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color="#000000">우리 시골집에는 어릴 적부터, 절대 들어가면 안된다는 방이 있었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하지만 들어가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들어가보고 싶어지지 않은가.</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font color="#000000"><br><font color="#000000">그래서 나는 중학교에 다닐 무렵, 몰래 그 방에 들어갔었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그 곳은 아무 것도 없는, 평범한 방이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딱히 이상한 분위기가 감도는 것도 아니고, 창문으로는 햇빛도 들어온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무서울 건 아무 것도 없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뭐야.. 그냥 방을 어지럽힐까봐 걱정해서 엄포를 놓았던건가?</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나는 맥이 빠진 나머지 나는 그대로 그 방에서 잠을 청했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가위조차 눌리지 않고, 몇 시간 있다 잠에서 깨어났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자는 사이에 혹시 뭔 일이 있기라도 했나 싶어 주변을 둘러봤지만, </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고, 무서울만한 것도 전혀 없었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들어오면 안 된다고 그리 엄포를 놓던 방이니 뭔가 무서운 게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나는 방을 나오면서, 별 생각 없이 방에 있던 찬장 서랍을 열어봤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서랍 안에는 일본식 인형이 딱 하나, 들어있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다른 서랍에는 옷 같은 게 들어있었지만, 오직 그 서랍에만 인형이 들어있었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뭔가 기묘한 느낌에 소름이 끼쳤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나중에 방에 들어갔던 건 비밀로 하고, 할머니에게 뒷사정을 물어봤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아무래도 그 방은 아버지의 여동생, 즉 내게 고모 되는 분이 쓰던 방이었다는 것 같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서랍 안에 들어있는 물건도 모두 고모 것이라는 것이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지금으로부터 30년은 더 된 이야기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지금 있는 시골집을 지은 건 부모님이 결혼한 직후로, </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나중에 아이가 생길 때를 대비해 2세대가 같이 살 수 있는 구조로 만든 것이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그리고 그 때, 뜰을 넓혀 증축해 지은 게 문제였던 모양이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증축해서 지은 게 바로 그 '들어가면 안 되는 방'이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어쩌다보니 고모가 그 방을 쓰게 되었는데,</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그 방을 쓴 이후로 고모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고모는 처음부터 그 방에서 자고 싶지 않다고 애원을 했다고 한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고모 말에 따르면 그 방에서 자게 된 후, <font color="#000000">아무리 깊은 잠에 빠져도 새벽 3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는 것이었다.</font></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그리고 눈을 뜨면 분명 자기 전에 껐던 불이 켜져 있고, <font color="#000000">머리맡에 단발머리를 한 여자아이가 앉아있다는 것이다.</font></font></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font color="#000000"><br><font color="#000000">기묘하게도 환하게 불이 들어온 방인데도, <font color="#000000">여자아이 얼굴만은 새까매서 보이지가 않았다고 한다.</font></font></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하지만 어째서인지 고모는 알 수 있었다. </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그 여자아이가 웃고 있다는 것을..</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그게 1주일 가량 이어졌다고 한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고모는 머리도 좋고 마음씀씀이가 깊은 사람이라, <font color="#000000">처음에는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가만히 있었다고 한다.</font></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하지만 1주일 동안 계속해서 이어지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부모님에게 털어놓았던 것이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그러나 할아버지는 방을 바꿔달라는 고모의 요청을 거절했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strong>"결혼도 안 하고 집에 들러붙어 있는 주제에 말이야..</strong></font></font></div> <div><strong><br></strong></div> <div><font color="#000000"><strong>새로 집을 짓고 시작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어딜 장난이나 치고 있어! 아예 집을 나가거라!"</strong></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결국 고모는 그 방을 계속해서 쓸 수밖에 없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그렇게 반달 가량 지났을까..</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그 즈음에는 고모가 아무런 불만도 없이, 하루 종일 묘한 미소만 짓고 있었다고 한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가족들은 이제 새 집에 적응을 해서 이상한 꿈도 꾸지 않게 된 것이라 생각할 뿐이었고..</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문득 할머니는 고모가 방 때문에 애원했다는 걸 떠올리고, <font color="#000000">고모에게 이전의 꿈은 어떻게 되었는지 물었다고 한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그러자 고모는 싱글싱글 웃으며 대답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font color="#000000"><strong>"응. 아직도 나와. 하지만 이젠 익숙해졌어. </strong></font></div> <div><font color="#000000"><strong><br></strong></font></div> <div><font color="#000000"><strong>처음에는 한 명이었지만, 점점 늘어가고 있어. 다들 계속 나를 내려다보고 있어."</strong></font></div> <div><br></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그렇게 말한 후, <strong>"아하하하하!"</strong> 하고 고모는 웃어제꼈다고 한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평소에 그렇게 조용한 고모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웃음소리로.</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고모의 그 이야기가 사실이었든 꿈이나 환각이었든, 그 무렵에는 이미 늦은 것이었으리라.</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고모의 방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는 방 바로 옆이었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어느날 할머니는 한밤 중에 <font color="#ff0000"><strong>"삭, 삭, 삭.."</strong></font> 하고 구멍을 파는 것<font color="#000000"> 같은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font></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잠에서 깬 할머니가 고모 방에 들어가보니, 방 다다미가 들춰져 있었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드러난 바닥에선 고모가 웅크린 채, 맨손으로 정신 없이 구멍을 파고 있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strong>"뭐하는 짓이니!"