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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르문간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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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0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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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452464
    작성자 : 요르문간드
    추천 : 1
    조회수 : 249
    IP : 211.252.***.1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0/07/14 16:02:57
    http://todayhumor.com/?freeboard_452464 모바일
    김가기(金可記)
    김가기(金可記)



    신라 당성군(唐城郡)에서 40보 길이의 물고기가 나타나 사람들이 놀라던 무렵에, 한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14세가 되면서부터, 궁금해진 것이 생겼다.

    "혹 공께서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이때 황금 실로 수 놓은 복두를 쓴 남자 하나가, 유리로 만든 빛나는 그릇에 양념한 꿩고기를 담아 먹고 있었는데, 이 아이가 묻는 것을 들었다. 남자는 즉시 이렇게 답하였다.

    "하늘의 떠다니는 구름 속에는 커다란 궁전이 숨겨져 있는데, 사람이 죽게 되면 바로 이곳으로 가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들과 항상 즐겁게 지내게 된다."

    아이는 듣는 태도가 총명해 보였고 생김새도 말끔했다. 그러므로, 아이는 그에 걸맞게 남자에게 공손히 다시 물었다.

    "죽은 사람은 말을 할 수가 없으니, 죽어서 어떻게 된다고 알려 줄 수가 없는데, 공께서는 어떻게 죽으면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아셨습니까?"

    남자가 답하기를,

    "굿하는 무당들이 말하는 것이 다 그와 같았다."

    하였다.

    그러자, 아이는 고개를 좌우로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리고 홀로 말하였다.

    "구름은 비를 뿌리면 그대로 흩어지는 것인데, 어찌 그 사이에 궁전을 숨겨 둘 수 있겠는가? 또한 사람이 죽어서 가는 그런 곳이 있다면 눈이 좋은 사냥꾼이 하늘을 올려다 볼 때나 날아다니는 새들이 어찌 찾아내지 못했겠는가?"

    아이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계속 생각하며 다니다가, 마침내 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여자는 푸른빛과 분홍빛이 엮인 고운 너울을 어깨에 두르고 있으되, 어깨와 목의 살결을 드러낸 빛이 매우 고왔으며, 은으로 된 잔에 꿀차를 담아 마시고 있었다.

    아이가 여자에게 공손히 인사한 뒤에 궁금한 것이 있다하면서 물었다.

    "혹 부인께서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그러자 여자는 즉시 이렇게 답하였다.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은 그 마음이 몸에서 떨어져 나와서는 지렁이나 개구리 따위 속에 들어가서 다시 태어나고,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은 그 마음이 몸에서 떨어져 나와서는 부자나 후왕(侯王)과 같이 복이 많고 편안하게 사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 말을 듣고 아이가 되물었다.

    "죽은 사람은 말을 할 수가 없으니, 죽어서 어떻게 된다고 알려 줄 수가 없는데, 공께서는 어떻게 죽으면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아셨습니까?"

    여자가 답하기를,

    "산에서 도를 닦는다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 다 그와 같았다."

    하였다.

    아이는 다시 고개를 좌우로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리고 홀로 말하였다.

    "어린 아이는 선악을 분별하는 데 서툴고, 개돼지는 숫자를 헤아리지 못하고, 벼룩은 좌우도 제대로 따지지 못한다. 그렇다하면, 설령 내 마음이 떨어져 나와서 지렁이나 개구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라한들, 그것은 조각조각 쪼개진 내 정신의 한 톨 만큼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 아닌가? 또한, 마음이 몸에서 떨어져 나와 다시 다른 몸으로 들어간다 하는데, 예전 몸에서 갖고 있던 재주와 익힌 것을 다 조각조각 잃고 다시 그저 새로 태어나는 빈 마음으로 들어간다하면, 그것이 그저 마음이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나의 다리를 하나 잘라다가 그 다리가 나라고 하면서 몸통과 머리는 불태워 버려도 된다고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

    마침내 아이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죽으면 어찌 되는가 하는 것을 물어 보았다. 아이는 가끔씩 이와 같이 말하였다.

    "저는 죽는 것이 무섭습니다. 죽게 되면, 마치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와 같이, 내가 여기 있다는 것도 모르고,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다시 깨어날 것이라 하는 것 조차도 모를 때, 영영 그대로 있으면서, 그저 싹 없어져 버리기만 하는 그런 것이라면, 이는 과연 어떤 것입니까?"

    그러던 어느날 저녁 무렵에, 아이는 바닷가에서 뱃사람들 사이에서 이 이야기를 묻고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있는 한 사나이가 보고 있었다.

    그 사나이는 얼굴이 몹시 흉칙하고 덩치는 매우 거대 했으며, 손과 팔, 얼굴과 목에 칼자국과 작은 상처들이 많이 있었다. 또한 입고 있는 옷은 매우 남루하였으나, 기이하게도 황금 귀걸이를 주렁주렁 걸고 있고, 손에는 옥으로된 가락지를 여섯 개나 끼고 있었다. 독한 술을 많이 마셨는지, 얼굴은 붉게 달아 올랐으며, 사방에 술냄새를 풍기고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눈빛과 말하는 투에는 조금도 취한 기색이 없었다.

    사나이가 아이를 부르며 말하였다.

    "네가 그러한 것을 궁금해 하니, 내가 아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마."

    사나이가 들려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김가기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세상 사람들은 김가기가 도무지 무엇을 하고 먹고 사는 사람인지 알 기가 어려웠다. 김가기는 배를 타고 외국을 다녔는데, 한번은 당나라 조정에서 시행하는 빈공과(賓貢科)라는 시험을 보기도 했다. 김가기는 영악하고 약삭빠른 사람이었기 때문에 쉽사리 당나라의 제도를 익혀 시험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었다.

    주위 사람들이,

    "이제 진사가 되었으니, 공부를 더 열심히하고, 벼슬 살이에 더 기운을 쏟아, 높은 지위에 올라야 하지 않겠소?"

    라고 하면, 김가기는 비웃으며 거절하였다. 김가기는 이렇게 답하였다.

    "벼슬자리란, 겨우 답답한 생각으로 뼈빠지게 일을 하며, 눈이 빠지게 책을 읽고, 팔이 빠지게 칼을 휘두르며, 다리가 빠지도록 명을 받들어 시키는대로 오락가락하자는 짓거리일 뿐이요. 적당히 이름을 알리고, 술집에서 호기를 부리는 데에는 진사라는 이름이면 족하지 않소? 당나라 창고에서 재물을 받아 내고자 한다면 벼슬을 높이고자 그토록 고생을 하는 것 외에 다른 수는 얼마든지 있소."

    김가기는 요란하고 화려한 글을 잘 지어내고, 말하는 것이 목소리에 음침하고도 변화무쌍한 힘이 넘쳤으며, 특히 두려워하는 것이 없이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침착하고 냉랭하였다. 때문에 그를 멋있다고 생각하는 무리들도 많았으며, 혹은 두려워 하는 무리들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보통 사람들은 도대체 김가기가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지내는 사람이며, 어떻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구해 살아가는 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김가기는 신라와 당나라 이곳저곳을 오가면서 지내곤 했는데, 어떤 이유로 신라와 당을 오가는 지, 무엇때문에 신라와 당나라 사이를 많은 짐을 실은 배를 타고 다녀야 하는 지 정확하게 잘 아는 사람들은 없었다. 김가기는 이곳저곳의 경치가 기이한 깊은 산, 괴상한 기슭에 작은 초가집을 짓곤 했으며, 돌아다닐 때 마다 항상 그곳에서 혼자 지냈다. 김가기는 그렇게 홀로 지내고 있으면서도, 가끔 김가기를 찾아가서 몰래 세상에서 해결할 수 없는 매우 어려운 일을 부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김가기는 아주 기괴한 방법을 써서 일을 풀어 줄 수 있다는 해괴한 소문이 있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런 김가기로부터, 어느날 당나라 임금인 이침(李忱)의 신하였던 중사(中使)에게 한 통의 편지가 전해 졌다. 그 중사는 항상 힘써 일하며, 잠시도 맡은 바에 소홀히 하지 않는 성품을 가진 사람이었다. 중사가 편지를 보니 편지는 임금인 이침에게 보내는 것이었는데, 내용은 이러하였다.

