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찌어찌 하다보니 그리스에 살게 된 남징어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한국에서도 남부럽지 않게 딩가딩가 하면서 살았지만, 막상 그리스에 와서 생활해보니 전 너무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었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해서, 틈나는 대로 여기저기 국내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제가 원래 어디 다니다가 마음에 들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진찍는걸 까먹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음에 안들면 사진찍을 기분이 들지 않아서 안찍다보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진 분량도 별로 없고, 사진이라곤 허접한 거 투성이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도 기록이라도 남길 겸 한번 정리해봅니다.</span></div> <div><br></div> <div>우선, 처음 그리스에 도착해 지금 살고 있는 요아니나 (Ioannina, Ιωαννινα)에 도착하기 까지의 짧은 여정을 맛보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298873C6nEn3fpRTCa25Bs.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49.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때는 2월 초, 여기는 아테네 공항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한국은 아직 추웠는데, 여긴 그저 따뜻하기만 합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2월초인데도 따뜻하다니 진짜 그리스에 오긴 왔나봅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테네에서 요아니나로 가는 비행기는 하루에 한대밖에 없는데, 항공 스케쥴이 잘 안맞아 아테네에서 하루 묵기로 했습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차피 하루 묵을거니 구경이라도 하라며, 저와 함께 일할 교수가 친절하게도 아테네 지하철 노선도와 아크로폴리스 가는 길 및 개장 시간을 알려줬습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치만 전 긴 여행에 지쳐 어서 샤워하고 침대에 드러눕고만 싶어, 미리 예약해둔 공항 근처 호텔로 갈겁니다.</div></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2993745WBUcsypzsa3MxazRGStAj.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53.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호텔에서 샤워도 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이메일도 확인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근데 제가 예약한 비행기의 수하물 규정 때문에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는 urgent 메일이 항공사로부터 왔습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해서 수하물 규정에 대해 문의를 하러 공항으로 다시 갔다가 나오니 시간이 제법 흘렀습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테네 구경은 아무래도 오래 못 할 것 같지만, 그래도 한번 가봅시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지하철 타는 곳이 어딘가 싶어 표지판을 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교과서나 논문에서만 보던 그리스 문자가 절 반깁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스에 오긴 왔나봅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원래 물리하는 사람들은 그리스 문자랑 친합니다. </span>μετρο라고 적혀있는 곳이 '메트로' 즉 지하철입니다.</div>그래서 화살표를 따라 곧장 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299238AKjYsUZrHCS91oCeQMcDmCt.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5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전 어디 가서 초행인 사람처럼 두리번 거리는걸 싫어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면 괜히 어중이떠중이가 달려들어 제 눈탱이를 깔 것만 같거든요.</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해서, 한번 목적지를 정하면 망설이지 않고 직진만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지금은 망설임 없이 지하철 화살표를 따라 직진하다가, 힘이 들어 현대문물의 힘을 빌어 직진중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결론부터 말하자면, 브라보. 전 맞게 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첫날부터 길을 한번에 찾는걸 보니,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스의 생활은 앞으로 순탄할 것만 같습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299827ESejlgS1cDnb1Kk6fn2X.jpg" width="678" height="632" alt="IMG_1355.JPG" style="border:none;"></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함께 일할 교수가 보내준 아테네 지하철 노선도입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전 아끄로뽈리 (Acropolis)역에서 내릴겁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파란선을 타고 가다가 신다그마 (Syntagma)에서 빨간선으로 갈아탈겁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아 뭐 아테네 지하철 쉽네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왜 아크로폴리스를 아끄로뽈리, 신타그마를 신다그마라고 읽냐고 물으신다면</div> <div style="text-align:left;">대답해드리는게 인지상정.</div> <div style="text-align:left;">이게 그리스 본토발음입니다. 저 믿죠?</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300134ctm4CvFGxNecHGWKrd4.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58.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끄로뽈리에 도착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길을 따라 죽 올라오니 교회같이 생긴 건물이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정교회 교회를 다 보다니, 그리스에 오긴 왔나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div>지하철을 타고 갈아타고 내리고 하는 사진은 없습니다.</div> <div>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행동하려다보니 사진찍는 여행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이해하세요.</div> <div><br></div> <div>그리스 곳곳엔 이렇게 작은 교회부터 큰 교회까지 교회가 무지하게 많습니다.</div> <div>이렇게 많은 만큼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신앙심은 매우 깊습니다만, 젊은이들은 신앙심이 별로 없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300349BAap1VuQBBeZOeyiTjCyIcj.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59.