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제가 재수학원에 다닐 때 학원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이야기입니다.<br><br>마침 날이 무덥던 여름날이었고, 한참 입시 준비로 지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해주신 이야기가 비 내리던 날씨와 더불어 아주 느껴졌습니다.<br>선생님께서 젊었던 시절에 직접 겪으신 일이라고 합니다.<br><br>당시 선생님께서는 친구 3명과 함께 국내에서 배낭여행을 하셨다고 합니다. 국도 길을 따라 친구 분들과 함께 쭉 걸어가고 계셨는데, 길이 야산 하나를 따라 크게 돌아가는 형태였습니다.<br><br>선생님과 친구 분들은 젊은이의 치기로 시간도 많지 않은데 길을 따라 돌아가기 보다는 그냥 야산을 가로질러 가늘게 더 빠르지 않겠느냐며 그냥 길도 없는 산을 올라갔다고 하셨습니다.<br><br>그런데 아무리 가도 국도는 보이지 않고 점점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다가 결국 해가 저물도록 길을 찾지 못하셨다고 합니다.<br><br>하지만 길을 계속 헤매다보니 오기가 생기셨던지 자신이 있으셨던 건지 결국 선생님의 주도로 계속 가던 길을 가게 되었고 그러던 중 산속에서 희미한 빛을 발견하시고, 그쪽을 향해 가셨다고 합니다.<br><br>도착한 곳에는 낡은 한옥이 한 채 외롭게 있었고 멀리에 국도도 보여서 내심 안심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날이 이미 저물어서 노숙을 하든지 아니면 그 집에서 하루만 재워달라고 사정을 하던지 결정해야 했었는데, 선생님이 대표로 나서서 집주인을 불러 재워달라고 하셨답니다.<br><br>그 집에서는 의외로 젊은 여자 혼자 살고 있었는데, 별말 없이 남자 넷을 하루 재워달라는 말에 흔쾌히 응하고 늦은 저녁상까지 차려주었다고 했습니다. 선생님과 친구 분들은 그 여성분이 베풀어 준 친절에 거듭 감사를 표하고 따로 내어준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고 합니다.<br><br>그렇게 자리를 깔고 잠을 자게 되었는데, 선생님은 그날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고 이리 저리 몸을 뒤척이며 겨우 얕은 잠을 자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집에서 아까부터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을 느끼고 그것이 무엇일까 계속 고민하면서 누워계셨다고 합니다.<br><br>슥슥슥- 하는 이상한 소리였는데 한참이 지나고 나서 그것이 금속이 갈리는 소리, 즉 '칼 가는 소리'라는 걸 깨닫고 소름이 돋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건 선생님이 일어나자 나머지 친구들도 모두 자리에서 슥 일어나시더라는 겁니다. 모두들 그 소리를 듣고 있었던 것입니다.<br><br>선생님과 친구 분들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방 밖으로 나섰습니다. 부엌 쪽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왠지 마루에는 아까는 본적이 없었던 작은 상자가 하나 놓여있었다고 합니다.<br><br>상자 입구가 약간 열려있는 상태였는데, 그 속에 뭐가 들었나 궁금해진 선생님은 상자로 다가가 입구를 슬쩍 열어보았다고 합니다.<br><br>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의 정체를 확인한 선생님은 비명을 지르며 집밖으로 도망을 쳤는데, 자기도 모르게 상자를 들고 도망가셨다고 합니다. 친구 분들도 덩달아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는데 어느 순간 그 주인 여자가 자신들을 따라서 달려오고 있었다고 합니다.<br><br>정신없이 도망치느라 다시 안쪽으로 도망을 가고 있었는데, 상자를 들고 뛰느라 상대적으로 느렸던 선생님은 뒤로 뒤쳐지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나무뿌리 같은 거에 걸려서 넘어졌는데, 정말 무서운 것은 바로 뒤에 그 여자가 다가오고 있었다는 겁니다. 선생님은 완전히 얼어붙어서 넘어진 자세 그대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결국 그 여자가 완전히 자기 뒤에 서더라는 겁니다.<br><br>이제 죽었구나라고 생각하며 기절할 지경이었는데 그 여자는 그냥 아무 말 없이 선생님 뒤에 서 있다가 멀리 떨어져있던 상자만 들고 다시 돌아갔다고 합니다.