    "저, 김가기는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께서 내리신 명령서를 받았습니다. 이 명령서에서, 2월 25일까지,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의 궁전에 있는 영문대라는 건물을 관리하는 직책을 맡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2월 25일까지는 이 나라를 떠나서 하늘로 가야 합니다."

    중사는 그 내용을 보고, 글씨가 아름답고 문장을 꾸민 방법은 정밀하였으나, 내용은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중사가 이침에게 편지를 보여 주었더니, 이침은 크게 놀라면서 먼 곳을 한참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은 필시 신라 사람들이 말하는 현묘지도(玄妙之道)를 터득한 자가 아니겠는가? 어찌 깨달은 자가 아니라면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과 글을 주고 받고, 시간을 정해서 하늘로 올라간다 하겠는가? 이런 사람은 내가 반드시 가까이 두고 이것 저것을 물어보고 싶다. 그러니, 많은 재물을 주고서라도, 필시 대궐 안으로 불러 들여 보도록 하라."

    그리하여 중사는 김가기에게 다시 편지를 보냈다. 중사는 자신이 섬기고 있는 이침이 직접 내린 명령이었으므로, 비록 하잘것 없는 진사인 김가기에게 답하는 편지이나, 정성스럽게 문장을 고르고, 온 힘을 다해 아름다운 글씨로, 힘을 다하여 멋진 편지를 쓰도록 하였다.

    중사는 편지에서 말하기를,

    "저희 황상께서 애타게 바라시므로, 큰 재물이나 높은 벼슬자리를 얻도록 할 터이니, 부디 대궐 안으로 들어오셔서, 공께서 터득하신 기이한 술수를 한 두가지 직접 보여 주십시오."

    라고 하였다. 그러나 김가기는 한사코 사양하면서 대궐로 가지 않겠다고 답장 하였다.

    "하늘로 올라갈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저는 지금 제가 있는 곳에서 마무리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아서, 송구하오나 저는 대궐에 갈 수가 없습니다."

    이 답장을 보고 중사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이상하게 여겨 홀로 중얼거렸다.

    "김가기라고 하는 자는 듣자하니 무엇을 하여 먹고 사는 자인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지금 대궐에 들어오라 하는 것을 스스로 거절하고 있다. 이것은 이 자가 실은 아무런 기이한 술수를 모르는 데, 다만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과 통한다는 거짓말로 솔깃하게 하여 속임수를 쓰려고 한 것이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대궐에 들어와서 재주를 직접 보여 달라고 하니, 거짓말이 들통 날까봐 두려워서 이렇게 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중사는 김가기에 대하여 좀 더 파헤쳐 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중사는 김가기에게 다시 편지를 보냈다.

    "공께서 바쁘시다 하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황상께서 기이한 것을 보시고 감탄하실 수 있도록, 공께서 받으셨다는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이 내린 명령서를 한 번 구경시켜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사람을 시켜서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의 명령서만 보내주셔서 보실 수 있게 해 주면, 번거롭게 공께서 직접 대궐안으로 오시지 않으셔도, 황상께서는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김가기는 이것 조차도 거절하였다. 김가기가 거절하는 말은 이러하였다.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께서 내리신 명령을 어찌 제 마음대로 함부로 하겠습니까.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께서 내리시는 명령은 그 나름대로 다 다스리는 하늘의 벼슬아치들과 신령스러운 사신들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러한 명령서를 맡은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의 신하들이 이를 다루는 것이지, 제가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에 중사는 김가기를 더욱 의심하였다. 그러나, 임금인 이침은 도리어 이 사실을 알자 더욱 감탄하며 좋아할 뿐이었다.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 또한 땅위의 임금처럼, 여러 가지 직책 별로 여러 명의 신하를 거느리고 살고 있는 것이란 말인가? 이 또한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이렇게 귀한 사람이 지금 우리 나라에 머물고 있는데, 내가 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으로 대접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물어서, 선물로 구해다 주도록 하라."

    중사는 이침이 김가기를 믿고 좋아하는 것이 탐탁치 않았다. 그러나, 중사는 본시 충성스러운 사람이었으므로, 이침이 시키는 대로 김가기에게 다시 편지를 보내어 김가기에게 필요한 것을 물어 보려 하였다. 중사는 편지를 쓰며 홀로 중얼 거렸다.

    "거창한 말로 사람을 미혹하는 거짓말쟁이에게 속아, 순박하신 우리 황상께서 이와 같이 푹 빠지셨으니, 이는 참으로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닌가?"

    얼마 후, 김가기에게 답이 돌아 왔으니, 김가기가 전한 말은 이러하였다.

    "저는 사람에게 태워서 좋은 냄새를 내는 향과 귀한 약초와 쇳덩이와 옷감을 구하는 데, 특별히 드문 종류를 찾고 있습니다. 부디 궁궐의 창고를 뒤져서, 제가 말씀드리는 것을 구해 주실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 글을 보고 중사는 저도 모르게 화를 내며 소리쳤다.

    "어디서 무엇을 하다 온 놈인지도 모르는 놈이,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에게 명령을 받았다는 헛소리를 한 번 한 것 말고는 도대체 무슨 공을 세우지도 않았건만, 어찌 예의 없이 감히 황상께 기이한 물건만 골라서 찾아 내어 놓으라고 하는가?"

    그러나 중사의 그 말을 듣지 못하고, 이침은 그저 기뻐할 뿐이었다.

    "김가기가 달라고 하는 물건들은 너무도 이상한 것들이라 아무도 찾지 않는 것들 뿐이다. 시일을 지체하지 말고 찾아서 빨리 가져다 주도록 하라.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이 부른다는 사람에게 작은 도움을 주는 일이라 한들 내가 또 언제 겪어 보겠는가?"

    이침은 중사에게 향과 약초와 쇳덩이와 옷감을 구해서 김가기에게 전해 주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듣지 중사는 김가기에게 속는 듯하여 더욱 부아가 치밀었다. 마침내 중사는 자신의 부하를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았다.

    "김가기라는 도적과 같은 놈이 자신이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과 서로 알고 지낸다고 거짓말을 했소. 그러니 황상께서 신기하게 여기셔서 궁궐의 재물도 아까워 하시지 않고 있으니 어찌 할 바가 있겠소? 내 어찌 이와 같이 나라를 비웃는 놈을 보고만 있을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내가 김가기에게 물건을 가져다 주러 가야 하니, 자네와 내가 함께 가서 김가기라는 놈의 속임수를 밝혀 보지 않겠소?"

    그리고는 중사는 이침을 찾아가서는 또 이렇게 청하였다.

