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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8797
    작성자 : song
    추천 : 18
    조회수 : 1961
    IP : 211.221.***.8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7/03 14:01:50
    http://todayhumor.com/?panic_98797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792nd]또다른 세계
    옵션
    • 펌글
    <div>이상하지만 지금도 확실히 떠오르는 기억이다.</div> <div><br></div> <div>초등학교 5학년 때 여름방학이었다.</div> <div><br></div> <div>집 뒤쪽에 있는 큰 공터에서, 여름방학 자유과제였던 "근처의 곤충 찾기"를 수행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공터 구석, 콘크리트 바닥에 하수도로 통할 것만 같은 녹슨 철문을 발견했다.</div> <div><br></div> <div>흥미가 동한 나는 문을 열어봤다.</div> <div><br></div> <div>아래로 이어지는 사다리가 보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모험심에 가슴이 달아올라, 나는 곧바로 집에 돌아와 회중전등을 가지고 왔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두근거리면서 그 사다리를 내려갔다.</div> <div><br></div> <div>아래로 내려와보니, 바닥은 철망으로 되어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밑에는 지하 배수로가 있는지, 작게 물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이상한 냄새가 나지는 않았다.</div> <div><br></div> <div>하수도는 아닌 듯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통로는 앞뒤로 쭉 펼쳐져 있었는데, 나는 우선 정면을 향해 걸어가보기로 했다.</div> <div><br></div> <div>회중전등으로 발 밑을 비추며, 두근두근 한동안 걸어갔다.</div> <div><br></div> <div>눈앞에는 철조망이 나타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막다른 곳이었다.</div> <div><br></div> <div>옆에는 위로 이어진 사다리가 있었다.</div> <div><br></div> <div>더 굉장한 걸 기대했는데, 아무 것도 없어 실망하면서 나는 사다리를 올랐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얼마 걷지도 않았으니 처음 들어온 곳 근처로 나갈 것이라 생각하면서.</div> <div><br></div> <div>하지만 뚜껑을 열고 나온 곳은 처음 들어온 곳과 똑같은 곳이었다.</div> <div><br></div> <div>게다가 황혼이 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분명 들어간 건 한낮이었는데.</div> <div><br></div> <div>어쩐지 무서워져서 나는 집에 돌아가려 공터를 떠났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뭐라고 해야할까, 풍경이 미묘하게 달랐다.</div> <div><br></div> <div>대부분은 비슷하지만, 맨날 과자를 사먹던 가게가 본 적도 없는 집으로 바뀌어 있기도 했고, 동사무소가 병원으로 바뀌어 있기도 했다.</div> <div><br></div> <div>도로 표지판도 본 적 없는 이상한 마크가 붙어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서둘러 집에 와보니 역시 미묘하게 이상했다.</div> <div><br></div> <div>뜰에는 커다란 선인장이 꽃을 피우고 있었고, 스포츠카를 세로로 압축한 것 같은 이상한 디자인의 새빨간 차가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div> <div><br></div> <div>현관 옆에는 인터폰 대신 아래로 기울어진 작은 레버가 붙어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네발에 털이 난 기린 장식물이 문 양 옆에 있었고.</div> <div><br></div> <div>하지만 우리 집이었다.</div> <div><br></div> <div>세세한 곳은 다르지만 어떻게 봐도 우리 집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명패도 그대로였고...</div> <div><br></div> <div>왠지 모르게 다른그림찾기를 하는 기분이었다.</div> <div><br></div> <div>현관으로 들어가는 게 무서워서, 집 뒤쪽으로 돌아가 부엌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실에서 보라색 기모노를 입은 아버지랑, 어째서인지 학교 음악 선생님이 사이좋게 이야기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걸 보고 나는 문득, 당시 플레이하고 있던 드래곤 퀘스트 3을 떠올렸다.</div> <div><br></div> <div>그 게임에는 또다른 세계라는 게 나오거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딱 그 느낌이었다.</div> <div><br></div> <div>내가 또다른 세계에 와 버리다니!</div> <div><br></div> <div>당황한 나는 공터로 뛰어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다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간 뒤, 원래 왔던 길을 더듬어갔다.</div> <div><br></div> <div>정말 식은땀을 뚝뚝 흘리며 필사적으로 달렸다.</div> <div><br></div> <div>늦으면 두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았으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다행히 처음 들어왔던 사다리를 타고, 나는 원래 세계로 무사히 돌아왔다.</div> <div><br></div> <div>이 사건이 있은 후, 나는 그 공터가 무서워져서 다가가지 않게 되었다.</div> <div><br></div> <div>공터 쪽을 바라보는 것조차 싫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기 가까이 가면, 또 나도 모르는 사이 또다른 세계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이번에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div> <div><br></div> <div>그러는 사이 우리 집은 이사를 가게 되었고, 결국 그 또다른 세계가 무엇이었는지는 영원히 수수께끼로 남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반년 전, 일 때문에 주변을 지나갈 기회가 있어서 슬쩍 살펴본 적이 있었다.</div> <div><br></div> <div>반쯤 주차장처럼 사용되고 있었지만, 공터는 아직 거기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무렵의 공포감이 떠올라서 가까이 가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 철문도 아직 그 자리에 남아있을 것이다.</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1133?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1133?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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