<br><br>그런데도 선생님은 선생님이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은 친구 분들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완전히 굳어서 움직이지 못했고, 친구 분들이 오시고 나서야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날이 샐 때까지 산속에서 있었다고 합니다.<br><br>그런데 아뿔싸! 짐을 그 집에 두고 온 것입니다. 별 수 없이 해가 뜬 후에 친구 분들과 함께 조심스럽게 다시 그 집으로 내려갔는데, 문 앞에 모든 짐들과 신발이 놓여있어서 다시 그것들을 들고 어제 보았던 국도로 내려가 다시 여행을 계속하셨다고 합니다.<br><br>이 이야기를 듣고 저희는 선생님께 도대체 상자 속에서 뭘 보셨나고 물어보았는데, 선생님은 씩 웃으면서 대답하셨습니다.<br><br><span class="q1">내가 분명히 보았는데, 그 속에는 뭔가 흰 것이 있었어. 그런데 그게 아기 손 모양이었어."</span><br><br>몇 년 후, 선생님께서 우연히 그 근처를 방문했다가 호기심에 다시 그 집을 찾으려 가보셨는데, 이상하게도 그 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br><br> [투고] 지나가던 과객님 </div> <div> </div> <div>--------------------------댓글----------------</div> <div> <br>페로스 2010/05/07 05:53</div> <div>아기손이라니 주술에 쓰인다는 그 손일까요?</div> <div>그러니까 어린아이를 납치해서 굶긴다음에 의식이 거의 끊길때쯤에 음식을 주면<br> 아이의 모든 의식(영혼?)이 음식을 향해 뻗는 손에 담기는데 <br> 그 손을 잘라서 주술용 도구를 만든다던가요.<br>아이의 모든게 담긴 도구라는 이야기를 어느 괴담에서...</div> <div> </div> <div>루야 2010/05/07 08:22</div> <div>괴담이 아니라 무 라는 소설이었나? 어느 소설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br>아기들을 한명씩 장독 같은 항아리에 담아 굶기고 의식을 할때쯤 아이를 꺼내서 <br> 음식이 주렁주렁 매달린 곳으로 데려가죠.<br>그러면 너무 굶주린 아이는 그 음식으로 손을 뻗고 <br> 그때 간절한 염원때문에 손끝으로 아이의 영혼이 몰리게 되는데<br> 그 손을 잘라서 의식에 사용한다는....</div> <div><br>ㅇㅅㅇ 2010/05/08 14:46</div> <div>꽤 유명한 무담 아닌가요?김동리 소설 을화에서도 그런이야기 나오고 전해져 내려오는 무당관련 일화에도 씌여있구요..</div> <div>실재로 명도라고 어린 아이 혼을 부리는 무당도 예전에 있었고...명도점은 특히 물건 잃어 버린거에서는 정말 잘 마춘다고 하는 점이죠.</div> <div>글고 보니 역마살 이라는 소설에서도 주인공 어머니가 명도점보는 무당한테 가서 점보는 장면이 나오네요..ㅎ;</div> <div>명도는 보통 어린아이 혼이 무당한테 씌이거나 아니면...전해내려오는 그방법으로 만든다고..;</div> <div><br>그릴회전스위치 2010/07/05 13:31</div> <div>아기손 그건 확실하지 않은데<br> 대나무통 안에 어린아이의 시체를 넣어서<br>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렸던 사람들은 실제로<br>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div> <div>임란 후, 흉흉해지고 기근이 들자 몇몇 사람들이<br> 아주 어린 아이들을 유괴해가 작은 대나무통 안에 넣고<br> 밥은 주지 않은채로 굶겼다고 합니다.<br>계속 굶기자 아이는 점점 말라가고 대나무통에 점점<br> 딱 맞게 되죠.<br>그때 음식을 주면 아이가 그것을 잡기 위해서<br> 통 안에서 움직이는데 그때 단 한번의 칼로 아이를 <br> 내려쳐서 죽이면 비쩍 마른 아이가 대나무통 안에<br> 딱 맞게 들어가서 기괴하고 끔찍한 형상으로 남아있었다고 합니다.<br>그걸 이용해서 협박을 하거나, 겁을 줘서 식량과 금품을 탈취하는 수법이 유행하자<br> 나라에서 전국 관아에 어명을 내려 그런일을 하는 사람들을 엄히 다스리란 명령을 내려, 몇년 후에는 그런일이 사라지게 되었다고 조선왕조실록에 남아 있습니다.</div> <div> </div> <div>그건 2010/07/26 15:38</div> <div>그건 소설이나 괴담이 아닙니다 위에분들<br> 태자귀라는겁니다<br> 어린아이를 굶어죽게 하여 만든 귀신인데<br> 어려서 쉽게 이용할수 있었기에<br> 무당들이 심부름을 시키거나 할때 이용했다고 <br>알고있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