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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8858
    작성자 : song
    추천 : 9
    조회수 : 1764
    IP : 211.221.***.89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8/07/12 18:42:53
    http://todayhumor.com/?panic_98858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770th]냉장고
    <div>시골에 살았기에, 학교 다닐 때는 언제나 논두렁으로 다녔다.</div> <div><br></div> <div>그날도 집에 돌아오려 평소처럼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논두렁을 걷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문득 논 안에 핑크색 앞치마 같은 걸 걸친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 모내기라도 하고 있나보구나."</div> <div><br></div> <div>그렇게 생각하고 지나가려는데, 자세히 보니 뭔가 움직임이 이상했다.</div> <div><br></div> <div>한쪽 발로 서서, 허리를 구불구불 휘젓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흰 비늘끈 같은 걸 들고, 마치 리듬체조라도 하는 양 몸을 빙빙 돌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뭐라고 할까, 마치 훌라후프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div> <div><br></div> <div>왠지 모를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게다가 그것은 한쪽 발로 콩콩 뛰면서 조금씩 이리로 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개굴개굴, 개구리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는 저녁놀 논.</div> <div><br></div> <div>나는 어째서인지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것만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허리를 구불구불 휘저으며, 껑충껑충 뛰어오는데 얼굴이 없었다.</div> <div><br></div> <div>아니, 안 보였다.</div> <div><br></div> <div>마치 사진을 찍었는데 손이 흔들렸을 때처럼, 격렬하게 얼굴을 움직여 제대로 보이지 않는 느낌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몸은 평범하게 보이는데, 얼굴만 희미하게 느껴졌다.</div> <div><br></div> <div>나는 눈이 이상한가 싶어 몇번이고 눈을 부릅떠 봤지만, 여전했다.</div> <div><br></div> <div>게다가 이제 눈앞까지 와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 나는 이제 이대로 끝이구나."</div> <div><br></div> <div>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눈물이 펑펑 나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눈이 아파서 뜨고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그 아픔과 공포에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div> <div><br></div> <div>눈을 떴을 때는 우리집 이불 안이었다.</div> <div><br></div> <div>나를 둘러싸듯 아버지와 할아버지, 할머니와 근처 절 스님이 계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염불 같은 걸 다같이 소리내 외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어쩐지 그 상황이 거북해, [쿨럭!] 하고 기침소리를 냈다.</div> <div><br></div> <div>할머니는 내 몸을 꾹 누르며 [가만히 있거라.] 하고 낮은 소리로 말하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결국 그것은 내가 눈을 뜨고 1시간 가량 이어졌다.</div> <div><br></div> <div>그 후,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내가 만난 그것은 "허수아비의 신"이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 허수아비는 외로웠던 것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나를 동료로 삼으려 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끌려가면 평생 진흙 속에서 살아야만 한단다.] </div> <div><br></div> <div>할머니는 그렇게 말하셨다.</div> <div><br></div> <div>나는 아직도 논에 허수아비가 혼자 서 있는 걸 보면 겁이 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후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는 이랬다.</div> <div><br></div> <div>기절한 나를 찾은 건 이웃집 사람이었단다.</div> <div><br></div> <div>논두렁에 사람이 쓰러져 있길래 설마 싶어 가봤더니 내가 눈물을 흘리며 넘어져 있더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앞에는 허수아비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고.</div> <div><br></div> <div>이웃집 사람은 큰일이다 싶어 우리 아버지랑 스님을 불러왔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옛날에도 비슷한 사건은 몇건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대부분은 멀쩡했지만, 발견될 당시 눈앞의 허수아비를 바라보며 껄껄껄 웃는 이들도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러면서 허수아비 곁을 떠나지 않으려 하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옛날에는 흉년일 때 마을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람을 뽑아 식비를 줄이려 죽여버렸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냥 죽이는 게 아니라, 논을 망치는 짐승을 쫓으려 드는 것이다.</div> <div><br></div> <div>도망가지 못하게 다리 한쪽을 자르고, 흰옷을 입힌 후 나무에 묶어 논 가운데 세워놓는다.</div> <div><br></div> <div>온몸이 묶여 움직일 수도 없으니, 온몸을 구불구불 휘저으며 벗어나려 애쓰겠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을 사람들은 그걸 멀리서 바라보며, [앞으로 2, 3일은 족히 버티겠구만.] 하고 말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묶인 사람은 대개 굶어죽지만, 개중에는 곰이나 들개한테 산채로 잡아먹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런 짓을 하다보니 재액이 내려, 마을에 온갖 사건이 일어났고, 그리하여 산채로 허수아비가 된 사람을 신으로 모시게 됐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라 어디까지 사실일지는 모르겠지만.</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1108?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1108?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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