</strong></font></font></div> <div><strong><br></strong></div> <div><strong><br></strong></div> <div><font color="#000000">할머니는 고모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소리를 쳤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하지만 고모는 멈추지 않았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입가에는 미소마저 떠올라 있었다고 한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잠시 후, <strong>"여기 있다.."</strong> 라면서, <font color="#000000">바닥에서 들어올린 고모의 손에는 인형이 들려있었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흙 속에 묻혀 있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깨끗한 인형이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br><font color="#000000">고모는 할머니에게 인형을 건네주고, <font color="#000000">웃는 얼굴 그대로 벽 옆까지 걸어갔다.</font></font></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ff0000"><strong>쾅, 쾅, 쾅.</strong></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그리고는 자기 머리를 벽에 들이받기 시작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ff0000"><strong>쾅, 쾅, 쾅.</strong></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할머니가 얼이 빠진 사이에 <font color="#000000">고모는 계속해서 자기 머리를 벽에 들이받았다고 한다.</font></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strong>"뭐하는거니, 얘!"</strong></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할머니는 당황해 고모를 뜯어말리려 했지만, <font color="#000000">고모는 엄청난 힘으로 할머니를 밀어버렸다고 한다.</font></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strong>"뭐하는걸까, 정말.. 나, 왜 이런 짓을 하는걸까?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strong></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고모의 말은 이윽고 웃음소리가 섞인 의미 없는 괴성으로 변해갔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그리고 할머니는 들었다고 한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고모의 웃음소리에 섞여 있는, 여자아이 여러명의 웃음소리를..</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br><font color="#000000">고모는 그대로 10분 넘게 머리를 벽에 들이받다가, <font color="#000000">갑자기 우뚝 서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고 한다.</font></font></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strong>"무슨 장난감이 쓰러지는 걸 보는 것 같았어."</strong></font></div> <div><strong><br></strong></div> <div><font color="#000000">할머니는 그렇게 회상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잠에서 깨어난 할아버지가 구급차를 불렀지만, <font color="#000000">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font></font></div> <div><font color="#000000"> <br><font color="#000000">고모의 연수와 뇌의 중추부, 두개골은 모두 박살이 난 후였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도 의사는 믿지 못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strong>"자기 혼자 이 지경이 되도록 머리를 들이 받았다구요? 그건 의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strong></font></div> <div><font color="#000000"><br></font></div> <div><font color="#000000">급기야 살인 혐의까지 몰릴 지경이었다나..</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이 지경이 되자 할아버지도 그 방에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인지, </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아니면 딸을 죽게 놔둬버린 죄책감 때문인지, 절에서 스님을 모셔왔다고 한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그리고 그 스님은 그 방에 들어서자마자 토해버렸다고 한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이 방은 옛날에 유산되거나 역병으로 죽은 아이들을 <font color="#000000">한 곳에 모아 묻은 자리 위에 지어진 것 같다는 것이었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그 탓에 엄청난 수의 아이 귀신들이 그 터에 모여있다고 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strong>"절대로 이 방을 산 사람이 쓰면 아니되오."</strong> 라고 스님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신신당부를 했다.</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할머니는 고모가 파낸 인형을 건네며 공양을 부탁했지만 거부당했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strong>"그런 물건에 어중간하게 공양을 올려봐야 역효과만 일어날게요. </strong></font></div> <div><font color="#000000"><strong><br></strong></font></div> <div><font color="#000000"><strong><font color="#000000">내다 버리거나 태우거나 알아서들 하시구려."</font></strong></font></div> <div><font color="#000000"><br></font></div> <div><font color="#000000">그 후에는 자주 들어봤을 법한 괴담의 정석이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분명히 쓰레기장에 내다버렸던 인형이 어느새인가 서랍 안에 들어와 있고, </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태워버리려해도 불이 옮겨붙지를 않고 오히려 아버지에게 불똥이 튀어 화상을 입기도 했다고 한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font color="#000000">결국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그 서랍에 집어넣어버리고, <font color="#000000">방을 통째로 쓰지 못하게 막아버렸다는 것이었다.</font></font></div> <div><br></div> <div><font color="#000000">고모의 비참한 죽음이 얽혀있기에 내게 이유는 알려주지 않았던 것 같다.</font></div> <div><font color="#000000"><br><font color="#000000"><strong>"일단 원래 있던 곳에 두니 인형은 거기에만 머무르는구나. 다시 밖으로 나오지 않아야할텐데 말이야."</strong></font></font></div> <div><strong><br></strong></div> <div><strong><br></strong></div> <div><strong><br></strong></div> <div><strong><br></strong></div> <div><font color="#ff0000"><strong>그런데.. 그 인형.. 다시 나와버렸어, 할머니..</strong></font></div> <div><font color="#000000"> </font></div> <div><br></div> <div><br></div> <div><br><font color="#000000"><strong>출처 VK's Epitaph</strong></font><br></div> <div class="autosourcing-stub"> <div style="margin:20px 0px 30px;padding:0px;font-family:dotum;font-size:12px;"><strong style="padding:0px 7px 0px 0px;">[출처]</strong> <a target="_blank" href="http://cafe.naver.com/mystery0327/3749" target="_blank">들어가면 안 되는 방 (미스테리／공포 카페 :: 미스터리 파인더(UFO,귀신,심령,괴물))</a> <span style="padding:0px 7px 0px 5px;">|</span><strong style="padding:0px 7px 0px 0px;">작성자</strong> <a target="_blank" href="http://cafe.naver.com/mystery0327.cafe?iframe_url=/CafeMemberNetworkView.nhn%3Fm=view%26memberid=kingcrostime" target="_blank">시화</a></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