    "황상께서 내리신 이와 같이 귀한 물건을 들고, 또 깊은 산으로 가야 하오니, 한 두 명이서 가서는 명령을 받들기 어렵습니다. 부디, 시중을 들 궁녀 몇 명을 함께 가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이침이 허락하자, 중사는 속임수와 거짓말쟁이를 싫어하는 영리하고 총명한 궁녀 네 명을 뽑았다. 그리고 중사는 궁녀들을 이끌고 자신의 부하와 함께 길을 나섰다.

    중사는 김가기가 살고 있는 곳을 찾아서 종남산으로 들어 갔다. 종남산은 괴이한 술수를 익힌다는 잡다한 재주꾼들과 도를 닦는 다는 무리들이 많이 숨어 있는 곳이었다. 한편으로는, 굽이굽이 산이 깊고 경치가 아름다운 곳도 매우 많았다. 중사와 부하와 궁녀들은 마침내 자오곡이라는 곳에 이르렀는데, 그곳에는 깊은 바위 골짜기 좁은 길목 사이에 김가기가 살고 있다는 한 초가집이 있었다.

    초가집 근처에는 본 적이 없던 꽃들이 갖가지로 매우 많이 피어 있었다.

    "이런 것들은 궁궐에서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꽃들입니다."

    한 궁녀가 말하였다. 중사가 둘러 보니, 주변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도 그 형상이 특이하였으며, 달려 있는 열매들도 모습이 보통과는 아주 달라 보였다. 중사의 부하가 그 모습을 보더니 말하였다.

    "김가기는 신라에서 사는 사람으로 온 세상을 다니며 지내지 않았습니까? 그러므로, 김가기는 신라, 왜국, 발해, 안남 등의 천하사방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온갖 나라의 이상한 물건들을 몰래 숨겨서 들고 왔을 것입니다. 그것을 이곳에 이렇게 심어 두고, 그 숫자를 불리고 있는 것입니다."

    중사와 그 무리들은 김가기를 찾기 위해 초가집 안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런데 중사가 꽃이 핀 사이 앞으로 지나가자, 꽃 향기와 섞여서 갖가지 이상한 풀, 향, 옷감, 쇳덩이를 태우는 냄새가 슬그머니 퍼져나와서 중사의 다리를 휘감았다. 그 냄새는 곧 몸을 타고 올라 와서 중사의 코와 입으로 스며들었다.

    그러자 갑자기 중사는 정신이 몽롱해졌다. 이윽고 중사의 눈앞의 꽃 색깔이 갖가지로 번지며 퍼져나오는 듯 하더니, 그 모양이 아주 또렷하게 보이며, 꽃과 나무가 우거진 풍경이 붉고 푸르고 노란 색이 엮여서 극히 아름답게 보였다. 가만히 있는 광경인데도 그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중사는 근방의 산을 보면서 그와 같이 아름다운 모습은 평생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며, 앞으로 죽을 때까지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기만 하였다.

    이윽고 중사의 귓가에 멀리서 들리는 바람 소리와 물흐르는 소리, 조약돌이 구르는 소리가 들려 왔다. 그 많은 소리들이 서로 엮이며, 맑게 머릿속에서 끝없이 계속 울려 퍼져 나갔다. 그러므로, 마치 아름다운 노래를 지어 부르는 듯 하였다. 이 노래는 사람이 가사와 곡조를 억지로 만든 것이 아니었으므로, 결코 그 높낮이가 답답하지 않고, 그 음색이 더할나위 없이 부드러웠으니, 중사가 듣기에 그 소리는 너무나 기뻐서, 온 땅이 함께 흔들려 춤을 추는 듯 하였다.

    중사는 이와 같이 눈 앞의 모습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게만 보이고, 귓 속의 소리가 더할 나위 없이 좋게만 들렸다. 그런데 그때 중사가 입과 코로 들어 오는 연기 냄새를 조금 더 들이마시자, 입속에 극히 즐거운 맛이 가득하였으며, 목구멍으로 시원하고 상쾌한 것이 맑게 흐르는 듯 하였으며, 또한 온몸의 따스하고 시원한 촉감이 어느 사랑하는 여인의 손길과도 같이 부드럽기도 하였다. 마침내 중사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털 한 가닥 한 가닥 마다 끝없이 기분 좋은 느낌이 폭포와 같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듯 했다. 중사는 너무나 커다란 기쁜 느낌에 소리를 지르다가 온몸이 터질 듯 하였다.

    중사는 꿈과 같이 냄새 속에서 헤메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 걸음을 뒤로 물렸다. 몽롱한 연기 속에서 온몸의 뼈가 줄줄 녹아 내릴 정도로 기분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던 중사를 보고는, 궁녀들이 중사 곁에 다가와 그를 부축하였다. 궁녀들이 중사에게 걱정스레 말했다.

    "저 꽃들 사이에 감도는 연기가 사람을 취하게 하는 듯 합니다. 중사께서는 조심하십시오."

    중사는 비틀비틀 거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중사는 한참 동안이나 숨을 헐떡였다. 중사는 숨을 고른 후에, 길을 피하여 다시 초가집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이번에 중사가 가는 곳에는 한 과일 나무가 있었는데, 과일의 즙이 떨어지는 가운데, 또다시 이상한 연기가 휘감고 내려 왔다. 중사는 또다시 코와 입으로 그 연기를 마시게 되었다. 그러자 중사는 문득 온갖 생각들이 하나 둘 머릿속에서 차례로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중사는 어릴적에 익혔던 책과 옛 글들이 하나 둘 떠오르기도 하였고, 임금을 보필하며 고민하던 정치의 여러 문제들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 많은 일들을 잠깐 고민하는 사이에 곧 간단히 답을 깨달을 수까지 있었다. 이윽고 점점 더 많은 일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곧 중사의 머릿속에 세상의 방방곡곡의 만가지 어려운 일들과 사막 끝 바다 밑의 갖가지 숨겨진 문제들까지 가득 차올랐다. 그러나 그 역시 중사는 잠시 생각하는 사이에 곧 답을 알 수 있었다.

    마침내 중사는 세상이 왜 생겨난 것이며, 사람은 무엇 때문에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것인지 하는 문제 또한 똑똑히 답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사는 온갖 세상의 많은 일들에 답을 얻은 것이 너무나도 기뻐서 껄껄 대면서 웃었다.

    "이렇게 쉽게 알 수 있는 일을 세상 사람들은 어찌 모른단 말인가."

    중사는 너무도 뻔하게 답을 아는 세상의 이 많은 일들을 어찌 지금껏 모르고 살아왔으며, 세상의 다른 사람들은 어찌 전혀 알 지 못하고 있는지, 도저히 우스꽝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중사는 배를 잡고 비웃으며, 세상의 모든 일들을 다 알게 된 기분에 즐거워 하였다.

    문득 중사가 발걸음을 비틀거려 연기 속에서 벗어나자, 다시 궁녀들이 다가 와 중사를 부축해 주었다. 궁녀 하나가, 손바닥으로 중사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며 정신을 차리게 하였다. 그러면서 궁녀가 말했다.

    "이 과일 사이에 감도는 연기 또한 사람을 취하게 하는 듯 합니다. 중사께서는 이 또한 조심하셔야 할 것입니다."

    중사는 눈 앞에 커다랗게 궁녀의 모습이 들어 오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까 다 알았던 것 같던 일들 중에 정말로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무엇을 궁금해 하였는지는 기억이나며, 답을 알았다고 좋아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그런데, 답이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것은 답을 잊은 것인가, 혹은 애초에 답이 떠오르지도 않았는데 내가 답을 알았다고 취하여 착각했을 뿐인가."

