚝 멈춰섰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몸은 그냥 평범한 남자 몸인데, 얼굴은 인간이 아니라 말 같이 생겼던 것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다고 완전히 말 머리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말 같이요.</div> <div><br></div> <div>뭐가 어찌되었든, 멀쩡한 사람 얼굴로는 보이질 않았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놀랐지만 그렇다고 소리를 지르자니 예의가 아니고, 어머니는 그저 주변 분위기를 따랐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F씨는 꽤 상냥한 분이었던데다, 말도 잘하는 재밌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F씨가 [다음주부터 또 출장이지 뭐에요.] 라고 말을 꺼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순간, 어째서인지 어머니는 [그럼 두번 다시 여기는 못 돌아오겠네요.] 라고 말해버렸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정말 자기 의지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다고 하더군요.</div> <div><br></div> <div>당황한 어머니를 보며, F씨는 쓴웃음을 지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아뇨, 일주일 후에는 돌아올 거에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F씨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div> <div><br></div> <div>출장지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거든요.</div> <div><br></div> <div>즉사였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버지와 함께 장례식에 갔을 때, F씨의 영정을 보고 어머니는 또 놀랐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거기 찍혀 있는 F씨 얼굴은, 온화해 보이는 보통 남자 얼굴이었으니까요.</div> <div><br></div> <div>처음 봤을 때 그 말 같은 얼굴이 아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럼 그 때 봤던 그 F씨 얼굴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div> <div><br></div> <div>어머니는 장례식에 참석한 내내,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 후, 부모님은 결혼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짓고 지금까지 살고 계십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버지 고향은 태풍이 올 무렵이면 자주 산이 무너져, 그 때마다 많은 사람이 죽곤 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또 해변이었기에 옛날에는 익사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하네요.</div> <div><br></div> <div>F씨는 출장지에서 교통사고 죽은 것이니 큰 관계는 없을지 모르겠습니다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죽기 직전에 인간말고 다른 얼굴로 보이는 일이 정말 있는 걸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916?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916?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