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이 평택에서 겪은 일입니다.<br><br>아마 1996년이었을 것입니다.<br>제가 8살 때 쯤 일이니…….<br><br>아버지께서 평택에서 일을 배우시는 견습생이셨습니다.<br>아버지가 하시려는 분야에서 상당히 유명한 분이 평택에 계셔서 그 곳으로 이사한 것입니다.<br><br>그런데 집값이 비싸서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br>그러던 중 시세보다 저렴한 월세가 나왔고, 기쁜 마음에 당장 계약을 하셨답니다.<br><br>집은 단칸방으로, 바깥으로 난 부엌으로 통하는 창문이 있었는데 어린아이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작은 창문만 있을 뿐, 작고 답답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br><br>이사한 첫 날 밤.<br>첫 날부터 어머니께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br><br><span class="q1">잠을 자려고 하면 여자 웃는 소리, 우는 소리, 애들이 뛰노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span><br><br>처음에는 방음이 잘 안 되는 구조라 바깥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도 자려고 할 때만 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br><br>매일 밤마다 이상한 소리와 악몽에 시달리셨다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기억에 남으신 것은 꿈속에서 흐느끼고 있는 여자가 뒤를 돌리고는 부엌에 앉아 있더랍니다.<br><br>어머니께선 그 여자에게 다가가 말을 거셨다고 합니다.<br><br> "저기. 왜 우시고 계세요?"<br> "얼굴이……. 얼굴이……."<br><br>그러면서 고개를 돌린 <span class="q1">여자의 얼굴은 화상을 입은 듯 일그러져 있었답니다.</span><br><br>밤마다 무섭고 힘들었지만, 당시 힘들게 구한 집이라 아버지께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 참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보름이 넘도록 계속 되자 결국 참을 수가 없었고, 아버지께 여태까지 밤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셨다고 합니다.<br><br>미신을 믿지 않으시는 아버지는 집이 맞질 않아 그런 거라며 조금 있으면 괜찮을 거라고 하셨지만 어머니는 계속 불안해 하셨답니다.<br><br>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버지께 말을 한 그 날은 어머니는 환청도 들리시질 않고 악몽도 꾸지 않으시고 편히 잠드셨다고, 아버지께서 이상한 꿈을 꾸셨다고 합니다.<br><br>끔 속에서 부엌에 달린 쪽창문 밖에 여자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br>아버지께서는 이상한 마음에 조금 열린 창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그 순간,<br><br> "들어가게 해주세요!"<br><br>라는 여자의 괴성과 함께 길게 늘어난 팔이 들어와 문을 열려고 했답니다.<br><br>아버지는 큰일이 날 것 같아 필사적으로 문을 닫으셨고,<br>창문이 닫히자마자 흐느끼는 소리는 사라졌다고 합니다.<br><br>다음 날부터 아버지께서는 몸져누우셨습니다.<br>평소 건강하셨던 분인데 차도는 없고,<br>나중에는 병원에서 장례 준비하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br><br>어머니께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동네 아주머니께 이야기를 했더니 평택에 알아주는 무당이 있다며 소개를 받으셨답니다.<br><br>다음 날, 무당이 저희 집에 발을 디딘 순간, 무척이나 놀란 듯이 뒤로 넘어졌고 어머니께 더듬거리시며 말을 꺼내셨답니다.<br><br> "당신들은 사람도 아냐! 어떻게 이런 집에서 살 수 있어? 그나마 바깥양반 때문에 산거야!"<br><br>얘기인 즉신 겉은 멀쩡한 집인데 안은 <span class="q1">귀신들이 모여 있는 놀이터와 같다는 것이었습니다.</span> 아버지께서 모여 있는 귀신들 중에서도 가장 기가 센 귀신과 붙어서 저렇게 된 것이라 하셨습니다.<br><br>그 날 무당이 귀신들을 달래는 굿을 했고 정말 신기한 일지만 다음날부터 아버지는 어느 정도 거동을 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선 아버지가 일어나시자마자 짐을 쌌고 바로 이사를 가셨다고 합니다.<br><br>그 집이 아직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들리는 풍문에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아 헐어버렸다고도 합니다…….<br><br> [투고] 타케마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