    중사는 몸을 피하여, 비틀거리며 나오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중사와 부하와 궁녀들이 멀리서 보니, 초가집 안에는 분명히 김가기가 있는 듯 그림자가 보였 다. 그러나, 김가기는 중사 무리를 거들떠 보지도 않거니와, 이와 같이 이상한 풀과 과일 사이를 온통 기괴한 냄새를 풍기는 향이 피어나고 있으니 도무지 함부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우선 틈을 보며 밖에서 기다리고 있도록 하자."

    중사는 그렇게 말하며 밖에서 머물고 있었다.

    이윽고 중사의 무리들이 지키고 있는 데 밤이 찾아 왔다. 깊은 산 속 골짜기에 밤이 찾아 왔으므로 별은 매우 밝아 빛이 가득 뿌려지는 듯 하였으나, 좌우는 깜깜하였다. 다만 희미한 달빛이 골짜기에 안개 처럼 내려 비치고 있었다.

    중사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앉아 있다가, 쓸쓸히 읊조렸다.

    "내가 황상을 속이는 사악한 자를 밝힌다면서, 깊은 산 속까지 들어 왔는데, 겨우 연기 몇 모금에 정신을 잃고 나자빠졌으니 부끄럽지 아니한가?

    더우기 이제 밤이 깊어 오니, 그나마 그 분한 마음 조차 차차 사그라들어 버린다. 도리어, 꽃 사이에 피어오르는 연기에 기뻐하던 것이 그립고, 과일 사이에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서 깨우치던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잠깐씩 들기 시작할 뿐이다. 이는 더욱 더 서글프지 아니한가? 이것이 어찌 자신만만히 도적을 잡겠다고 나선 신하의 모습인가?"

    스스로 슬퍼하여 중사는 마침내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하였다. 결국 궁녀 하나가 중사의 손을 붙잡으며 위로 해 주었다.

    중사가 궁녀를 붙잡고 계속 탄식하며 있는데, 갑자기 밤공기가 차가운 가운데 바람이 불어 왔으므로, 중사는 으슬으슬하여 몸을 추스렸다.그런데, 그때 갑자기 멀리서 낯선 사람의 소곤거리는 소리 같은 것이 잠깐 들려 왔다.

    "무슨 소리를 듣지 못하였는가?"

    중사가 주위를 돌아보며 물었다. 뒤에 앉아 있던 중사의 부하가 답하였다.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또 어느 낯선 여자의 짧게 외치는 듯한 소리가 메아리 치듯이 망망히 들려 왔다. 이를 듣고 궁녀들 또한 겁에 질렸다.

    "저희들 또한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중사는 초가집 쪽을 바라 보았다.

    "이는 분명히 초가집 쪽에서 나는 소리다."

    부하가 의아해 하며 중사에게 물었다.

    "그러나, 초가집에는 분명히 서 있는 사람의 그림자라고는 한 사람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밤이 깊도록 아무도 들락거린 기색이 없었습니다. 어찌 갑자기 떠들고 노는 사람들의 소리가 밤에 갑자기 초가집에서 들린단 말입니까?"

    그런데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깔깔거리며 웃고 떠들며 즐거워하는 여러 사람의 왁자한 소리가 초가집에서 크게 들려 왔다.

    그러자, 중사가 즉시 자리를 떨치고 일어서서, 초가집 쪽을 향해 달려 갔다.

    "이것은 분명히 저 간교한 도적놈이 자신의 패거리들을 모아 놓고 놀고 있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렇든 교묘한 재주를 부리는 자라면 많은 사람을 몰래 숨겨서 데려 오는 술수 또한 어찌 만들지 못하였겠는가?"

    중사는 소매로 단단히 입과 코를 막고 뛰었다. 초가집 사이를 휘감고 있는 냄새가 조금 새어들어 정신이 아찔한 듯도 하였으나, 중사는 온힘을 다하여 다리가 부러지도록 뛰었으므로, 냄새를 많이 맡기 전에 초가집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중사가 초가집 안으로 들어와 보니, 좁은 초가집 지붕 아래의 바닥에 수없이 많은 남녀가 누운채로 겹겹히 쌓여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화려하고 좋은 옷을 입은 채로 잠자듯이 있었는데, 그 숫자는 족히 20, 30명은 되었다. 남자들은 고귀한 벼슬아치들이 많아 보였으며, 여자들은 부유한 집안의 부인들이 많아 보였다. 이들은 서로 다리와 팔이 어지럽게 얽히고 머리와 어깨가 서로 꼬여 있는 와중에도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그저 널브러져 쌓여 있는 장작개비와 같이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그러한 꼴로 갑자기 히죽거리며 웃기도 하고, 갑자기 잠꼬대처럼 뭐라고 소리를 내어 중얼거리며 즐겁게 떠들기도 하는 것이었다.

    중사는 이상한 광경을 보고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 그런데, 그때 발위를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중사가 내려다보니, 그것은 손가락 굵기 만한 작은 뱀과 닮은 짐승이었다. 그것은 뱀과 비슷했으나, 네 개의 다리가 있고, 발톱이 달빛에 아름답게 반짝였으며, 비늘의 색깔이 여러가지로 변하였다. 뱀과 닮은 짐승은 온몸이 축축하여 움직일 때마다 그 자리에 물 묻은 자국 같은 것을 남겼는데, 그대로 계속 기어 가서는 쌓여 있는 사람들 틈사이로 올라 가는 것이었다.

    "저것이 무엇인가?"

    중사는 뱀과 닮은 이상한 짐승을 신기하게 여겨 자세히 보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사람들이 눕혀져서 쌓여 있는 틈틈히 그와 같은 뱀을 닮은 짐승이 수십, 수백마리가 가득히 있었다. 이 뱀들은 사람의 옷소매 사이를 오가고, 사람의 입속과 눈꺼풀 위를 쉴새 없이 지나다니며 사람들을 휘감고 다니는 것이었다.

    "어찌 저와 같이 징그러운 짐승이 몸을 휘감고 다니는 데 잠꼬대라 한들 웃으며 즐거워 하는가?"

    중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중사는 그 짐승들을 보기 싫어 고개를 천장으로 돌렸다.

    그런데, 천장을 보자, 거기에는 모기와 같은 소리를 내며 빠르게 날개짓을 하는 작은 새가 있었다. 새는 곧 사람들이 누워 있는 곳으로 내려 왔는데, 새는 그 깃털이 마흔 여덟가지 빛깔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으며, 꼬리는 길게 뻣어 너풀너풀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꼬리가 움직일 때 마다 꼬리에서 금은 빛깔의 가루 같은 것이 흩뿌려 졌는데, 새의 얼굴에는 붉은 벼슬이 달려 있는 모양이 역시 징그러웠다.

    "저 또한 깃털을 털며 사람 사이를 다니는 동물이므로 가까이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나 중사가 가만히 보니, 이러한 새들 역시 여러 마리가 있어서 누워 있는 사람들 틈틈이 날아 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그 숫자는 역시 수십 마리가 넘었다.

    중사는 초가집 속에 수십명의 부유한 사람들이 널브러져 쌓여 있고, 그 사이를 처음 보는 뱀과 같은 짐승과 처음 보는 새와 같은 짐승이 바글바글한 모습을 보고,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어안이 벙벙 하였다.

    중사가 황망히 있을 때,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 나타나 중사에게 물었다.

    "어안이 벙벙하다는 말이 무엇입니까?"

    중사가 의아해 하여 돌아보자, 물어 본 사람이 재차 다시 물었다.

    "어안이라 하는 것은 무엇이며, 벙벙하다는 것은 또 무엇입니까?"

