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은 OB, 삼성에서의 커리어가 그리 좋지 못했었고 태평양, 쌍방울, LG, SK에서 좋은 성적을 남기셨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어린시절을 보냈던 전주에서의 3년간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장이 내려다 보이던 집, 응원소리만 들어도 대강 승패를 알 수 있었을 거리에서 살았었으니 자연스레 야구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던 시기였지요.
쌍방울은 지금 한화보다도 더 막막한 선수층이 아니었나 싶어요.
타 팀에서 주전을 놓치고 팔려온 선수들이 다수 있었으니..
대표적으로 김성래, 김광림, 한대화, 박노준 같은 선수들 말입니다.
그 외의 주전 선수들은 유격수에 김호, 외야에 김실, 심성보. 1루는 김기태. 포수는 장재중, 박경완. 2루엔 최태원 선수가 있었네요.
3루는 항상 약점이어서 김성래 선수와 석수철 선수가 번갈아가며 봤던걸로 기억해요.
99년 시즌엔 이진영 선수도 있었고, 엄정욱 선수가 00년 드래프트였을거에요 아마.
그나마도 드래프트권 한장은 현대에 팔아서 마일영 선수가 뽑혀갔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당시 투수진의 주축은 조규제와 김현욱 선수였죠,
선발은 김원형 선수가 에이스에 오봉옥, 김기덕, 박성기 선수가 주로 던졌고, 성영재 선수도 선발로 나왔었을거에요.
뭐.. 그런거 구분없이 중계에서도 불쑥불쑥 나와서 조금 던지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었죠.
그런 속에서도 선수들의 부상 및 체력관리 기준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자신이 믿는 병원에 보내는 관리법까지..
쌍방울은 자금도 부족했던 팀이어서 SK에서와 같은 관리를 할 수 없었던 측면이 있었지만, 한화에서라면 다시 그 철저한 관리법을 사용 할 것입니다.
때문에 투수들은 로테이션 되어가며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 할 것이며, 부상또한 잘 관리 될 거에요.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이 꼭 던지겠다는 선수들이 나온다는 단점이 있고, 또 그런 선수들에게 던지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는건 매우 안타까운 상황입니다만..
다시 야구 이야기로 돌아가면 상대 투수를 최대한 괴롭힐 수 있는 타선, 상대가 껄끄러워 하는 맞춤형 중계기용이 김성근 야구의 기본이 아닐까 싶어요.
SK에서도 보여줬듯 좌완-좌완-좌완이 나와도 공의 각도나 속도에 적응하기 힘들도록 기용하는것 처럼 말이지요.
그렇게 상대 투타를 괴롭히는 한편으론 수비강화와 공격적 주루로 한점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것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죠.
때문에 이미 강팀으로 분류되는 곳에서 보다는 선수구성에 제약이 덜 한 -스타 선수가 많지 않은- 팀에서 더욱 좋은 성과를 남긴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팀 내에 목소리를 내는 스타가 있는 경우 감독님과 마찰을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기도 하고요.
실제 SK에서도 김재현, 박재홍 선수와 마찰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죠.
아무튼, 하지만.. 그 이면에 상대가 질릴 정도로 경기를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선수들에게 승리에 대한 집념을 부여하는 모티베이션이야 말로 김성근 감독의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지고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이기고 있어도 방심하지 않는 플레이야 말로 약팀에게 필요한 것이며, 그런 과정속에서 한번의 승패가 뒤집어지고 또한 쌓여가며 점점 강팀이 되어가는 것이겠지요.
때문에 저는. 시간만 주어진다면 한화가 분명 강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화가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 감독님의 육성 포인트이며, 수비와 주루는 분명 훈련을 통해 개선 해 나갈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죠.
투수 조련도 한화의 젊은 투수들을 중심으로 구위중심의 조련을 통해 볼넷을 두려워하지 않고 삼진을 잡아내는 형식의 투구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SK의 김광현, 고효준, 전병두, 엄정욱 선수들의 전례를 보면 충분히 가능 할 겁니다.
올 한해 점점 바뀌어 갈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그 속에서 저는 옛 쌍방울 선수들의 냄새를 맡아보고자 노력 해 보려 합니다.
분명 끈적끈적한 야구를 하겠지요.
상대가 이겨도 쉽게 져 주지는 않으려는, 그런 자세의 야구를 하겠지요.
만년 약팀으로 불리워 왔던 설움을 경기에 녹여서 풀어 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재밋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