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제 본격적으로 아끄로뽈리 구경을 하러 가봅시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끄로뽈리의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입구를 향해 무작정 직진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300428qBYEI6PxgjYYC.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6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러다 문득 반대편을 봤더니 도시의 전경이 보입니다. 제가 꽤 높은 곳까지 올라왔다는 이야기겠죠.</div> <div style="text-align:left;">저 빼곡하고 드넓은 집의 바다가 보이십니까.</div> <div style="text-align:left;">아씨나(이제부터 본토발음입니다. 아테네 ㄴㄴ)는 한국의 서울처럼 그리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모여 사는 거대도시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래서 집도 무지하게 많고 인구밀도도 무지하게 높습니다.</div>그런데 우리나라 처럼 도시 계획이나 정비 같은 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도시의 외관은 매우 너저분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실제로도 청결하지 않고, 사람들도 친절하지 않습니다. (구걸 및 호객행위 조심하세요. 가끔 부랑자들이 시비도 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3006837e8UXHEUiYFwp3k6Txsf1O78.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64.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길을 따라 부지런히 직진을 하다보니 뭔 그리스스러운 건물이 나타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하지만, 오해는 금물입니다. 아직 아끄로뽈리스 안엔 들어가지도 않았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여긴 그저 외곽에 위치한 건물로, 간혹 음악공연이나 페스티벌 같은걸 하는 야외음악당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스에선 이런 젊은 건물 따위는 울타리 칠 필요도 없이 그냥 막 쓰는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근데 그땐 그런줄도 모르고, '와 아클로폴리스구나' 하고 겁나게 사진을 찍어댔더랬죠.</div> <div style="text-align:left;">아 부끄럽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암튼 사진 몇장 더 박고 다시 가던 길을 재촉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300942q8f1gby88dVPk5Z2h8bvGlrU2GGS.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72.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가다보니 뭐 있어보이는게 또 나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일단 사진 찍고 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와보니 뭐가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다음에 한번 시간내서 공부한 다음 또 와야겠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근데 막상 직진하고 또 직진하다가 아끄로뽈리 입구에 당도해보니 시간이 지났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놔 겨울이라 문을 빨리 닫는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래도 아직 다섯시밖에 안된거 같은데 문을 닫는다니. 투덜거리며 발걸음을 돌립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너무 황당해서 사진은 안찍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301158SEZtkAc4YBEcAgYxGrbpVTyPFM1.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74.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내려오는 길에 아까 본 교회에 다가가 자세히 살펴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비록 무신론자라 아무것도 모르지만, 문에 십자가도 두개씩이나 박혀있고 한걸 보니 교회는 맞는 것 같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괜히 앞에서 얼쩡거리다가 '이교도가 여기있다!'고 소리치며 절 잡아갈까봐 언넝 발길을 재촉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301295NNzWk6LKfD9jw6As.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75.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정교회 교회에서 멀어지는 이교도의 발을 그리스의 길냥이가 붇듭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듣자하니 그리스 고양이는 사람을 안무서워 하기는 쥐뿔, 더 다가가니 쏜살같이 도망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야옹아 제발 가지마 엉엉.</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301440P7NwH3EAeDklPLJshP9.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78.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끄로뽈리스고 뭐고 개나줘버려.</div> <div style="text-align:left;">한번 고양이를 마주친 전 뭐에 홀린 듯 고양이를 찾아 아씨나의 뒷골목을 헤메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야옹아 나좀 한번만 봐줘. 날 외면하지 마 엉엉.</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스에 온 첫날 한국산 남징어는 길냥이들의 심장어택에 죽었다고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3015644UQT31ieSEzxnvjvlv1HgKLoge5.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80.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고양이의 심장어택에 혼미해진 정신을 추스리고 보니 어느새 날은 밝아 전 요아니나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아씨나 공항에 와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탑승시간은 임박했는데 B20 게이트 스크린에는 아직도 미꼬노(μυκονος)행 비행편만 표시되고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혹시 잘못 찾아왔나 몇번을 확인해도 게이트 번호는 맞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어쨌든 기다려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0/14133018018mgPAflWsNup1arKl91.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138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드디어 요아니나에 도착했다는 방송과 함께 이윽고 비행기에서 내린 전,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마치 어릴 적 동네에서 봤던 가수원역을 보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이건,</div> <div style="text-align:left;">맞습니다. 여기가 바로 요아니나 공항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하루에 비행기 한대, 항공편은 오로지 아씨나행 뿐인 여기가 바로 요아니나 공항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때 알아채야 했습니다. 이 강렬한 시골의 정취를.</div></div></div>