    중사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어 본 사람을 보니, 이는 키가 훤칠한 남자로 극히 깨끗한 하얀 옷을 입고 있었으며, 얼굴 역시 흰 빛이며, 머리카락은 매우 까만 색이 었다. 남자는 다만 고요하게 웃음을 웃고 있을 뿐이었다. 중사가 눈을 크게 뜨며, 소리 질렀다.

    "네 놈이 김가기냐?"

    김가기는 이에 답하지 않고,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중사께서 보시고 계신 것은 용(龍)과 봉(鳳)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세상에서 가장 오묘한 약효를 가진 짐승과 가장 절묘한 약효를 가진 새입니다. 그러므로, 천하사방에서 몰래 여러가지 진귀한 꽃과 버섯을 숨겨서 옮기곤 하는 저 역시도 많이 마련해 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신라와 당나라의 깊 숙한 산속에 몇 곳의 집을 지어서 이렇게 이것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용이라 하는 동물은 비늘에서 특별한 효험이 있는 물을 흘립니다. 그래서 그것이 사람의 눈꺼풀에 닿게 되면 눈에 특별한 것이 보이게 되고, 그것이 사람의 혀에 닿게 되면 혀에서 특별한 맛이 나게 되고, 그것이 사람의 코에 닿게 되면 코에서 특별한 냄새가 나게 됩니다. 봉이라 하는 동물은 꼬리에서 특별한 효험이 있는 가루를 흘립니다. 그래서 그것이 사람의 귀에 들어가게 되면 특별한 것이 들리게 되고, 그것이 사람의 살갗에 닿게 되면 특별한 것이 느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용과 봉을 누워 있는 사람 위에 풀어 놓으면, 사람이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맡고, 느끼는 모든 것을 용과 봉의 뜻대로 조절해 주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 사람은 그 몸은 자리에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면서도, 마음으로 겪기에는 천하사방의 먼 곳을 유람하며 좋은 경치를 보고,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일을 할 수 있기도 하고, 세상의 좋은 음식들을 맛보며, 꿈 속에서 바라던 짝과 즐길 수 있게 되므로,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온갖 일들을 바란다면 다 겪어 볼 수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물 속을 거닐어 보기도 하고, 불을 먹어 보기도 하고, 개와 돼지의 말을 들어보기도 하고, 그림과 책 속의 세상에 들어 가 보기도 하는 등, 세상에서 할 수 없는 온갖 일들 또한 바란다면 다 겪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여러가지 기예를 갈고 닦아, 용과 봉으로 다만 훌륭한 구경을 시켜 주는 것 뿐만 아니라, 마치 사람의 한 평생을 꼭 같이 사는 것 처럼 꾸며서 보여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슬퍼하고 괴로워 하는 사람들에게, 지극히 복되고 끝없이 즐거운 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을 겪어 보도록 해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우기 이렇게 용의 침과 봉의 깃털 사이에 누워서 평생을 살게 될 때, 저는 그때 느끼고 있는 것이, 이렇게 누워서 가짜로 겪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 또한 알 수 없도록 말끔히 잊게 연기로 취하게 하여 줍니다. 그렇게 되면, 진짜 세상에서 사는 것과 용봉 사이에 누워서 느끼고 있는 것을 구분할 수가 없게 됩니다.

    오직 이 초가집에 누워 있는 채로도 정말 진짜 세상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과 조금도 차이가 없이 즐겁게 지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 살이를 지루해 하거나 고통스러워 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재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저는 긴밀히 찾아가서, 저에게 이와 같은 방책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신라와 당나라의 부귀한 남녀들이 저에게 많은 보물을 건네주며 몰래 찾아와서는, 이렇게 한평생 수십년을 용봉 사이에 누워서 지내면서, 속으로는 저마다 온갖 극히 즐거운 일들을 다 겪어 보는 것입니다.

    또한 용과 봉의 성질이란, 살아가려 하면, 반드시 기뻐하며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어야만 숨을 잘 쉬면서 지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저 역시 이러한 사람들을 구하여 쌓아 놓으면 이들이 항시 행복하게 웃고 떠드는 소리가 날마다 밤마다 들려오게 됩니다. 그러므로 저도 이러한 일을 하여 능히 용과 봉을 키워 계속 그 숫자를 불릴 수 있는 것입니다."

    김가기가 말을 마칠 때 쯤 하여, 또다시 까무러치듯, 터져나오듯 쌓여 있는 사람들 사이에 웃고 떠드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는데, 입안과 콧구멍 속에 용이 기어다니고, 머리카락과 옷섶 사이에 봉이 푸드덕 거리는 가운데에도, 그저 히죽거리며 웃고 있는 광경을 보고는 중사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중사는 화를 내며 김가기에게 따졌다.

    "도대체, 지극히 복되고 끝없이 즐거운 삶이란 것이 무엇인가? 오직 맛있는 음식만 배불리 먹는 것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싸울 때마다 이기기만 하여 천하사방 수많은 나라들을 모조리 빼앗고, 세상을 다스리는 크나큰 임금이 되는 것이 좋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이란, 오히려 기쁠 때도 있으며, 슬플 때도 있으며, 일이 힘들 때도 있고, 배가 고플 때도 있는 가운데에, 애를 써서 풀어 나가고, 고심하여 헤쳐 나가는 보람에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저 천만석의 쌀을 갖고 태어나 한 평생 재물을 펑펑 쓰며 살아가는 것 보다는, 굶주리며 힘겹게 고생하다가 차근차근 재산을 모으고 우여곡절 끝에 통쾌하게 이루어내어, 마침내 느긋하게 늙어가는 것이 진정으로 보람차게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오직 좋은 일만 있다하는 네놈의 용과 봉은 한낱 미치광이들의 꼬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자 김가기는 중사를 비웃는 웃음을 웃었다.

    "어찌 그대는 저의 용과 봉을 그와 같이 얕보십니까? 제 용은 겨우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주는 재주만 가진 것이 아니며, 제 봉은 겨우 따뜻한 바람만을 느끼게 해주는 재주만 가진 것이 아닙니다.

    제가 어찌 참으로 사람이 기쁘게 사는 이치가, 땀을 흘려 일을 해서 보람을 찾고, 덕을 지키고 의리를 찾아 사람다운 길을 따라 가는 데 있다는 것을 모르겠습니까? 당연히, 저의 용과 봉은 그러한 것 또한 갖추어 주고자 합니다.

    용에서 나온 침이 입으로 들어가고 봉의 깃털이 살갗에 닿으면, 사람마다 좋아하고 귀하게 생각하는 것이 맞추어져 느껴질 것입니다. 그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재물이 많고, 운수가 좋은 평생을 사는 것처럼 겪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아니라, 효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고생스럽게 부모의 병수발을 들며 보람을 느끼는 것으로 보람을 느끼며 좋아하는 것을 겪게 되고, 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다가 죽는 것으로 감격하며 좋아하는 것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청렴하게 지내며 학문을 열심히 연마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굶어 죽어 가면서도 높은 학식을 갖추게 되는 것을 겪게 되며, 또한 대단한 큰 일 없이 조용하고 고요하게 사는 것을 가장 바라는 사람은 오직 그것만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겨우 재물이 많이 있어서,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을 겪게 해주는 것이 용과 봉이라면, 어찌 남부러울 것 없는 갑부의 젊고 아름다운 자식들이 모든 것을 다 바치고 여기에 처박혀 있겠습니까?

