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제가 좀 크게 다쳤었어요. <div><br><div>훈련이 많은 부대여서 몸 굴릴 일도 많았고, 서른에 입대한 선임 + 관심병사 후임에 사람 좋다는 소문이 자자한 행보관 믿에서 행정병으로 있었거든요.</div></div> <div>아, 거기에 본부중대 소속이라 맨날 치여가며 장기한번 해 보겠다가 오버하는 중대장은 덤.</div> <div><br></div> <div>더러우니 내가 한다는 생각으로 험하게 이것저것 하다보니 왼쪽 무릎연골 파손이랑 오른어깨 탈구+근육파열을 당했어요.</div> <div>반오십에 오십견을 얻게되어 제대 후로는 형광등을 갈기 힘든게 참.. 내가 오버해서 다친거니 하소연할데도 없고요.</div> <div><br></div> <div>아무튼, 그 인사장교는 제가 막 수술을 하려 알아보던 시기에 소대장을 하다 새로 인사과로 온 중위(진)이었습니다.</div> <div>저는 그래도 상병이 막 꺾이려는 때였기에 담당업무의 스킬에는 어느정도 자신을 가지고 있었고요.</div> <div>나름 열심히 한다고 + 막나가는 선임들을 구워삶기 위해 육규 휴가규정에 관한 부분은 거의 외울 수 밖에 없었지요.</div> <div><br></div> <div>뭐, 아무튼.</div> <div>그 새로 온 인사장교는 제가 병가를 쓴게 기분나빳나 봅니다.</div> <div>9박10일 받고 나가서 조영제 MRI다시 찍고, 대학병원에서 다시 개인병원을 소개시켜줘서 예약하고 입원가능일자 받아서 바로 수술했거든요.</div> <div>그러다보니 기간이 연장되어 병가 연장심의를 받아 10일을 더 받아 총 19박 20일간 나와있었다는게 문제의 발단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정기휴가도 상병계급에 맞춰서, 그것도 병원때문에 돌아다니느라 다 썼는데 수술하고서 복귀하니 뭐라? 병장 정기휴가를 자르겠답니다.</div> <div>왜 그러냐고 물으니까 뭐 육규에 뭐가 위반이라는데.. 저는 그냥 환자관리훈령과 병가에 관한 규정부분 찾아서 프린트 한 뒤 인사과에 갔습니다.</div> <div>어차피 그 다음날 아침이면 후송 갈 몸이었지만 억울한건 내키지 않았어서.</div> <div><br></div> <div>평소 가깝게 but 친하진 않게 지낼 수 밖에 없었던 담당관님도 답답해하며 담배만 뻑뻑 피우고 있었고,</div> <div>인사과장은 혼자 얼굴이 벌개져서 이새끼 저새끼 하고 떠들었습니다.</div> <div>뭐, 제가 잘못 알고있었던 부분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논리보다는 인신공격과 감정적 발언 수준에서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후송을 갔다가 약간의 운동범위 장애가 나타나 -지금은 괜찮습니다. 오십견 말고는- 복귀를 못 하다가 제대를 몇일 안 남기고 복귀하게 되었지요.</div> <div>의병제대를 하려면 6개월 이상 후송병원에서 회복이 안 된 상태여야 했는데, 저는 그 6개월이 제대일자 뒤였기에.</div> <div><br></div> <div>그렇게 복귀하니까 그 인사과장 양반이 또 태클을 거는겁니다.</div> <div>말년휴가 못 나가게 하겠다고 난리를 치면서요.</div> <div>6개월 전 그 앙금을 그대로 안고서 살았었나 봅니다.</div> <div><br></div> <div>뭐...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하시라고 했습니다.</div> <div>올려도 소용 없을테니 휴가를 올리지 않을테고, 서로 귀찮게 징계위원회까지 열어 복잡하게 일 처리하지 말자고요.</div> <div>그렇게 쇼부를 보고 저는 다시 행보관님에게 붙잡혀 황희정승처럼 혹사를 당했고, 그날 밤도 그렇게 하얗게 새웠었습니다.</div> <div>남들은 전역한다고 술 사 먹이던데, 저는 잘 놀다왔으니 부대일지 빵구난거 메워달라고 부탁받아서요.</div> <div>잘 안 가르쳐놓고 도망간 노비의 업보라며.</div> <div><br></div> <div>아무튼, 그렇게 다음날이 되었고- 저는 행정반에서 꾸벅이며 업무를 보고 있는데</div> <div>인사과에서 잠깐 와 보라는 전화가 왔습니다.</div> <div><br></div> <div>'아, 이 병X이 또 왜 지.....'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며 인사과에 갔더니 인사과장이 또 소리부터 질렀습니다.</div> <div>자기 엿 먹이려고 이렇게까지 하냐면서요.</div> <div><br></div> <div>근데 보통 휴가 안 보내주면 돈으로 물어내야 하는거 병사들도 아는 상식 아닌가요?</div> <div><br></div> <div>안그래도 '나 휴가 안 보내려고 그렇게까지 귀찮은 업무를 마다하지 않는구나' </div> <div>내심 그 정성에 감탄하며 용돈으로 치킨이나 사먹지 뭐.. 하고 있던 찰나였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반년이나 지난 인사과장이 그걸 모르다니요.</div> <div><br></div> <div>녀석은 그렇게 문을 발로 걷어차고 인사과를 나갔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담배를 뻑뻑 피우며 쓴웃음을 짓는 담당관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애들 휴가날짜 정리 해 놨으니까 내일자로 말년 나가는거 서류 만들어 와"</span></div> <div><br></div> <div><br></div> <div>뭐, 그렇게 저와 인사과장의 싸움은 그렇게 싱겁게 끝이 났습니다.</div> <div><br></div> <div>밴드 오브 브라더스 나오는 소벨 있죠? 딱 그런 인간이었어요.</div> <div>짬대우는 받을 생각도 안 했었기에 일만 하다가 잘 쉬고 나온 군생활, 건강하지 못한 몸 이외엔 후회가 없습니다.</div> <div>제 대신 고생한 내무실 맏후임 녀석이 19살에 입대한 놈이어서 그 녀석한테 미안할 따름이지요.</div> <div>안그래도 성격도 여린 놈이어서 더..</div> <div><br></div> <div>물론 날 새면서 일하던 제가 분대장까지 했다면 그것도 문제가 많았겠지만.,</div> <div>제 위가 2월 4월군번, 제가 8월에 그 후임이 2월 군번이어서 제가 분대장을 받을 수 밖에 없었긴 했거든요.</div> <div>행보관도 사람이 너무 좋아서 저 말고는 대대 내의 관심병사만 죄 제 후임이라고 붙여줘서 관리도 힘들었는데.</div> <div><br></div> <div>어휴.</div> <div><br></div> <div>군대 꿈을 꿨다가 일어나 쓰기 시작한게 이렇게 되었습니다.</div> <div>군대꿈 안좋아요. 엉엉.</div> <div><br></div> <div>이제 예비군 끝나고 민방위 기다리고 있는데..</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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