    하루하루가 힘찬 기운으로 가득하고, 항상 살아가는 꿋꿋한 뜻이 마음 속에 자라나고 있어서, 아침마다 다음 날이 기대되는, 그러한 큰 보람이 이어진다하면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대가 한 번 겪어 볼 수 있도록 제가 도와 드리는 것입니다. 무릇 부질 없이 살다가 죽어가는 사람들과 아둥바둥 탐하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만 갖다가 늙고 죽어 버리는 세상의 하고 많은 사람들이 결코 겪어 보지 못하는 그것을, 제가 바로 이곳에 누워 있을 때, 진짜와 꼭 같이 겪게 해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중사는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중사는 그러다 초가집 밖으로 나왔는데, 그러자 온갖 연기가 다시 중사의 코와 입속으로 몰려 들었다. 그러므로 중사는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중사 곁에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부하와 네 궁녀들이 있었다. 한 편 보다 먼 곳에는 김가기가 앉아서 중사 쪽을 보며, 여전히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중사가 정신을 차리는 것을 보고, 궁녀가 기뻐하며 중사에게 말하였다.

    "저희 또한 김가기 공께 용과 봉에 관하여 들었습니다. 이는 참으로 복되고 좋은 일입니다. 우리들도 다함께 궁궐에서 가져온 향과 약과 쇳덩이와 옷감을 중사에게 값으로 주고, 용과 봉 사이로 들어가, 지극히 복되고 끝없이 즐겁게 평생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겪어 보도록 해야겠습니다."

    중사는 크게 놀랐다. 중사는 궁녀의 팔을 잡아 당겼다.

    "그것이 무슨 말인가? 그러나 그것은 정말로 삶을 보람되게 사는 것이 아니라, 다만 삶을 보람되게 살고 있다고, 징그러운 짐승과 더러운 새 사이에 누워서 착각하고 있는 것 뿐이다.

    그것이 어찌 진정으로 보람이 있는 일인가? 그저 즐겁고 좋은 기분을 조금 느껴 보려고, 입과 코 속에 뱀과 같은 것이 돌아다니게 하고, 머리카락 사이에 닭 대가리와 같은 것이 비비도록 해야 한다면, 이는 오히려 비참하고 추잡한 일이 아니겠는가?"

    궁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김가기 공께서는 한번 용과 봉 사이에 드러 누우면, 그것이 결코 가짜로 겪는 일인지 알 수 없도록 모든 것을 잊게 해 준다고 하시지 않습니까? 그러면 우리는 결코 그러한 일을 알 수는 없을 것입니다. 좋은 짝을 만나서 열심히 일하며 즐겁게 살면서 복 받은 집안을 키워 나가며 평생을 사는 것만 알게 될 뿐으로, 결코 우리는 그것이 용과 봉 사이에 누워서 기분만 느끼고 있는 일인 줄은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중사는 다시 화를 내며 소리쳤다.

    "알고 모르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어찌 되었거나, 뱀을 휘감고 새를 덮고 눕기로 작정하면 그 다음부터는 모조리 가짜라는 것은 지금은 뻔히 알고 있지 않은가? 비록 나중에 그것을 잊고 모르게 된다고는 하나, 지금은 뻔히 가짜라는 것을 아는 데, 어찌 거기에 속을 수 있는가?"

    궁녀는 그러자 말 없이 한숨을 깊이 쉬었다. 그리고 궁녀는 중사를 서글픈 눈으로 보면서 말을 하였다.

    "중사께서는 진정으로 모르십니까? 마치 진짜와 꼭같이 느껴지는 가짜가 있고, 또한 그것이 그와 같이 꾸민 일인지 잊게 하도록 하는 연기도 있다하면, 이곳은 이미 가짜 세상인 줄도 모릅니다.

    지금 이미 중사께서도 입속에, 또 목구멍 속에 용이 한 마리 들어와서 기어 다니고 있고, 저의 배꼽 위에도 봉이 한 마리 앉아서 퍼덕거리고 있어서, 다만 우리는 저 김가기 공과 같은 분의 어느 초가집에 누워 있는 것 뿐인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나 용 비늘에서 묻은 물과 봉 꼬리에서 떨어진 가루 때문에 우리는 종남산 자오곡 바위 위에 앉아 있다고 느끼기만 하고 있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지금 이미 느끼고 있는 이 세상이 가짜라는 것을 교묘한 연기로 잊게 하였다면, 어찌 지금 우리가 알 수 있겠습니까?

    중사와 제가 함께 앉아 있는 이곳이 이미 가짜 세상인지도 모른다면, 이곳에서 김가기 공과 같은 분의 도움을 얻어, 역시 가짜 세상이되, 즐겁고 기쁜 세상이라하는 세상을 다시 한 번 겪어 본다는 것이 무엇이 그토록 나쁘겠습니까?"

    중사는 무어라 말을 더 해야 할 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었다. 궁녀는 중사의 손을 잡고 이끌려 하였다. 그러나, 중사가

    "그래도 나는 도저히 평생 누운 채로 히히거리며 큰 복을 받았다고 여긴다는 생각을 지금 떨칠 수가 없소."

    하였다. 그러므로, 궁녀는 손을 놓고 홀로 걸어서 초가집 안으로 들어 갔다.

    궁녀의 뒤를 따라, 중사의 부하도 초가집으로 들어 갔다. 중사가 부하를 쳐다 보자, 부하가 웃어 보이며 말하였다.

    "저는 이와 같이 교묘한 것을 찾은 것이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용과 봉 사이에 누워서 다시 한 평생을 겪어 보거든, 또다시 중사와 같은 분의 부하가 되어, 또다시 김가기와 같은 사람을 쫓아, 또다시 이런 교묘한 것을 찾아 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저는 거기에서 또다시 용과 봉 사이에 누워서 또다시 그 속에서 또다른 즐거운 한 평생을 겪어 보고자 할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그 속에서 또 중사와 같은 분의 부하가 되어 또 김가기와 같은 사람을 쫓아, 또 이런 교묘한 것을 찾아 또 용과 봉 사이에 누워서 또 그 속에서 또다른 즐거운 한 평생을 겪어 보고자 할 것이니, 이와 같이 반복하기를 끝없이 하여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유쾌하지 않습니까?"

    주위 사람들이 모두 초가집 안으로 걸어 들어 갈 때 까지, 중사는 앞뒤로 불안하게 오갈 뿐이었다.

    어느새 밤이 새어 아침이 밝아 오려 하였다. 먼동이 터 오는 빛이, 중사의 시뻘건 얼굴에 더욱 붉게 서렸다. 김가기는 초가집 안으로 다시 들어가면서, 중사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스스로 돌아 보십시오. 지금껏 그대는 나름대로 복되게 살지 않았습니까?

    굶을 걱정은 없으나 가난한 자의 사정을 돌아 볼 수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벗들과 함께 같이 놀고 익히는 즐거움을 알고 자랐으며, 비록 이루지는 못했으나 극히 깊게 마음에 새겨진 미인을 만난 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지금은 비록 명민하고 영리하지는 못하나, 착하고 순박한 임금을 모시고 일하고 있으니, 이것은 야비하고 포악한 자를 섬기는 것과 비할바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대가 지금껏 누리고 산 것은 크게 놀고 많이 즐긴 것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또한 누구 못지 않게 보람 있고, 부러운 삶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기쁘고 좋은 삶을 그대가 살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쉽게 그저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겠습니까?

    그대가 잊고 있을 뿐이지, 그대는 벌써 오래 전에 어느 교묘한 재주를 부리는 사람을 만나서, 약효가 있는 침을 바르는 짐승과 약효가 있는 가루를 뿌리는 새를 몸에 지닌 채로 어느 깜깜한 바위굴 속에 깊이 쳐박혀 있는 것은 아닙니까?"

    김가기가 표표히 떠나가자, 중사는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한참 자리에 앉아 있던 중사는, 아침이 훤하게 밝아 온 후에야, 초가집을 향하여 크게 소리질렀다. 이때 중사가 한 마디 한 마디 지르는 소리는 힘을 다하여 내 지르는 것이었으므로, 곧 목이 쉬고 입에서 핏방울 튀어 나왔다.

    "내가 보람차고 기쁘게 살고 있다는 것이, 너 따위 간악한 수를 쓰는 자에게 넘어 가서 연기에 취해서 빌빌 거리고 있는 증험이 된다고 한다면, 내가 어찌 그것을 두고만 볼 수 있겠느냐?"

    중사는 그렇게 말하고, 즉시 갖고 있던 것을 모두 버리고, 산 속 깊은 곳으로 들어 갔다. 중사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말하였다.

    "내가 만약 괴롭고 고생스럽게 산다고 한다면, 그런 것 따위를 바라고 내가 연기에 취했을 리는 없는 것이 되므로, 자연히 내가 연기에 취한 것도 아니고, 누워서 가짜로 평생을 겪는 것도 아닐 것이다."

    중사는 겉옷을 모두 벗어 버리고 추운 겨울을 버티기 힘든 얇은 옷 한 벌만을 걸쳤으며, 신발 마저 벗어 던졌다. 중사는 먹을 음식을 모두 버렸으므로, 산속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풀뿌리를 캐거나 손수 나무 열매를 따서 먹고 다녔다. 그러므로 중사는 항상 추위에 덜덜 떨었고, 손발에 잔상처가 끝없이 생기고 수많은 가시가 박혀 아파하였다. 중사는 먹는 것이 모자랐으므로 중사는 항상 굶주려야 했는데, 그러면서도 산속의 아름다운 경치는 일부러 보지 않고 땅만 보며 다녔으며, 좋은 새소리가 들려올 때에는 귀를 틀어 막았다. 그리고, 그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자기 입으로 소리를 내었으니,

    "기뻐할만한 일은 모두 가짜로 꾸며진 것으로 김가기가 끌어들인 구렁텅이 일지니."

    라고 하였다.

    중사는 쉬면서 즐길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나무 장작 거리를 모아 놓거나, 약초를 캐어서 모아 놓기도 하였다. 그런 것들이 모이면 중사는 시정에서 팔기도 하였는데, 그렇게 판 값은 중사가 갖지 않고 시정의 걸인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다. 중사는 그렇게 걸인들을 도와 줄 때의 뿌듯한 기분 조차도 가라앉히기 위하여, 끊임없이 마음을 다스렸다. 그리하여 중사는 항상 어떠한 마음의 흔들림도 없이, 착한 일을 한다는 기쁨과 어려운 자를 구한다는 보람 조차 느끼지 않고, 그저 온몸을 고달프게하고, 언제나 힘겹고 괴롭게만 지내며 세월을 보냈다.

    중사는 그렇게 지내면서, 오직 주문처럼 항상

    "기뻐할만한 일은 모두 가짜로 꾸며진 것으로 김가기가 끌어들인 구렁텅이 일지니."

    라는 말만 중얼 거렸다.

    그러던 어느 날, 중사는 지나치게 고생을 한 탓에 온몸에 병이 들어 곧 죽게 되었다. 중사는 마지막까지 고요한 마음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중사는 산 근처의 사람들이 문득 산 깊은 곳으로 무리지어 여럿이 몰려 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중사는 깊은 산 속에 갑자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중사는 이상하게 생각하여 한 사람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산 깊은 곳으로 끝없이 몰려 들고 있는데,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 것입니까?"

    그 사람은 맨발로 추운 계절에 오직 누더기 하나 만을 걸친, 말라 비틀어진 중사의 행색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사람은 곧 답해 주었다.

    "오늘은 2월 25일이니, 김가기 라는 사람이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에게 벼슬자리를 받으러 하늘로 간다고 한 날입니다. 그래서 모두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것을 구경하러 가는 것입니다."

    중사는 오랫만에 김가기라는 이름과 자신이 김가기를 처음 알게 된 일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그러자, 중사는 갑자기 가슴에 확 치미는 것이 있었다.

    "그 교활한 속임수 쓰는 놈 때문에, 내가 이 꼴이 되어 항시 더럽고 힘든 일만 골라하면서 살게 되었다."

    중사는 갑자기 별별 생각이 다 들어서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중사는 극히 노하여, 갑자기 온 힘을 다하여 정신 없이 김가기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 갔다.

    김가기의 초가집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김가기가 집 앞에 나와서 웃는 얼굴로 자신을 구경하기 위해 오고 있는 사람들을 멀리 내려다 보고 있었다. 중사가 김가기에게 말했다.

    "이 교활한 놈아. 이제 날짜가 다 되었으니, 무슨 속임수를 써서 하늘을 다스리는 임금의 부름을 받았다는 네 놈의 거짓말을 둘러대겠느냐?"

    그 말에 김가기가 고개를 돌려 중사를 쳐다 보았다. 중사는 맨발로 바위산 산길을 급히 달려 왔으므로, 두 발에서는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김가기는 다리를 굽혀 쪼그리고 앉아서는 피흐르는 중사의 발을 보더니 혀를 찼다. 중사는 김가기의 표정이 비웃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므로, 더욱 소리쳐 따졌다.

    "나는 이와 같이 더럽고 상한 썩은 세월만을 살았다. 네놈은 일전에, 내가 즐겁고 기쁘게 사는 것은 정말로 세상을 기쁘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굴 속에 누워서 어느 미친 연기를 쏘이고 더러운 침을 눈에 바른 채, 그 느낌만 느끼며 좋아하고 히히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제 나의 꼴을 보기만 해도, 네 놈은 그 따위 소리는 감히 못할 것이다."

    중사가 말을 끝내자, 김가기는 갑자기 고개를 푹 숙였다. 중사는 잠깐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감가기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으며, 그러면서 이상한 소리를 냈다. 이에 김가기의 머리카락이 조금씩 헝클어졌는데, 중사는 그 모습을 보고 김가기가 울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중사는 이에 통쾌해 하여 웃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김가기가 고개를 들었다. 김가기의 얼굴은 하얗게 핏기가 없었으며 또한 싸늘하나 기괴하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크게 웃고 있었다. 김가기는 무서운 목소리로 중사를 비아냥거렸다.

    "그대는 잘못 생각하였습니다.

    그대는 일전에 용과 봉을 본 이후로, 다만 그대가 겪고 있는 세상이 초가집 속에 누워서 용과 봉의 효험으로 느끼고 있는 가짜 세상이 아닌가 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하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므로, 그대가 살면서 가장 무섭게 여긴 것은 오직 그대가 진짜 세상을 살고 있느냐, 혹은 초가집 구석에 쌓여 있는 채로 가짜로 느끼고 있기만 하느냐, 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대는 스스로 몸을 괴롭히고, 또 힘든 일을 일부러 하면서, 이제 그대는 진짜 세상을 살고 있음이 틀림 없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가짜 세상이라면 이렇게 힘들리는 없고, 이렇게 나쁜 일만 있을리는 없으니 진짜 세상이 맞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그대의 마음 속 한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그대는 기뻐하였습니다. 진짜 세상이 맞는 듯 하다는 짐작에 기뻐하는 마음을 음험하게 몰래 가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음험하다고는 하나, 실로 그대에게는 그것이야말로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며, 가장 두려워하고 중히여겼던 것이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온몸이 부서지도록 고통을 겪었기는 하되, 그를 통하여 그대는 그대가 진짜 세상을 살고 있다고 좋아하는 편안한 마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그대에게 가장 큰 기쁨이요, 즐거움이요, 보람이요, 복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는 내가 그대에게 용을 기어다니게 하고 봉을 날아다니게 하면서, 깊은 산 속 어느 썩어가는 초가집 구석에 눕혀 놓은 채로 한바탕 놀도록 해 준 것은 혹시 아니겠습니까?"

    김가기의 말이 끝나자, 중사는 힘이 빠져 털썩 자리에 주저 앉았다.

    중사는 죽어가고 있었으므로, 온통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중사는 마지막으로 아픈 몸의 힘을 간신히 짜내어, 김가기에게 울부 짖었다. 김가기의 눈 흰자위에 핏줄이 터져 핏물이 흥건했으니, 울부 짖는 그 모습은, 온통 얼굴에 피눈물을 줄줄 흘리며, 숨이 차서 힘겹게 겨우겨우 말을 토해내는 듯 하였다.

    "너는 제발 그만 두도록 하라. 내가 이와 같이 주저 앉아 빌고 있으니, 부디 그만 두어라.

    나는 너의 말이 그럴 듯 하다는 것을 알며, 너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겠다. 그러나, 어디 한 번 생각 해 보아라. 사람이라면, 간단한 것을 쉽게 믿고, 어려운 것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법이다.

    내가 지금 이 찬 바람 소리를 들으면서 저 하늘을 우러러 보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정말로 진짜 바람이 불어서 진짜 내 귀에 직접 들어 온 것이며, 또한 저 위에 정말로 진짜 하늘이 있어서 내가 진짜 내 눈으로 하늘을 보았다 하는 것이, 쉽고 믿을 만한 이야기이지 않겠느냐?

    혹여, 내가 지금 망망한 바다 한 가운데에 홀로 떠 있는 배의 맨 아랫바닥에 있는 통속에 들어 있는데, 그 눈 위를 용이 한 마리 기어 가고 있어서 용 비늘에서 나오는 물의 효험으로 마치 눈으로 하늘이 보이는 듯 느껴지고, 그 귓 가에 봉이 한 마리 파닥 거리고 있어서 봉 꼬리에서 나오는 가루의 효험으로 마치 귀에서 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 느껴진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 그와 같은 말을 쉽게 믿을 수 있겠는가?

    내가 평생 이치에 맞으며, 있을 수 있는 일만을 보아 왔으며, 허황된 일은 겪어 본 적이 없다. 내 눈 앞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신다면, 이는 실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니, 내 눈앞에 용이 기어다니다가 특별한 효험으로 보여준 일이라 생각할 것이며, 내 귓가에 갑자기 소나무 신이 말하는 소리가 들려 온다면, 역시 이는 실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니, 이는 내 귓가에 봉이 날아다니다가 특별한 효험을 보여준 일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껏 무당의 굿 한 번, 점쟁이의 말 한 마디 조차, 세상 이치에 어긋나는 것을 본적이 없다. 어찌 내가 보는 것이 진짜라는 간단한 것을 믿지 못하고, 어찌 내가 보는 것이 깊은 곳에 꼼짝 못하게 갇힌 채 홀로 미치광이가 되어 겪는 허상이라고 어렵게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중사가 마지막으로 말을 마쳤을 때, 김가기는 중사와 같이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하늘은 푸른 빛이 몹시 맑고 아름다웠으며, 그 사이의 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높게 피어 올라서 그 형상이 아주 높고 복잡하여 신비해 보였다. 파란 하늘 깊은 끝자락 사이로 솟은 구름 사이에 골짜기와 봉우리가 굽이굽이 있었으니, 흰 구름과 멀리 뻗은 파란 하늘의 뿜어내는 무허한 풍취가 자뭇 기이하였다.

    그런데 흰 구름 사이에서 까만 점 같은 것이 하나 오락가락 하는 것이 보였다. 새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높은 곳에서 날아다니는 듯 하였는데, 마치 구름 봉우리에서 뻗은 산 마루에서 걸터 앉은 한 거인이 천천히 걸어 나와서 유유히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그 까만 점은 파란 하늘 사이를 고요히 움직이고 있었는데, 서서히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으므로, 점차 모양이 분명히 보이기 시작하였다. 곧 모습이 확실해졌으니, 그것은 옥으로 만든 수레에 까만 솔개의 깃털로 짠 천으로 지붕을 씌워 놓은 것이 었다. 그 수레는 두루미와 붉은 등과 푸른 배를 가진 괴이한 새가 날아 가면서 끌고 있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수레가 구름 사이에서 나타나자, 산골짜기에 모여든 사람들이 모두 하늘 저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경탄하여 놀라기 시작하였다. 조정의 여러 벼슬아치와 귀한 사람, 서민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며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윽고, 하늘의 구름들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하늘이 조금 빛을 잃더니 마치 길과 같이 다섯색깔의 구름이 땅아래 까지 길게 뻗어서 펼쳐졌다. 그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수레 수십대가 연이어 나타났는데, 그 수레 마다 수많은 갑옷 입은 병사들과 궁녀들이 타고 있었으며, 각자 온갖 악기로 음악을 연주했으므로, 온 산에 하늘에서 쏟아지는 음악이 가득 울려 퍼졌다.

    마침내 하늘 이곳저곳에 수레가 달려가고, 구름 사이사이에 깃발이 세워지기 시작했으니, 잠시만에, 온 하늘을 갖가지 깃발이 가득 덮었으며,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수레를 타고 다니는 무리들은 계속 그 숫자가 늘어나서 수백 수천이 음악을 연주하며 가득 떠 있었다.

    김가기는 그 가운데, 서서히 허공으로 붕 떠올라서는 유유히 하늘 위로 높이 높이 나아 갔는데, 땅에서 절망하여 바들바들 떨고 있는 중사를 내려다 보면서 끝도 없이 낄낄거리며 웃고 있었다.

    - 소재 출전 속선전(續仙傳)


    *21. 김가기(金可記)
    속선전에 실린 김가기 이야기는 가장 대표적인 "신라기이 외국편"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로, 당나라를 배경으로 신라 출신의 어느 도 닦는 사람이 대낮에 매우 많은 사람들이 목격하는 가운데 하늘로 올라 갔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중간에 김가기가 신라에 다녀왔다는 이야기가 뜬금없이 들어가 있습니다. 위 이야기는 왜 김가기가 진사 이상은 공부를 더 하려고 전혀 노력하지 않았는지, 신라와 당나라 사이를 왜 왕복하는 일이 필요한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 적절히 상상해서, 이야기를 대거 꾸며 보충해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중사와 궁녀들은 아무런 비중 없는 단역에 불과하나, 위 이야기에서는 갈등의 중심으로 키웠으며, 원전에서는 곱게 멋부리며 하늘로 올라가기만 하고, 아무런 행패나 피해를 주지 않은 김가기를 부정적인 면을 투영하도록 좀 꾸며 보았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용과 봉에 대한 묘사도 부정적인 형태로 꾸며 지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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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엌 구구님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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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비티님 가...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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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코멜로님 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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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메피아님 감사합니다 전두개다쓸거임 욕심쟁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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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넴좀나눠줘님 가...간디라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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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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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름표님 감사해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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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핑크파워님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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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로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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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4 17:11:57  125.149.***.224  아직도한가해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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